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야 예언자를 통해 주신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와 함께 있다.
걱정하지 마라. 내가 너의 하느님이다.”라는 말씀은
미래가 보이지 않아 불안해하는 영혼에게 건네시는
하느님의 다정한 약속이다.
사람은 앞날을 알 수 없기에 두려워한다.
계획했던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기도해도 상황이 바뀌지 않을 때,
시련의 끝이 보이지 않을 때 마음은 쉽게 흔들린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미래를 먼저 보여 주시기보다
당신의 현존을 먼저 약속하신다.
“내가 너와 함께 있다.”는 말씀은
시련을 없애 주겠다는 약속 이전에,
그 시련의 길을 함께 걸어가시겠다는 사랑의 선언이다.
고통의 신비 제1단인 겟세마니의 기도를 묵상해 보면,
예수님께서도 다가올 수난의 길을
모두 인간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워하셨다.
그러나 그분은 두려움에 사로잡히지 않으시고
성부를 향해 더욱 깊이 기도하시며 당신 자신을 온전히 맡기셨다.
신앙인의 삶에도 겟세마니의 밤은 찾아온다.
미래가 보이지 않고, 하느님께서 침묵하시는 것 같으며,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순간이 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성부께서 즉시
고통을 거두어 주시지 않으셔도 끝까지 순종하셨고,
십자가를 피하지 않으셨다.
그 신뢰와 순종이 결국 부활의 영광으로 이어졌다.
이사야의 말씀은 바로 그 길로 우리를 초대한다.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은
아무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뜻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가장 어두운 순간에도 우리 곁에 계신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신앙인은 조급하게 결과를 요구하기보다,
기도하며 하느님의 때를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비록 지금은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를 향해 걷는 시간일지라도,
하느님께서 함께 계신다면 그 길은 결코 헛되지 않다.
미래가 보이지 않을 때일수록
우리는 앞을 내다보려 애쓰기보다,
지금 나와 함께 걸어가시는
하느님의 손을 더욱 굳게 붙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