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왜 구원과 관련해서 은혜의 믿음과 책임의 믿음이 같이 사용되는 것입니까? 이미 앞에서 믿음을 설명할 때 구원을 빼놓을 수 없었던 것은, 믿음의 시작을 하나님이 하실 수밖에 없다는 것이 구원에 있어서도 그렇기 때문입니다. 구원받지 않으면 즉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과 화목하지 않고서는 믿음이라는 것은 시작할 수 없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당신을 알리셔서 일어나는 첫 번째 결과가 바로 구원입니다. 그러므로 구원은 하나님과의 화목이며, 하나님을 아는 것이며, 하나님을 믿고 사랑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을 얻습니다. 그런데 이 구원이 하나님과 나를 알게 하며,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내게 행하신 사랑과 일을 알게 합니다. 그럼으로써 하나님의 나를 향하신 사랑과 의지에 대한 인격적인 이해와 항복이 뒤따르게 됩니다. 구원은 하나님이 우리의 영혼에 찾아오시는 것이기 때문에 분명히 전인격적인 반응이 결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구원에 있어서 믿음의 책임이 요구되는 것은 구원의 조건이기보다는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은 자들에게서 나타나는 필연적인 결과인 인격적인 항복과 의지적인 결단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은혜로 얻은 구원은 필연적으로 책임의 믿음으로 귀결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빌립보서 2:12절에 나오는 구원은 보통 말하는 ‘칭의’의 구원이 아니라, 구원의 완성을 말하는 ‘성화’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의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나 있을 때뿐 아니라 더욱 지금 나 없을 때에도 항상 복종하여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
그런데 이 구절은 빌립보서 2:5~8절의 내용을 배경으로 한 것입니다.
5.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6.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7.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8.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
결국 사도 바울이 말하고자 한 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지만 자기를 비우시고 복종하시고 죽기까지 순종하신 것처럼, 너희 역시 구원받는 자로서 주님을 본받아 너희 구원을 완성하라는 것입니다. 바울은 성도들에게 너희가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은혜로 구원 얻었고, 또한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믿음의 본을 보았으니, 예수 그리스도처럼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너희가 믿음의 표준과 모델을 보았으니 그렇게 살아야만 한다는 믿음의 책임을 강조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