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술이 많이 취해 비꼬는) 윤규는 좋겠구나--.
성공에 결혼에--. (가소로운 듯)--너 많이 컸다.
한번 성공하니까 뵈는게 없냐?
임마. 니가 아무리 잘난 척해도, 나한텐 지훈이가 영원한 우상이야.
너 유학두 지훈이가 양보 안했으면 못갔어---
우리 그거 다 알잖아--?
그러니까 지훈이 앞에서 잘난 척 좀 그만해--자식아--.
여자
집 나갈거야. 도저히 집에선 살 수가 없어.
자취하는 친구 있는데 거기 얹혀 지내면서 아르바이트루 학비 벌어서 내 힘으로 대학 다닐께.
이해해줘 엄마. 엄마한텐 감정없어. 정말 미안해.
그치만 제발 나 하려는대로 가만 내버려둬.
안그러면 나 형편없이 질 나쁜 애로 막 타락해버릴지두 몰라.
해설
그리움이 피보다 붉어 황해라 했던가.
바다에 서면 손 닳을 듯 다가서는 고향마을 그윽한 숨결이여
멸악 산맥 굽이쳐온 푸르른 기슭 봉화산 멀리 두고
눈 부시게 펼쳐진 연백평야 열두 가미는
철마다 들 꽃 피고 누우런 곡식 물결치는 어릴 적 꿈이 익던 땅.
이제는 저 하늘 닫힌 산하에 두고 온 부모님, 고운 형제들, 정겨운 이웃들...무고하신가
차라리 새가 되어 날아 가고픈
차라리 파도 되어 찾아 가고픈
보고픔은 산이 되어 목이 메이네
하늘이여 미움의 총칼일랑 가을 햇살 같은 사랑으로 녹이시고
우리모두 하나되어 손잡는 만남의 무지개를 놓으소서.
사리가미 푸르른 내 고행 들녁에
오오... 다시는 이별 없는 새 날을 펼치소서....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