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5일은 도빈이의 생일입니다.
광복절에 태어난 도빈이!
무엇을 해방시키려 태어났을까요?
지지난 금요일에 생일잔치를 했는데,
게으른 담임인지라 이제야 글을 올립니다.
도빈이의 웃음을 보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그 웃음에 반해버립니다.
우짰든,
노래를 부르고
축하를 합니다.
위와 같은 열악한 음악 환경 속에서도
요즘의 도빈이는 천상 음악가입니다.
들은 노래를 척척 리코더로 불어내고
얼마전 구입한 소리내기 힘든
트라베르소(플룻 할아버지)를
척척 불어냅니다.
그러더니 요즘은 단소를 가져와서
소리를 내네요.
음악 뿐인가요?
그림은 나름 자신의 세계를 창조 중입니다.
그래서 요즘
모두에게 힙하고 핫한 문도빈 군입니다~~~
엄마가 생일 축하 편지를 써 주셨는데
부끄러운지 읽지 말라해서
뭐 그러마 했죠.
편지를 안 읽어 봐도
얼마나 사랑받고 사는지
얼굴에서 다 보이잖아요?
집에서든, 학교에서든.
우리 도빈이 ,
지난 1년 반동안
얼마나 컸는지 볼까요?
우리 만남의 시작.
코로나니 뭐니 하며 말 많고 탈 많았던,
1학년 입학식.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좀 웃기고 부끄럽지요?)
1학년 3월의 어느날, 면앙정.
4월의 어느 날.
언제나 손엔 꽃을 든 도빈!
기다려라~~~
선생님이 네게 씌워진 마법의 곰가죽을 벗겨줄께~~~~
글자를 배우며 잠의식에서 조금씩 깨어나고
몸을 움직이며 웃음을 찾으며
어느새 글자도 쓸 줄 알게 되고
곰가죽을 벗어 던지고
잠에서 깨어난 눈에는 또렷함이 조금씩!
그게 어찌 학교에서의 힘으로만 가능하겠습니까?
거의 대부분이 집에서 애써주셔서겠지요.
이렇게.
그 힘으로,
잘~~ 잠자고
또 잘 깨어나
또렷한 정신으로
학교에서 공부하고...
만들고,
자유롭게 놉니다.
그러다보니 금새 2학년,
도빈이다움이 드러나네요.
더 이상 꽃을 들지 않아도
꽃같이 활짝 핀 웃음이 늘 머무는 도빈이.
동생들과도 잘 놀고
절대 안 놀 것 같던 친구와도
단짝 친구가 되고
얘들아~~ 니네 사춘기 모습이 보인다, 보여~
뭐 너(혹은 너희)들이 노는 걸 보면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정신세계를 만나게 되지만,
그래도 알지?
너희들은 극구 부인하고 거부할 지라도
난 싸랑하는 거~~
이 학교 올 땐 이리 젊던 선생이
몇년 만에 이리 폭삭 늙었어도
너희들만 밝을 수 있다면,
좀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갈 수 있다면,
가슴벅차 터질 지라도
삶의 걸음, 크게 걸어낼 수 있다면,
좋다!
뭐라도 다 좋다!
생일 축하한다, 싸랑하는 도빈아!
열심히 배우자!
(갑자기???
뭐지??
이 교훈적인 마무리는..ㅋㅋ )
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장승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3.09.09 아이쿠... 절대 부모님이 입힌 곰가죽이 아닙니다요. 요즘 이 물질 위주의 시대가 모든 아이들을 그리 만들지요.
도빈이는 부모님 복이 정말 많은 아이에요. 부모님께 아낌없는 사랑을 받는 걸 매일 느끼거든요.
도빈이를 만나고 가르칠 수 있게 해 주셔서, 또 도빈이가 더 훌륭히 커나갈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가정의 신뢰와 도움이 없었다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을 거에요. ^^ -
작성자박영자(태인승아온아맘) 작성시간 23.09.09 도빈이가 8학년이 되어서 어떤 리코더 연주를 들려줄지 생각만 해도 설렙니다~
아이들의 노래도 더할나위 없이 우렁차네요. ㅎ
참 고맙고 사랑스러운 도빈아 생일 축하해^^ -
답댓글 작성자장승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3.09.12 노래가 우렁차죠? ㅋㅋㅋ
8학년 마침식때, 도빈이를 소개할 말과 도빈이에게 해 줄 말도 벌써 준비해 두었답니다.
잘 품었다가 미래의 어느 날, 잘 전해주도록 노력해 볼께요. -
작성자지율하율라율맘 작성시간 23.09.11 선생님,, 도빈이를 향한 넘치는 사랑~연애편지 잘 보았습니다^^ 도빈이가 가지고 온 씨앗을 살짝쿵 공유하는 느낌이네요...
도빈아 생일 축하해!! -
답댓글 작성자장승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3.09.12 제 사랑을 너무 티 냈나요?
(근데 생일카드는 맨날 까먹고 안 가져다 줘서 거의 포기했다는.ㅜㅜ)
아이들이 가지고 온 저마다의 씨앗을 잘 틔워주는, 그 길을 도와주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