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교황 (The Hierophant)
“참된 스승을 만나다”
황제(The Emperor)의 단계에서 프란치스코는 규칙적인 기도와 성경 읽기, 미사 참여를 통해 삶의 중심을 세우기 시작했다. 감정에 흔들리던 신앙은 조금씩 뿌리를 내렸고, 그는 이전보다 안정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어느 날 그는 또 다른 벽에 부딪히게 되었다.
성경을 읽어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기도 중에 떠오르는 생각이 정말 올바른 것인지도 확신할 수 없었다. 사람들을 돕고 봉사하는 일도 중요했지만, 신앙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막연했다.
그는 점점 깨닫게 되었다.
혼자서 걸어가는 길에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어느 날 본당에서 열린 피정에 참석한 프란치스코는 한 수도자를 만나게 되었다. 그 수도자는 유명한 강연가도 아니었고 특별한 체험담을 자랑하는 사람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맑고 평온했다.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도 상대방을 온전히 바라보며 귀를 기울였다.
프란치스코는 자연스럽게 그에게 마음을 열게 되었다.
“수도자님, 저는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가끔은 무엇이 옳은 길인지 모르겠습니다.”
수도자는 잠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까?”
프란치스코는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하느님을 사랑하기 위해서인지,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인지, 천국에 가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단순히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서인지 스스로 정확히 알지 못했던 것이다.
수도자는 조용히 말했다.
“사람은 종종 신앙을 통해 무언가를 얻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신앙의 본질은 얻는 것이 아니라 변화되는 것입니다.”
그 말은 프란치스코의 마음 깊은 곳을 울렸다.
그동안 그는 기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고, 신앙을 통해 평안을 얻으려 했다. 하지만 수도자는 신앙의 목적이 삶 전체를 변화시키는 데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 이후 프란치스코는 종종 수도자를 찾아가 대화를 나누었다.
수도자는 어려운 신학 용어를 설명하기보다 삶으로 가르쳤다.
누군가를 비난하는 대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모습.
힘든 일을 맡고도 불평하지 않는 태도.
칭찬을 받아도 교만하지 않고 비난을 받아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평온함.
프란치스코는 책에서 배우지 못한 것들을 그를 통해 배우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다.
진정한 스승은 많은 지식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가르치는 내용을 삶으로 살아내는 사람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참된 배움은 단순히 정보를 얻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을 통해 길을 배우는 것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프란치스코는 혼자만의 생각에 의존하던 신앙인에서 공동체와 전통 속에서 배우는 신앙인으로 성장해 갔다. 자신보다 먼저 길을 걸어간 이들의 지혜를 존중하게 되었고, 겸손하게 배우는 태도를 갖게 되었다.
교황(The Hierophant)은 전통, 가르침, 스승, 그리고 지혜의 계승을 상징한다. 프란치스코는 이 시기에 참된 스승을 통해 신앙의 본질이 단순한 지식이나 감정이 아니라 삶의 변화에 있다는 사실을 배우게 되었다. 훗날 많은 사람에게 영적 길잡이가 되는 영성가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먼저 배우는 제자의 자리를 기꺼이 받아들였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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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The Hierophant)은 인간이 혼자만의 경험과 생각에 의존하던 단계에서 벗어나, 먼저 길을 걸어간 사람들의 지혜와 가르침을 배우는 단계를 상징하는 카드입니다. 앞선 황제(The Emperor)가 자신의 삶에 질서와 원칙을 세우는 과정이라면, 교황은 그 원칙이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혜를 배우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은 스스로 모든 것을 깨달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인간은 타인의 경험과 가르침을 통해 더 빠르고 깊이 성장합니다. 교황 카드는 훌륭한 스승, 멘토, 전통, 교육, 공동체의 가치를 상징하며, 배움에 대한 겸손한 태도가 성장의 중요한 열쇠임을 보여 줍니다.
또한 교황 카드는 단순히 지식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삶의 의미와 가치관을 배우는 단계이기도 합니다. 책을 많이 읽고 정보를 많이 안다고 해서 반드시 지혜로운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한 배움은 자신보다 먼저 살아온 사람들의 경험을 이해하고, 그 속에서 삶의 본질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교황 카드는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보다 “어떤 사람에게 배워야 하는가?”라는 질문과 더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인간 성장의 과정에서 교황은 독립적인 개인이 공동체의 지혜를 받아들이고, 배움을 통해 더 넓은 시야와 성숙한 가치관을 갖추게 되는 중요한 단계를 상징하는 카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