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주법'은 많은 관심속에 오랫동안 연구되어 왔지만 그 정석은 없습니다. 사실 활주법의 기본적 요소는 같다고 볼 수 있지만. 그 외에 높은 수준의 주법은 대가들 마다 각자의 특유한 주법을 개발해 내어 그들 외에는 모두 흉내 정도밖에는 안되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밀스타인의 활주법은 어깨를 바탕으로한 특유한 스타일의 주법인데 반해,펄만은 그의 큰팔과 큰손의 잇점을 이용한 '젓가락식'의 주법입니다. 특히 기돈 크레머는 활전체를 빠른 속도로 그어서 특유의 소리를 창출해냅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대가들이기 때문에 그러한 주법으로도 연주가 가능하지만, 섣불리 흉내를 내다가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뿐 입니다. 따라서 어느 수준에 이를 때까지는 교과서적인 주법을 선택해야 하는데, 그것 또한 천태만상이고 보면 활주법의 고민은 언제나 따라다니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저는 언제나 학생들에게 '자기에게 맞는 주법'을 찾으라고 권합니다. 똑같은 곡을 다른 대가들이 연주 할 때 그들의 왼손가락 번호나 활주법(Bowing)은 확실히 다르게 되는데 그것은 그들이 자신들에게 편한 운지와 활주법을 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직 독립을 할 수 없는 단계에 있는 초년학생에는 조심스럽게 권유를 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기본기를 잘 익혀야 하는데 제 생각에는 각자가 이론적인 것과 실기를 자기 신체에 맞게 잘 조절할 수 있게끔 관리정도만 하면 된다고 봅니다. 만일 학생을 너무 나무라거나 기를 죽이면 자기자신을 못찾게 되고 자꾸 선생에게 의지하게 됩니다. 그래서 때로는 잘 못하더라도 용기를 북돋아주고 격려를 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실 한참 연습에 몰두할 때는 실력이 별로 느는 것 같지 않다가도 좀 느긋하게 여유를 갖고 임하면 부쩍 실력이 느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저 스스로도 경험한 바 있습니다. 또한 어린 학생들의 경우 신체가 자신도 모르게 부쩍부쩍 크고 달라지니까 더욱 그러합니다. 어른의 경우도 마찬가집니다. 활주법은 각자가 꾸준히 기초적인 연습을 하다가 보면 어느날 갑자기 느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이때 거울의 사용은 매우 중요한데 그것은 활과 줄의 각도를 확인함과 동시에 전체적인 자세를 알아볼 수가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됩니다. 활의 각도를 확인한 다음 그 곳에 담겨있는 압력을 느껴야 됩니다. 활을 긋기 전에는 소리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자신의 육감에 맡기는 연습을 해야 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런 준비과정 없이 무조건 긋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즉,각도를 알고 난 후에 압력을 느껴보고(혹은 공중에서도)나서 속도를 조절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매우 신경이 쓰이는 연습이나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자연적인 반사작용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메트로놈의 사용은 속도를 위해 필수적입니다.
다음은 활쓰기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풀어봅시다. 예를 들어 손목이 굳어져서 스피카토(Spiccato)를 하기가 힘든 경우 손목에 힘을 빼야 하는데, 우선 손목을 360도 돌리는 연습을 활없이 수시로 해봅니다. 그리고 손목을 아래 위로 붓글씨를 쓰듯이 움직여 봅니다. 이러한 운동을 수시로 시간날 때마다(시간과 장소 불문하고)해주면 뻣뻣했던 손목마디가 기계에 기름을 친듯 부드럽게 풀어집니다. 물론 스피카토의 속도에 따라서 손목을 쓰는 정도가 다르게 되는데, 속도가 빨라질수록 활과 줄의 거리가 가깝게 되고 손목의 스프링과 같은 움직임을 요구하게 됩니다. 그런데 주의해야 할 점은 손목을 유연하게 쓴다고 하더라도 활을 잡고있는 손끝의 힘을 풀어서는 안됩니다. 즉, 활은 손가락끝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게 될 것입니다.
또한 집게손가락은 방향조절에 사용되므로 결코 압력을 주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새끼손가락의 작용 역시 매우 중요해서 지렛대를 누르고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엄지를 중심으로 해서 새끼손가락과 손목을 삼각형으로 생각하고 조절하면서 구사를 하면 됩니다.
다음 문제로 활끝을 부드럽게 바꾸는 방법을 알아봅시다. 처음 배우는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문제인데,우선 그들에게 Down과 Up의 차이를 소리로서 구별하게 해서 점점 그 차이를 없애는 식으로 하는 방법이 좋겠습니다. 그러나 계속 거칠 경우에는 각 활끝에다 Dimin를 하게 해서 우선 바꿀 때 거칠게 되는 것을 될 수 있는데로 없앱니다. 그리고 중간활 부분에서 나는 거친 소리를 메트로놈을 사용해서 '느리게'부터 점점 '빠르게'까지 차례로 숫자를 세어가면서 시킵니다. 활 가운데 살짝 반창고를 붙여서 활이 지금 어디에 와있는지를 알게 하면 속도와 압력의 균형이 이루어지므로 훨씬 부드러운 소리가 납니다. 활끝에서 그 소리가 계속 연결된다고 상상을 해서 Down과 Up의 차이를 들어서는 모르게 해야 합니다. '줄과 줄의 바꿈'에도 마찬가지로 줄이 바뀌는 순간을 들어서는 전혀 모르게 되어야 좋은 연주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줄과 줄이 닿는 활부분의 '교차점들'사이를 될 수 있는 한 고정시켜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G선과 E선 사이을 바꿀 때는 큰 차이가 생기므로 그 교차점들을 확실히 고정시켜서 다른 줄들(D선, A선)을 건드리지 못하게 하면 매우 부드러운 줄들의 연결이 됩니다.
또한 연주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 손가락을 바꿀 때의 불편함입니다. 손가락이 큰 사람은 손이 커서 불편하고, 작으면 손가락을 뻗치기 힘이 들어 불편합니다. 그래서 바이올린은 누구나 자기 신체적 조건에 순응하게 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펄만같은 손이 너무 큰 사람은 E선 하이포지션에서는 항상 음들을 밀어내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고, 반대로 손이 작은 연주가들은 완전5도나 코드, 또는 큰 점프를 할 때 불리합니다. 그렇지만 이 모두가 실력을 쌓을 경우 큰 문제가 안됩니다. 정경화는 펄만의 1/3정도가 되는 작은손을 가지고도 대가의 경지에 섰고, 펄만도 매우 섬세한 연주를 하고 있습니다. 정경화는 넷째 손가락을 수시로 자연스럽게 강조되는 음으로 쓴다고 했습니다. 즉,약한 손가락인 넷째를 쓰지 않기 위해 일부러 운지를 바꿀 필요가 없다는 뜻이고 넷째에 강한 힘을 기르기 위해서라도 자꾸 애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각 손가락들이 고르게 작용하기 위해서는 손가락 사용에 편견이 없어야 하고, 듣기에도 어떤 핑거링이었는지를 몰라야 합니다. 고른 손가락 움직임을 키우기에는 스케일과 함께 트릴 연습을 3연음부로 각 손가락에 연습을 시킵니다. 또 한 손가락을 될 수 있는한 줄에 가깝게 두어서 최소의 움직임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게 합니다. 이때 손끝의 힘을 너무 빼도 안되고 또 너무 힘을 꽉 주어도 손가락이 고르지 못하게 됩니다.
왼손이나 오른손이나 힘이 너무 빠져 있어도 곤란하고 또 반대로 힘이 꽉 들어 있으면 무척 힘들게 들립니다.
무엇이든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입니다. 자기자신의 신체조건에 가장 알맞는 움직임이 가장 자연스럽고 좋은 방법이라고 확신합니다. 왜냐하면 '음악'은 자연의 산물이기 때문에 옛부터 '미술'과 함께 예술적 가치를 스스로 내기 때문입니다.
배은환 교수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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