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없는 자리서 장동혁 두고 싸운 국힘... '자화자찬'도 논란
곽우신2026. 6. 22. 11:53
국민의힘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서 지선 평가 보도자료 문제제기... 조광한 "당 대표가 하루살이냐" 엄호
[곽우신, 남소연 기자]
| ▲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 ⓒ 남소연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건강 문제로 22일 최고위원회의에도 불참한 가운데, 장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당내 공방이 또 불거졌다. 공개회의에서는 당권파를 중심으로 장 대표를 엄호하는 발언이 나왔지만, 비공개회의에서는 전날(21일) 당 공보실이 배포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결과 분석 보도자료를 두고 문제 제기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문제 제기를 한 당사자가 장 대표 체제의 향방에 사실상 '키'를 쥐고 있는 정점식 신임 원내대표라는 데서 여론의 관심을 모은다. 장 대표의 역할론과 선거 평가를 둘러싼 당내 이견이 원내사령탑에 의해 수면 위로 올라오는 모양새이다.
국민의힘 사무처, 당 대표가 선거 때 '혼신 다했다' 보도자료 배포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2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회의 상황에 대해 "일요일(21일)에 지난 지방선거 결과 관련 보도자료와 관련해서 원내대표께서 절차적인, 당의 이름으로 배부되는 보도자료에 대해 일부 최고위원들과 사전 논의 없이 또 원내대표와 상의 없이 배부된 데 대한 아쉬움을 말하셨다"라고 밝혔다.
논란이 된 자료는 전날 국민의힘 명의로 배포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6·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결과 분석' 보도자료이다. 이 자료에는 "장동혁 당 대표는 선대위 출범부터 선거운동 마지막 날까지 16개 시·도 전체를 아우르며 후보자들의 당선을 위해 혼신을 다했다"라는 표현이 담겼다.
사실상 사무처가 나서서 당 대표의 지방선거 기여분을 추켜세운 셈인데, 장동혁 대표의 거취 문제와 맞물리며 원내 비판 여론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나온 '지원사격'이라 논란이 일었다. 특히 이번 선거 결과를 2022년 선거가 아니라 국민의힘이 야당이 된 직후 치른 2018년 지방선거와 비교하면서, 광역단체장·기초단체장·지방의원 당선인 수가 늘었다고 강조했다. 유리한 데이터만 '취사선택'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따라 나온다.
그러나 박 대변인은 "객관적으로 지난 선거와 비교해서 기계적·정량적으로 선거 결과를 분석한 자료"라며 "주관적 표현이 일부 들어가 있긴 하지만 그 표현 역시 객관적으로 지난 선거 결과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표현된 단어로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당이 갖는 정무적 판단과는 다를 수 있다"라며 "앞으로 당의 이름으로 배부되는 자료, 특히 지선이나 선거와 관련된 중요한 이벤트의 평가와 관련된 자료에 있어서는 최고위원을 포함한 당내 지도부와의 사전 논의를 더 확실히 진행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점식 "숙의 없는 실무자 견해"… 우재준도 "균형감 부족"
| ▲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 ⓒ 남소연 |
박 대변인의 '진화'와 달리, 정점식 원내대표는 전날(21일) MBN <시사스페셜-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해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그 평가 결과 보도자료는 이 방송에 출연하기 직전에 봤다"라며 "우리 당 내에서 6.3 지방선거의 평가 기준, 비교 기준을 2018년 지방선거로 할 것인지 2022년 지방선거로 할 것인지에 관해서 의견이 갈린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당 사무처에서 내놓은 평가 결과는 2018년 선거 결과를 토대로 비교 분석한 것"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서 쉽게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이 대승했던 2022년 지방선거가 아니라, 보수 야당이 참패했던 2018년 지방선거를 기준으로 삼은 것 자체가 당내에서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이다.
절차적 문제도 짚었다. 그는 "저 역시 사전에 그런 보고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라며 "당내 숙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선거 실무자들의 견해 아닌가?"라고 잘라 말한 것. 진행자가 '원내대표께서 사전에 내용을 숙지 못했다면 당내 논란이 될 수도 있겠다'라고 묻자, 정 원내대표는 "우리 의원들의 의견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당 사무처 차원의 분석이라고 이해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당 이름으로 배포된 공식 보도자료였지만, 원내대표가 공개적으로 "당내 숙의"와 "의원 의견 반영"이 부족했다고 공개적으로 선을 그은 셈이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도 22일 YTN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혼신의 힘을 다한 것도 맞고 선전한 부분도 일정 부분 있는 것도 맞다"면서도 "객관적이라고 판단하기에는 약간 부족했던 부분들은 균형감 있게 적히지는 않은 보도자료"라고 꼬집었다. "이번에는 약간 우리가 잘한 부분을 강조한 자료가 아니었나"라는 이야기였다.
우 최고위원은 장 대표 사퇴 요구 입장도 유지했다. 그는 "제 입장은 변함은 없다"라며 "저뿐만 아니라 우리 당원들 또는 우리 의원들의 의사는 충분히 공론화도 됐고 충분히 전달도 됐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 어느 정도 생각도 해보시고 이렇게 할 시간을 드려도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조광한 "당 대표가 하루살이냐"... 정점식은 "공로·책임 다툴 시간 아냐"
| ▲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 ⓒ 남소연 |
이날 최고위원회 모두발언에서는 장 대표를 공개 엄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조광한 최고위원은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탄핵 이후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서 당 대표가 반복적으로 교체됐던 점을 지적하며 "국민의힘 당 대표는 하루살이일까? 매미일까?"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당 대표를 쓰러뜨릴 때마다 반복적으로 작동되는 공식이 있다"라며 "생각의 깊이가 부족하고 당장 눈앞의 정치적 이해득실에 급급한 무책임하고 철없는 정치 자영업자들이 당 대표를 흔들기 시작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치 연예인은 개인 욕심에 눈이 어두워 자신의 정치적 욕심을 채우는 일에만 집착한다"라며 "개인의 정치적 이해득실 때문에 당 대표를 무책임하게 끌어내리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이제는 과감히 끊어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최고위원은 "당 대표를 무책임하게 끌어내리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이제는 과감히 끊어내야 한다"라고 했지만, 원내대표는 이날 공개회의에서 "과거에 얽매여 누가 잘했니, 누가 잘못했니 따지면서 서로의 공로와 책임을 다투고 있을 시간이 없다"라며 "우리 최고위도 변화와 쇄신의 관점에서 판단하고 발언해야 한다"라고 경고한 바 있다. 장 대표 거취 문제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당내 분열을 경계하면서도 쇄신 필요성을 동시에 강조했다.
공개회의 시간을 통해 당내 갈등이 언론 앞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점을 짚은 것인데, 상대적으로 장 대표에 각을 세우고 있는 양향자·우재준 최고위원이 이를 자제한 반면 조 최고위원은 원내대표의 제지에 따르지 않은 셈이다.
정 원내대표는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도 장 대표 거취 논란과 관련해 "내년 2월까지야 갈 수가 있겠느냐만"이라면서도 "이 상황 자체가 빠른 시일 내에 종결은 되어야 된다는 생각을 많은 의원들이나 국민들께서 하고 계신 것 아닌가?"라고 인정했다. 장 대표 퇴진을 지금 당장 명시적으로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임기를 채우는 데 대해서도 선을 그은 발언으로 읽힌다.
신동욱 "꾀병 평가 자제"… 당직 개편은 장동혁 복귀 뒤로
| ▲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 ⓒ 남소연 |
한편 국민의힘은 장 대표 건강 문제를 둘러싼 추측성 해석에는 강하게 선을 그었다. 신동욱 수석최고위원은 회의 말미에 "의료진에 확인한 바로는 저희 당 대표의 건강이 매우 좋지 않은 상태고 휴식이 필요한 상태"라며 "당내 문제를 피하기 위해 꾀병으로 입원했다든지 이런 식의 평가와 분석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자제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도 "대표께서는 하루라도 빨리 당무에 복귀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것으로 전해 들었다"라며 "당 대표 건강 상태와 관련해 정확하지 않은 보도, 추측성 기사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해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당직 개편 여부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면서도 "당 안정과 혁신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바탕으로 대표께서 신중한 결정을 내리시리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