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 도봉산으로 등산을 갔던 그가 돌아올 때, 동행이 사준 거라며 뜨끈한 도봉산 아래 유명 통닭을
배낭에서 꺼냈다. 지하철로 집에 돌아온 시간이 1시간 남짓한데도 닭은 뜨끈했고, 조각을 하나 입에
넣자, 평생 먹어본 튀김 닭 중에 최고의 맛이다, 생각될만큼 좋았다.
그의 설명은 - 도봉산 아래 통닭이 워낙 유명한데, 그 중 한 집에서 지인이 사준 거라고.
나랑 아이가 정신 없이 그걸 먹으며, 연신 맛있다, 하자, 그는 조금 놀라서인지 말했다,
'뭘 이렇게 맛있게 먹는 걸 처음 보네....'
닭은 짭짤하고, 매콤하고, 쫄깃했다. 집으로 배달 시켜 먹는 치킨들과는 맛의 차원이 달랐다.
그리고 오늘 그는 도봉산을 가겠다며 집을 나섰다. 올 때 그 통닭을 사오겠다며. 그리고 저녁 6시쯤 그가 전과 같은 닭을
사왔는데, 닭의 온기는 그전 만 못했고 --지하철 에어컨 때문일 거라 생각--, 포장을 열어 본 닭의 때깔도 그때와 달랐다.
조각을 하나 집어 입에 넣었는데, 아니, 그때 그맛이 아니네. 나만 그런 생각을 한게 아니고, 아이도, 닭을 사온 당사자도
공통으로 한 소리였다. 이번 닭은 전보다 싱겁고, 퍽퍽하고, 쫄깃함도 없었다. 그는 이게 원조집 닭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번 닭은 원조집 옆집 닭이고, 원조집이 값도 비싸다고...
그래도 멀리서 사온 이의 정성을 생각해 열심히 먹다, 말했다, 유레카!
--알겠어! 무슨 차이인지. 이번건 조각이 크다. 지난 번건 작았는데... 그러니까, 살이 두툼하고, 그건 튀김닭으로는
손이 가는 대상이 아니지.
그러자 아이도 나의 발견에 동의하고, 그가 말한다.
- 그래. 이집은 닭을 통으로 튀겨낸 다음 그걸 가위로 잘랐어. 지난 번 집은 잘라서 튀기고. 내가 봤어. 가위로 자르는 걸.
- 그 차이가 크다. 원조를 뒤이어 나온 집은 닭튀김에 대해선 자신이 있었네, 잘게 잘라 바싹 튀긴다는...
- 다음엔 지난번 걸 사올게.
맛은 덜하지만 그래도 도봉산 통닭으로, 콜라를 국 삼아, 저녁 식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