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병만 목사(열방교회, 코닷 운영위원장, 총회 SFC지도 위원장) |
5.18 민주화 항쟁 기념대회를 하루 앞두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기념 곡으로 정해야 되느냐 아니냐를 두고 민주세력과 정부간 줄다리기를 하면서 결국 기념 곡으로 지정되지를 못했지만 합창을 할 수 있으되 제창은 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노래 하나를 두고 되니 마니 하는 이념적 기 싸움을 하고 있는 마당에 필자는 ‘청춘’ 이라는 북한 노동당 청년 적위대들이 부르는 노래를 아무런 제지나 여과 없이 기독청년들이 부르고 있는 공동체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혼란 속에 빠지게 되었다.
사실 ‘청춘’ 이라는 노래를 처음 듣고 접하면서 남한 땅에도 북한을 찬양 고무하는 기독교적인 공동체가 버젓이 존재한다는 사실 앞에 망연자실(茫然自失)하게 된다. 이 노래를 한번 들어보라.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와 있다. 가사는 정말 젊은 이들에게 피를 끓게 하고, 청춘을 불태우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필자는 나이가 환갑이 지난 사람인데도 이 노래를 여러 번 반복해서 듣다 보니 피가 꺼구로 솟게 하는 충동을 느끼게 되는 가사의 내용이며 박진감 넘치는 박자와 음률이다.
‘청춘’
인생이 가는 길 머나먼 길에
청춘은 금같이 값비싼 시절
순결한 심장이 꽃을 피 울때
청춘은 한 생을 대신도 하지
청춘 청춘을 빛나게 살자
청춘 청춘을 값있게 살자
한 생에 다시없는 황금의 시절
열정의 노래는 여운이 남고
빛나는 청춘은 추억에 남아
청춘과 영웅은 쌍동이 나이
열여덟의 영생을 찾기도 하지
청춘 청춘을 빛나게 살자
청춘 청춘을 값있게 살자
한 생에 다시없는 황금의 시절
한 생에 다시없는 황금의 시절
위훈은 청춘의 친한 길동무
위훈은 청춘이 엮는 꽃다발
충성과 효성의 한마음 담아
조국에 드리는 사랑의 노래
청춘 청춘을 빛나게 살자
청춘 청춘을 값있게 살자
한 생에 다시없는 황금의 시절
어머니당을 위해 조국을 위해
북한의 젊은 청년 노동당 당원들이 부르며 그들의 청춘을 어머니 당인 노동당과 김일성 부자와 북한 조선인민민주주의 공화국을 위해 아낌없이 드리자는 노래의 말미가사이다. 이런 노래를 개인과 공동체가 부르고 들어도 괜찮은 그런 세상이 되었는가? 우리가 청년시절이었던 때는 소위 불온서적도 읽지 못하게 했고, 만일 소유하여 읽거나 가르치면 국가 보안법으로 엄한 처벌을 받았다. 북한의 노래는 입 밖에도 내지를 못했는데 지금은 너무 자유스럽게 된 판국인가?
7,80년대 군사 정권 아래서 민주화라는 미명으로 해방 신학과 민중 신학의 사상적 이념들이 우후죽순처럼 돋아나 성행했지만, 실제 정치적 민주화가 시작되면서 그 사상이 한풀 꺾여 사라지는 듯 보였다. 그러나 경제대국을 이룬 오늘 우리사회의 빈부격차로 말미암은 양극화라는 큰 틈바구니 아래에서 그 이념들이 다시 고개를 쳐들고 있다. 방황하는 청년들 사이에서 그 이념들이 다시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다고 한다.
사회의 부조리와 군사독재 정권에 앞서서 기독교 이름과 하나님이라는 절대 신의 이름을 빌려 정치적 해방과 민주화를 위해 싸웠던 사람들의 부분적 공헌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바가 없지 않지만, 북한 주체사상의 해 묵은 이념으로 오늘의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며 반기독교적인 정신이며 사상적 쓰레기다. 성경적인 원리와 방법을 가지고도 얼마든지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고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 갈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낡아 빠진 이념의 찌꺼기를 모아 가지고 젊은이들을 선동하고 세뇌시켜 김일성 정권이 꿈꾸던 유토피아를 이루겠다는 사상은 위험천만한 일이기에 우리는 그 정체를 밝혀 과감하게 배격해야 한다.
오늘 우리 고신 교단에 속한 그 어떤 교회나 공동체도 북한의 주체사상과 해방신학 그리고 민중 신학을 찬양고무하며 가르치는 정치적이고 이념적인 활동을 하는 것을 용납해서는 안된다. 더더욱 하나님 나라와 공동체성 확립이라는 미명하에 순진한 젊은이들을 유인해서 세뇌시키는 위험천만한 모험을 해서는 안 된다.
필자는 총회 SFC 지도위원장으로 혹시 SFC가 이런 면에 있어서 가장 유혹 받기 쉬운 취약점을 가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 SFC는 신앙의 선배들이 물려준 보배인 강령에 충실하고 그 강령실천을 위해서 헌신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금번 봄 노회 시에 몇몇 노회가 SFC 정신과 이념 노선에 의문을 제기하는 헌의안을 가을 정기 총회에 올렸다는 소식을 접하고 우려하는 바가 크다. 정말 헌의안에 담은 내용이 기우가 되기를 바라고, 60년 동안 개혁주의 노선에 굳게 서서 학원과 국가 그리고 세계복음화를 위해 헌신한 유산들이 시대의 어떤 물결 앞에서도 요동치지 않고 아름다운 유산으로 보존 유지되기를 바라고 있다. 선배들이 물려준 올바른 성경적 가치관과 복음에 대한 열정을 후배들이 조금도 세대차이 없이 전수하여 이 땅에 개혁주의 깃발이 조국 강산과 온 지구촌 구석 구석에 펄럭이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학원과 국가 더 나아가 세계를 하나님의 나라로 세우는 핵심적인 사역이며 활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