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살이를 왜 가냐고 물어 본다면 몇 가지로 답할 수 있겠고
이 번 3학년은 에포크 수업으로 간 들살이였어요.
에포크로 손으로 하는 일(수공업)을 하기로 하고 몇 가지 주제를 찾던 중 저에게 가장 와 닿았던 것은 대장간에서 일하는 대장장이였습니다. 뜨거운 불에 넣어, 본래 가지고 있던 형체를 완전히 달궈 무르게 한 뒤, 두드리고 두드린 후 또, 불에 달구고, 두드리고 찬물에 치익~담금질을 하면 다른 모양으로 더 단단해지는 마술! 아마도 교사인 저에게 더 필요한 일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아이들과도 꼭 해보고 싶어 찾던 중 낙안읍성대장간을 찾았습니다. 물레나 염색, 볏짚, 농사체험등도 있어 기대했지만 그냥 가볍게 해보는 것에 약간은 실망도 했네요.
그렇지만 신라 때부터 있던 계획도시인 읍성은 참으로 멋졌습니다. 그래서 생각도 못한 옛 읍성에 대한 수업도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모두 다 보고 왔기에 중요한 것들을 짚어만 주어도 아이들 입에서 줄줄 꾀어 나옵니다.
그리고 수업시간에 약간의 정돈 된 상태(?)의 아이들만 봤었을 땐 몰랐던 모습들을 봐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어렵지 않게 잠이 드는지. .아침까지 숙면을 하는지. .편안하게 자는지. .몇 번을 뒤척이는지등, 자는 모습을 보고도 아이를 어떻게 보고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하게했습니다.
또 밥을 하고, 치우고 방을 쓸고 닦고도 여러번~
이럴 때 궂은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아이들,
마다하지 않고 자청해서 하는 아이들,
너무 큰 소리로 이야기하거나
뭐든 제일 먼저 좋은 것을 차지하려하거나
또는 친구를 돕고 기다려주는 아이들까지. .
아이들을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여행중에는 또 다른 모습도 보였습니다.
학교로 돌아가면 해야 할 것들이 더 잘 보였습니다.
그래도 아이들 잘 놀고 잘 보고 자기역할도 잘 해내면서 부모님과 집을 떠나서 하룻 밤, 이틀밤을 잘 지내고 왔고 힘들기도 했지만 작은 산 하나를 넘은 것 같습니다.
읍성 안에만 있을거라 교사혼자라도 관찮을 줄 알았는데. .
온전히 쉴 시간이 없어 조금 힘들었네요.
그래서 2학기에 계획하고 있는 학생들이 모두 함께 가는 들살이가 더 기대되기도 합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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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고서현엄마 작성시간 22.06.16 집 생각이 나지 않을정도로 즐거웠다는 서현이 이야기에 눈꼽만큼 서운했다가 이내 집 생각 안날만큼 잘 지내줬다니 대견했어요.
2학기 전체 들살이도 기대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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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리후유나엄마 작성시간 22.06.17 선생님들께도 아이들에게도 또 부모들에게도 꼭 필요한 때에 꼭 알맞게 찾아온 들살이라 생각이 되어져요. 품에 돌아온 아이들이 참 대견하고 예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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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신부연(윤단오엄마) 작성시간 22.06.20 이미 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선생님의 가슴에 가장 와닿는 것을 찾아서 전해주시려는 모습 참 멋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