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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년 임오생의 산수연 양면기사

작성자늘푸른선순|작성시간21.12.06|조회수1,816 목록 댓글 0
올해 80세된 임오생들의 모습. 절반 나이로 보인다.
테사말 정춘근 회장님
79세 최부길 전국가대표 감독
김문일 전시니어연맹 회장

“드디어 한국 테니스계의 보기 드문 역사적인 순간이 왔네요. 테니스 코트에서 팔순 잔치를 하게 되었으니 이 행사는 우리 임오생(1942년생) 말띠 모임인 테사말(테니스를 사랑하는 말띠 모임)회원에게 큰 의미가 있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 테니스계에서도 보기 드문 이벤트라고 생각됩니다. 이렇게 특별한 산수연 행사를 계기로 앞으로 전국 곳곳의 테니스장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테니스를 사랑하는 왕년의 대스타들과 마니아들이 함께하는 축제의 자리인 만큼 마음을 활짝 열고 아름다운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테사말 회원 장일순 전 경희대교수의 글-

 

11월 17일 오후 동작코트에는 대한민국의 테니스계에 굵직한 인사들이 테사말 회원들의 팔순 축하연에 참석했다. 최부길 전국가대표 감독, 김문일 전 시니어연맹 회장, 성기춘 카타회장, 전 김영석 해양수산수 장관, 김우현 전라북도테니스협회 회장, 김옥선 카토부회장 등등 이름만 들어도 테니스 인이라면 대부분 아는 유명한 분들이다.

 

팔순잔치의 주인공 테사말(회장 정춘근)회원들은 열정적인 붉은 후드티에 조끼를 입어 최신 유행하는 레이어드 패션을 하고 손님들을 맞았다. 먼 곳에서 바라보면 절반의 나이로 보였다.내빈들을 위해 준비한 비트로 티셔츠와 두툼한 타올, 그리고 테니스코리아 책자가 쇼핑백 안에서 정성스러운 마음을 전하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둘러 서 있는 자리에서 정춘근 회장은 간단히 내빈들을 소개했다. 내빈 중 나이가 제일 많은 올해 79세 최부길 전 국가대표 감독이 축하 인사를 했다. 최 전감독은 “선배님들과 내빈들을 모처럼 한 자리에서 만나 기쁘고 오늘 이 산수연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워 내년 80이 되는 해에 뜻 깊은 행사를 하게 될 것이”며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앞으로도 건강한 나날을 보내길 바란다”고 했다.

 

형식보다는 자유스러운 분위기로 유병한 경기이사의 경기보고를 끝으로 준비된 게임 순서대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도저히 팔순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의 파워와 주력을 갖춘 테사말 회원들의 경기력에 전국대회에서 기록적인 우승을 한 성기춘 카타 회장도 굵은 땀을 흘렸다.

 

몇 해 전 칠순 기념 대회를 성황리 치렀던 성 회장은 “정춘근 회장님하고는 30년 이상의 인연으로 만사를 제치고 참석했다”며 “오늘 이 행사는 대한민국 테니스계에 새로운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중요한 순간이다. 우리도 머지않아 팔순이 되겠지만 테사말 회원들처럼 건강하게 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참으로 부럽고 행복한 분들이다”고 전했다.

 

올해 만 74세인 김문일 전 시니어연맹 회장은 최근 200명 넘는 60세 이상의 시니어를 위한 대회 ‘효천배’ 를 열어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다. 김 전 시니어연맹 회장은 “테니스 동호인들은 나이와 상관없이 코로나에 걸렸다는 분들이 거의 없었다”며 “그만큼 테니스가 건강 유지하는데 최고의 운동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팔순 선배님들 또한 매일 테니스 보약으로 몸을 단련시켜 건강하시니 이는 커다란 행운이다”고 전했다.

 

테사말 회원들과 내빈들은 테니스 경기를 통해 정을 나누며 축제의 분위기가 무르익어갔다. 여성 아마추어 테니스계를 주름잡은 고미주, 김서희, 김선영이 혼합복식 경기를 하며 한층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참 어린 후배들을 상대로 당당히 내기게임에 도전하는 팔순 주인공들의 넘치는 기백은 대단했다. 그 자부심의 근원은 무엇일까? 아마도 철저한 자기관리로 강한 체력을 유지를 해 온 분들만이 가질 수 있는 충만한 자신감이 아닐까 싶다.

 

20년 전 대한테니스협회 회장을 지낸 엄종일 회장도 테사말 회원이시다. 대학 때 라켓을 잡은 후 60년간 감기 한 번 걸리지 않아 테니스 홍보대사로도 오래 활동하셨단다. 엄 전회장은 “이렇게 80나이에도 잘 뛰고 즐겁게 운동한다는 것은 특별한 복이다”며 “직장에서도 상사와 격의 없이 어울릴 수 있는 것은 테니스밖에 없으니 젊은이들에게 라켓 사주며 테니스 하라 권유하며 지낸 세월이 길다”고 했다. 또 “대학 은사 한 분이 96세 돌아가시기 두 달 전까지 테니스를 하다 떠나셨는데 이 은사님을 롤 모델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잠깐 쉬고 있는 틈을 타 김영석 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만났다. 34년의 공직 생활에서 심신을 정화시켜준 테니스는 멋진 스포츠라며 말문을 열었다. 김 전해양수산부 장관은 “테니스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기 자신을 지키는 데 도움을 주었다. 사회적인 지위나 친분만 가지고 되는 일은 아니고 어느 정도의 품격 있는 테크닉과 매너를 갖춰야 더 즐거울 것 같아 라켓을 잡고 있는 이상 격조 있는 테니스를 향해 정진을 해보려는 노력중이다”며 “민관식 어른을 생각하면서 팔순 맞은 선배님들처럼 건강하게 테니스하겠다는 목표 아래 레슨도 받고 처음으로 전국시니어대회도 출전해 보며 새로운 세상의 놀라운 맛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내빈상품
테사말 정춘근회장님과 박재순 총무님

 

해가 기울자 체감온도가 낮아졌다. 김옥선 카토부회장은 따듯한 차를 타서 전 코트를 돌며 온기를 나누었다. 김 부회장은 “나이 들면 경험이 깊고 풍부해진다고 하듯 건강 지키면서 산수연에 지인들을 초대해 같이 운동하고 식사까지 대접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며 “테사말은 추진력 있는 대단한 띠 모임이고 후배들에게 잘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준 행사기이기도 하다”고 했다.

 

멀리 전주에서 올라온 김우현 전북테니스 협회장은 “앞으로 20년 후 선배님들처럼 격렬하게 뛸 수 있는 신체조건을 유지할 수 있을지, 몸 관리를 더욱 철저하게 해야겠다는 자극을 받는 계기가 되었”며 “한국아마추어계의 굵직한 업적을 남긴 분들의 팔순 행사에 함께 할 수 있어 감사 드린다”고 전했다.

 

50년 구력의 사회학을 전공한 장일순 전 경희대 교수는 테니스 예찬론자시다. 테니스를 국민 스포츠로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체력적인 것 뿐 만이 아니라 정신건강에 좋기 때문에 권장할 스포츠라고 한다.

 

장 전 경희대교수는 “중학생 시절 미군들이 테니스하는 모습에 반해 독일 유학중에 처음으로 라켓을 잡았는데 감정의 기복이 있을 때 테니스를 하고 나면 안정이 되었다”며 “노후 준비하는 프로젝트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테니스다. 테니스 하는 사람들은 고독사라든가 쓸쓸함이라 치매라든가 그런 우울한 단어들은 가까이 올 수 없기 때문이다”고 했다. 또 “오늘 이 행사는 테사말 회원들과 정춘근 회장이 주관이 되어 준비를 했는데 한국을 대표할 테니스 스타들이 대거 참석해 개인적으로도 영광이고 또 테사말 회원이라는 것이 자랑스럽기도 하다”며 “테니스를 통해 다양한 분들과 건강한 교류를 할 수 있어 축복받은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목이균 회장은 임오년 선배들의 건강한 모습을 뵈니 리프레시 되고 앞으로 이 모임이 85세까지 이어지기 바란다는 뜻으로 비가 오나 ‘눈이오나 바람이 부나' 노래 후 테사말 파이팅으로 업 시켰다.

 

‘나와 함께 걸어가는 노래만이 나의 생명’이라는 가사로 노래를 부른 이미자의 ‘노래는 나의 인생’이라는 표현을 빌려 ‘테니스는 나의 인생’이라는 건배를 제의한 정춘근 테사말 회장은 “우리 회원들의 테니스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후배들과 어울리며 배우는 도전정신 그리고 늘 함께하면서 늙어가는 가슴 따뜻한 동행 이 세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며 “세계보건기구가 가장 최근에 발표한 국제질병분류(ICD-11)에서는 노화 역시 질병으로 다루기 시작했는데 테니스를 하면 뇌가 젊어지고 뇌가 고마워하기 때문에 이 생명 다 할 때까지 탄탄한 체력으로 테니스를 즐기는 것이 노화를 늦추는 최선의 길이다”며 바쁜 시간 함께 해 주신 내빈들께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테니스장 밖에 서 있는 나무들은 불타는 빛으로 화려한 절정을 향해 몸을 태우고 있었다. 인생 최고의 시간은 노년이라고 한다. 원하는 대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와 청춘 경영을 잘 해 건강까지 유지하고 있는 테사말 회원들 같은 노년. 겉으로 드러나는 아름다움이 아니라 시간이 흘러서야 비로소 얻게 된 선물을 한 아름 안고 향유하는 테사말 회원들은 일류인생을 살아온 결정체였다. 테니스장에서 펼쳐진 팔순 잔치는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글 사진 송선순

여성 초대 내빈들
팔순기념 건배중 살짝 한 컷
김옥선 카토 부회장이 따듯한 차를 대접하고 있다

 

절정의 빛을 발하고 있는 단풍이 주는 여운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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