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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을 이어온 공동체의 힘, 강남불패MT/테코양면기사

작성자늘푸른선순|작성시간26.06.17|조회수233 목록 댓글 0

 

역대회장단
한송이 회장

 

이영욱 조현진 부부
똘리부부
이호재 부부

30년을 이어온 테니스 공동체의 힘, 강남불패
실력보다 사람, 경쟁보다 성장
 
춘천의 숲속에 자리한 테니스포레나. 이곳에 전국 각지에서 모인 42명의 테니스인들이 1박 2일간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서울 강남 경기고등학교 코트를 터전으로 활동해 온 테니스 동호회 ‘강남불패’의 창립 30주년 기념 MT였다. 코트에서는 타구 소리와 응원,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단순한 친목 행사가 아니라 30년 동안 이어져 온 공동체의 역사와 문화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강남불패는 1996년 국내 대표 테니스 커뮤니티인 ‘테니스매니아’에서 출발했다. 수도권의 대표 모임인 강서라이징, 강북상록신화, 일산불사조, 안양미르, 수원도담과 함께 활동하며 현재 100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대형 동호회로 성장했다. 이 모임의 가장 큰 특징은 ‘실력보다 사람’을 먼저 본다는 점이다.
 
신입 회원이 정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한 달 안에 자기소개 에세이 10편을 작성해야 한다. 얼핏 까다롭게 보이지만,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신뢰를 쌓기 위한 강남불패만의 독특한 전통이다. 금방 내적 친밀감이 생긴다. 여기에 현역 코치와 상위 랭커들이 직접 박스 볼 훈련을 진행하며 초보자들의 성장을 돕는다.
 
현재 강남불패를 이끌고 있는 한송이 회장은 이 문화야말로 30년을 이어온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한 회장은 일주일에 두 번이나 전국대회 개나리부에서 우승해 주변을 깜짝 놀라게 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한 회장은 “처음에는 낯선 사람들끼리 모이지만 에세이를 통해 서로를 알게 되고, 함께 운동하며 가족 같은 관계가 된다. 무엇보다 초보자라고 소외되지 않는다”며 “잘 치는 사람과 처음 시작한 사람이 같은 코트에서 함께 뛰고, 고수들이 자신의 시간을 내어 후배들을 가르쳐준다. 그런 문화가 젊은 회원들에게 매력적인 부분으로가와 2030 회원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다.” 고 전한다. 실제로 한 회장 역시 이 모임에서 성장했다. 초보 시절 선배들의 도움을 받으며 실력을 키웠고, 결국 전국대회 국화부 우승까지 이뤄냈다.

역대 회장단
한송이 회장


 
이번 행사에는 30년 전 창립 멤버인 권경석 고문도 참석했다. 권 고문은 “강남불패는 단순한 운동 모임이 아니라 인생의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 준 공간이다. 앞으로도 회원들이 서로를 응원하며 오래 함께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28년 전에 가입한 이 호재 부부는 깜짝 놀랄 선물을 가지고 왔다. 앙증맞은 노란 미니 가방에 몸에 좋은 견과류 한 통을 넣은 이색적인 참가품을 준비해 놀라움을 선사했다. 이호재 고문은 “그동안 공헌한 바가 별로 없어 와이프가 신경을 썼다. 강남 불패에서 내 인생 절반을 보냈으니 그에 대한 애정의 의미는 아무리 설명해도 모자라다”며 “오래 테니스를 하다 보니 가장 중요한 것은 실력보다 건강을 유지하며 즐겁게 운동하는 것이 최고인 것 같다. 30년 세월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오갔지만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이 모임에 오면 뿌듯하다”고 전했다.
 
강남불패는 매월 회비가 준회원 5만원, 정회원이 되면 4만5천원, 매 년 1월에 멤버십 갱신비가 3만원이다. 주말 양 이틀과 휴일에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3~4면을 사용하는 경기고등학교 코트는 접근성이 좋아 인기몰이를 하는 중이다.
 
구독자 100만 명이 넘는 인플루언서로 활동 중인 ‘옆집언니 최실장’도 강남불패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회원은 스타일리스트로 20여 년 일을 하다가 8년 전부터 유튜브를 시작했다. 구독자들이 살까 말까 고민하는 것을 ox 로 정해주는 것과 트렌드 분석해 주는 것이 제일 인기 있는 콘텐츠라고 한다. 최실장은 “9년 전 처음 테니스를 시작했는데 강남 한복판에 이런 코트가 있나 해서 1차로 놀랐다”며 “기존 클럽들은 실력별로 나눠 경기를 하는데 강남불패는 누구를 막론하고 고수들이 진지하게 가르쳐 주니 인상 깊고 특별하다”고 전했다.
 
6개 팀으로 나뉜 참가자들은 남복, 여복, 혼복, 단식 경기를 치르며 열띤 경쟁을 펼쳤다. 하지만 승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서로를 격려하는 분위기였다. 실수가 나오면 “괜찮다”는 위로가, 멋진 샷이 나오면 “최고!”라는 환호가 이어졌다. 가장 특이한 것은 꼴찌그룹이 청소를 해야 한다는 것. 상금은 못 받더라도 청소 팀은 되지 않아야 한다는 각오로 집중하며 경기를 해 나갔다.
 
‘강남불패’라는 이름은 원래 부동산 시장에서 ‘강남은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는 의미로 사용돼 왔다. 그러나 테니스 동호회 강남불패는 조금 다른 의미를 갖는다. 초보자를 성장시키고, 사람을 연결하며, 세월이 흘러도 공동체의 가치를 지켜내는 힘. 30년 동안 이어진 강남불패의 진짜 불패 신화는 뛰어난 경기력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신뢰와 나눔의 문화 속에서 만들어지고 있었다.

강남불패 회원들


 덕성여대 신상현 경제학과 교수는 라켓 잡은지 2년 되었다. 강남불패 정회원이 된 후 실력이 부쩍 늘었다. 고수들이 박스 볼 던져 주며 지도해 줘 늘 감사한 마음으로 참가하고 있다고 전한다. 러시아인 김아나톨리는 똘리로 통한다. 7년전 고려대에서 한국어를 배웠고 3년 전 아내의 권유로 테니스에 입문하게 되었다. 똘리는 “현재 의료통역을 하면서 지내는데 한국인 아내와 함께 이 모임에서 함께 운동하면서 더욱 테니스하는 즐거움에 빠졌다”고 전했다.
 
식사는 식사대로 후식은 후식대로 입을 즐겁게 했다. 한 잔 술이 오갈 때마다 정이 넘쳤고 취미가 같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대화는 무궁무진했다. 한송이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고 마지막 파티가 시작되었다. 선물파티였다.
 
행운 상품들이 담긴 보물상자에서는 명품 소품을 비롯한 꼬냑과 유명 브랜드의 스포츠웨어등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다. 옆집언니 최실장은 프로답게 제품들을 설명하며 행운권당첨자를 뽑아 호명했다. 기증한 회원들은 이 모임에 얼마나 애착을 가지고 있는지 증명하기라도 하듯 정성이 깃든 선물 릴레이를 펼쳐나갔다. 선물의 가치보다 더 빛난 것은 나누려는 마음이었다. 베풀줄 아는 강남불패는 이름 그대로 영원히 패하지 않을 것 같은 아우라였다. 마음껏 웃으며 마음을 나눈 이번 엠티는 서로 서로를 친밀하게 만들어주는 강력본드가 되었다. 아름다운 동행이었다.글 사진 송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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