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버팔로스 4번 타자 이대호(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
오릭스 버팔로스 이대호가 마침내 5월 월간 MVP를 수상했다.
6월 5일 일본야구기구(NPB)는 ‘퍼시픽리그 타자 부문 5월 월간 MVP로 이대호를 선정했다“고 공식발표했다. 이대호는 5월 한 달 동안 타율 3할2푼2리, 8홈런, 19타점을 기록하며 퍼시픽리그 타자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성적을 거뒀다.
월간 MVP는 한국 선수론 선동열, 이승엽에 이어 세 번째 수상으로, 2006년 요미우리 자이언츠 소속이던 이승엽이 6월 센트럴리그 타자 부문 MVP에 선정된 이후 6년 만이다. 가뜩이나 이대호가 일본 무대를 밟은 지 두달만의 쾌거라, 이번 수상은 의미가 깊었다.
오릭스는 NPB로부터 수상 소식을 전달받자 이날 오후 1시 홈구장인 교세라돔 프레스룸에서 이대호의 수상 소감을 듣는 기자회견장을 마련했다. 많은 일본 기자가 몰린 가운데 이대호는 차분히 수상 소감을 밝혔다.
먼저 이대호는 “큰 상을 받아 몹시 기쁘고, 감사하다”며 환하게 웃고서 “6월 이후에도 같은 상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실 취재진의 궁금증은 4월 부진을 딛고, 5월 들어 갑자기 성적이 좋아진 이유였다.
실제로 이대호는 4월까지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3, 4월 출전한 24경기에서 타율 2할3푼을 기록했다. 출루율과 장타율도 각각 3할4푼3리, 3할3푼3리로 좋지 않았다. 특히나 홈런이 터지지 않으면서 ‘대형 똑딱이 타자’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그러나 5월이 시작하며 거짓말처럼 예전의 이대호로 돌아갔다.
이대호는 3할2푼3리의 고타율을 선보이며 홈런, 타점을 쓸어담았다. 무엇보다 득점권 타율 3할3푼3리가 돋보였다. 최근 오릭스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이 “찬스에서 가장 믿음직한 타자”로 선뜻 이대호를 꼽는 것도 득점권 상황에서 이대호가 해결사 역할을 충실히 한 까닭이다.
이대호는 차분한 목소리로 “4월까진 타석에 들어설 때 긴장하고, 초조해했다”며 “그러나 5월 들어 조금씩 여유가 생기고, 적극적으로 타격에 임한 게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대호는 특별히 교류전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이유에 대해서도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을 뿐”이라며 겸손한 자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대호는 “교류전에서 센트럴리그 투수들을 상대로 좋은 성적을 냈다고, 퍼시픽리그 투수들이 나를 무서워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교류전이 끝나면 4월의 내가 아니었음을 깨닫게 해주겠다”며 퍼시픽리그 투수들에게 의미 있는 경고를 날렸다.
일본 언론은 이대호를 집중 취재하고 있다. 사진은 6월 5일 교세라돔에서 경기 전 타격 훈련 중인 이대호를 일본 매체들이 찍는 장면(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
마지막으로 이대호는 “이 기자회견이 끝나면 들뜬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플레이에 집중하겠다”며 “6월엔 무엇보다 팀 성적을 끌어올리는데 온힘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만난 오릭스 관계자는 “오릭스 구단 창단 이래 외국인 선수가 데뷔 2달 만에 월간 MVP에 오른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이대호가 새로운 팀 기록을 세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