‘전광훈 현상’의 뿌리를 찾아서…
한국 개신교 극우 근본주의의 기원을 찾는 책 『전광훈 현상의 기원』, 지난 17일 출간
김주영 기자
입력 2025.07.2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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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덕만 교수의 저서 『전광훈 현상의 기원 - 한국 개신교 극우주의에 관하여』(사진: 고백뉴스)
지난해 12.3 비상계엄을 기점으로 한국 개신교는 한국 사회 극우세력의 온상이 되었다. 탄핵정국 가운데 ‘극단적 소수’인 극우 근본주의 개신교가 사회 전반을 뒤흔들었고, 그들을 중심으로 폭력과 혐오로 무장한 극우 세력이 결집했다.
이후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과 6.3 대선 등을 기점으로 한풀 꺾이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다양한 방식을 사용해 가짜뉴스와 음모론을 생산하며 혹세무민(惑世誣民)하고 있다. 계기만 마련된다면 언제든 다시 준동하여 한국 사회와 교회를 뒤흔들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한국 교회 내부에서는 ‘극우 근본주의 개신교를 청산하지 않고서 한국 교회의 지속이 불가능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결코 우연이 아닌 ‘전광훈 현상’… 그 뿌리를 찾아서
이러한 가운데 소위 ‘전광훈 현상’으로 상징되는 한국 개신교 극우 근본주의의 기원을 탐구한 책이 시중에 출간되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바로 배덕만 교수(기독연구원 느헤미야)의 저서 『전광훈 현상의 기원』이다.
배 교수는 “한국 교회가 자신의 본래 정신에 따라 예언자적 책임을 당당히 수행하기보다, 특정 이념에 경도되거나 현실적 이익에 집착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노출하며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며 우려를 표한다. 그러면서 그러한 비극의 절정이 바로 전광훈 현상으로 대표되는 ‘한국 교회의 극우화 현상’이라고 평가한다.
“한국 교회 안에 왜 이렇게 많은 극우주의자들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 앞에 배 교수는 역사적, 신학적, 사회적 차원에서 극우 개신교를 분석한다. 배 교수는 저서를 통해 △제주 4.3사건 △대선 △한기총 △공론장에 만연한 혐오 표현 △전광훈 등을 차례로 살피며 그 ‘뿌리’를 찾음으로 극우 개신교의 준동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말한다. 특별히 극우 개신교의 뿌리 가운데 ‘근본주의 신학’이 있음을 분석하며, 전광훈 현상이 신학적 문제를 동반하고 있음을 지적해준다.
전광훈 씨를 중심으로 하는 극우세력이 개신교를 과잉대표하는 가운데, 한국 교회 안에 명확한 구획설정과 극우 개신교 청산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가운데 시대의 숙제를 외면하지 않는 양심있는 학자의 날카로운 지적이 어디서부터 그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책은 현재 온라인 및 오프라인 서점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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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기자jykim@gobacknews.com
참고
왜 한국 교회 안에 이렇게 많은 극우주의자들이 존재하며, 왜 저들은 비상식적, 비논리적, 비도덕적, 비민주적으로 행동하게 되었을까?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한국의 분단이 한국 교회 극우화의 근원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교회가 반공과 자유민주주의, 친미주의에 극단적으로 경도된 일차적인 이유는 분단과 전쟁을 거치면서 월남한 교인들에 의해 남한의 교회가 재구성되었기 때문이다. -‘서론: 12.3 비상계엄과 한국 개신교’ 중 -
한국 개신교는 70년 이상 축적된 뼈저린 고통을 치유하고 뿌리 깊은 원한을 풀어 주는 ‘거룩한 치유자’의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이는 개신교가 이념의 탈을 벗으면서 시작할 수 있다. 냉전과 분단의 씨줄과 원한과 분노의 날줄로 제작된 반공의 탈이 개신교의 본래 얼굴을 가려 왔기 때문이다. 또한 이것은 개신교가 과거의 죄를 정직하게 인식하고 겸손히 회개함으로써 보다 구체화될 수 있다. 폭력과 전쟁을 선동하는 정치적 구호 앞에서 개신교의 이성과 양심이 잠시 마비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신교는 제주 4.3 사건의 진상 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보상과 치유)을 위해 끝까지 협력해야 한다. 그래야 원한의 악순환을 끊어 내고, 샬롬의 세상을 꿈꿀 수 있기 때문이다. -‘극우주의의 탄생: 제주 4.3 사건’ 중-
혐오는 혐오 대상과 혐오 주체, 그리고 주변인들의 인격과 삶을 쉽게 파괴한다. 혐오 대상으로 선택된 개인이나 집단은 단순한 혐오 발언에도 쉽게 기가 꺾이고 불안해진다. 게다가 이런 혐오가 집단적, 사회적 차원에서 대규모로 집요하게 진행될 경우, 혐오 대상의 존재 자체가 치명적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 또한 혐오는 혐오 주체의 인격도 해체시킨다. 혐오는 양심의 가책이나 이성적 성찰을 방해하고, 타인의 고통이나 비극에 대한 공감을 가로막는다. 따라서 혐오 주체는 타인과의 관계 회복이나 상생을 기대하지 못하는 병든 자아로 퇴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 ‘극우주의의 표현: 혐오’ 중 -
대표적 극우주의자 전광훈 목사는 예상대로 취임과 함께 파격적 행보를 이어 갔다. 전 목사는 3월 9일에 이단대책위원회를 소집하여 한국의 주요 교단들이 이단으로 규정한 변승우(사랑하는교회)를 이단에서 해제했고, 변 목사가 세운 예장부흥총회의 한기총 가입도 허락했다. 그리고 4월 8일에 긴급임원회를 열어 그를 공동회장에 임명했다. 이로써 변 목사는 한 달 사이에 주요 이단에서 한기총 공동회장으로 신분이 세탁되었다. - ‘극우주의의 도구: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중 -
한국 교회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적절하게 행동해야 한다. 무엇보다 현재 우리의 삶을 구성하고 지배하는 학문과 지성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 속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 물론 한국 교회는 어떤 상황에서도 신비, 초월, 영성, 계시, 믿음 같은 기독교의 고유한 개념과 핵심적 교리를 포기할 수 없다. 성경의 권위와 가치를 부정할 수도 없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과학과 철학, 이성과 경험, 인권과 민주, 자유와 평등, 정치와 경제, 개인과 공동체 등을 외면하거나 부정하는 방식으로 유지, 정당화될 수는 없다. 이 땅에서 생육하고 번성하는 것이 창조 명령이고,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여 제자를 삼는 것이 지상 명령이라면, 그런 명령은 현실에 대한 수도원적 회피나 십자군식 공격이 아니라, 진지한 대화, 성실한 연구, 공정한 경쟁을 통해서만 성취될 수 있다. - ‘결론: 출구는 없을까?’ 중 -
한국 사회는 끊임없이 양자 선택의 극단적 환경에 놓여 있었다. 남과 북, 영남과 호남, 강남과 강북, 서울과 지방, 좌파와 우파, 여당과 야당, 부자와 빈자, 사장과 노동자, 진보와 보수. 이런 상황에서 한국 교회, 특히 근본주의자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보편적 가치에 주목함으로써 이익과 권리를 추구하는 자리에서 화해와 섬김의 자리로 신속히 이동해야 한다. 더 이상 이런 편향적 선택과 당파적 지지를 반복해선 안 된다. - ‘결론: 출구는 없을까?’ 중 -
-배덕만 교수(기독연구원 느헤미야)의 저서 『전광훈 현상의 기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