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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교단일기

아이들 크는 소리

작성자장승규|작성시간23.12.20|조회수153 목록 댓글 4

초등, 아니 전 생애를 거쳐 기억할만한 선생이 있다는 건

참으로 축복받을 일이다.


내게는 그런 선생님이 없다고,

우리 때는 선생님들이 다 이상했다고 생각했는데,

세월이 지나고보니

또 교사가 되고보니

모든 선생님들의 언행이 이해가 가는 건 아니지만

그 모든 선생님들이 이해가 간다.





어쨌든 내게도 인상깊던 선생님이 계셨는데

5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다.

무섭긴 했지만 공정하시고

박학한 데다 모든 것에 만능이신 선생님이셨다.


그래서일까?

선생님께 공부며 그림, 과학과 조소를 잘 배웠고,

행동과 농담까지도

지금까지 각인되어 있다.


독특한 기억으로 남는 것이

선생님이 가장 좋아하신 소리였는데

종이 위에 연필로 글을 쓸 때

종이 사이로 연필과 책상에 부딪히는 소리였다.



딱 딱 다딱. 딱다닥 다닥다닥.

모르스 부호같기도 하고
타자기 소리 같기도 한

그 소리를 좋아하셨다.


그때는 이상하다, 독특하단 생각보다는

선생님이 좋아하시는 소리를

들려드리고 싶단 생각에

책상에 좀 더 부딪히며 썼던 기억이다.






이해라는 건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다.

며칠 전 아이들이 곱셈 구구 문제를 푸는데

아이들이 구구단을 읖조리며 푸는 소리가

얼마나 귀엽고 예쁘던지...
(7×6=? 을 풀려면 7×1부터 외워야 한다. ㅎㅎ)

그러다 문득

'아! 5학년때 선생님도 그러셨겠구나' 싶다.


아이들이 조금씩 커가는 소리...

이것도

지금 ㅡ 이 순간에만 느낄 수 있는 소리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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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시욱 엄마 | 작성시간 23.12.21 채아는 장승규 선생님 말이라며
    옮겨와 해주는 이야기들에
    뭔지 모를 힘과 기쁨이 가득 들어있어요.

    충만한 무엇을 받고 있는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장승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12.22 채아가 너무너무 고맙네요. ^^

    좋은 소식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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