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이에게만 겨울방학 숙제가 있는게 아니었습니다.
저에게도 주어진 겨울방학숙제- 그리고 싶을 때 무엇이든 그려보기.
선생님께서 주신 노트에 마냥 행복해하며 100장도 그려보겠다 호기롭게 시작하였습니다.
*지난 여름 다녀온 제주도; 분명 저 그림 속에 말타고 있는 서현이와 유정이가 있는데, 그린이도 절레절레 만드는 그림 실력으로 나무로 덮어져야만 했죠.
*아이들과 산책 때 주워온 솔방울을 그려보겠다며 연필을 잡았는데, 어렵더라고요. 솔방울 그리다 좌절하고 방학내내 애들이랑 씨름하느라 여유 없다 핑계대면 더 이상 그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냥 길 것 같있던 겨울 방학이 끝나고 들려오는 내 동지들의 성실하고 완성도 높은 숙제 완료 소식에 뒤늦게 밀려오는 마음의 부담. 역시 숙제는 밀려서 번개불에 콩 볶듯 하는 것인가라며 첫 수업 전날 애들 저녁만 얼른 챙겨주고 모든 일을 미뤄둔채 식탁에 앉아 번개불에 콩 볶듯 그린 그림들입니다.
* 봄 꽃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목련; 선생님께서 무엇이든 한 붓 그리기 숙제를 주셔서 그려보았는데 그리다 보니 너무 재미있어서 본격적으로 도구 차려 놓고 그리기 시작하였습니다.
* 유정이랑 함께 그린 겨울날의 전나무 숲- 제 마음속 겨울 전나무 숲은 분명 눈이 시리게 멋졌는데요. 입력과 출력의 차이가 큽니다.^^;;;
*추운 겨울을 지나고 땅 속 생명력이 올라오는 이른 봄날의 꿀꽃- 분명 난 눈물나게 아름다운 보라색을 보았는데요. 입력과 출력의 차이가 큽니다.^^;;;
* 서현이 뒤따라 걸으며 등교길에 마주하던 무등산.
내 마음 속 깊이 쏘옥 들어온 그 산이 이 산이 맞는 듯 합니다. 그린이가 만족합니다.^^;
* 그리고 민들레.
*그리고 한 붓으로 그린 이름 모를 꽃
*그리고 요즘 제가 제일 좋아하는 서현이의 모습이에요.^^ 그리고 얼마나 찡했는지 몰라요. 언제 이렇게 컸는지,,,
새벽마다 울던 너를 업고 달래던게 엊그제 같은데 손도 발도 언제 이렇게 커서 첼로를 연주하고 있는지,
지나가는 시간을 붙잡을 수 없어 아쉬울 때, 찍지말고 그림으로 남겨 보아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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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고서현엄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3.03.17 내년에 유정이 입학하고 습식 함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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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장승규 작성시간 23.03.17 고서현엄마 내년도 습식을 할 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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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다인 작성시간 23.03.18 아기자기 그림과 이야기가 참 따뜻합니다^^ 계속 보고 싶네요~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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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고서현엄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3.03.18 다음에도 용기내어 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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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윤서(서은채엄마) 작성시간 23.03.28 이런 재주가 있었다니~~
입력과 출력의 차이가 크단말에 웃었지만
멋지고 부럽네요 매력덩어리 서현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