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은찬 아빠 입니다.
돌봄에 관하여 또 다시 말이 바뀌는 상황이 당황스럽습니다.
제도적인 돌봄을 주장해 왔었지만 받아 들여지지 않았고
제도적으로 학교에서 돌봄선생님을 고용하는 것보다는
무등만의 돌봄을 해보자 라고 이야기를 해주셨고
5월 교사회와 만남에서도 그렇게 이야기가 흘러 나왔습니다.
고학년 부모님들께서 품을 내주어 돌봄을 해보자.
9월 임시총회에서도 이렇게 가보자. 잘 되어가고 있다. 은찬이도 돌봄에 참여 하면 좋을거 같다라고 말씀해 주셨고 믿어주시라고 여러분들이 이야기도 해주셨습니다.
9월 임시 총회가 끝나고 한달정도 지나 학교 안에서 새학사에서도 돌봄 장소를 마련해 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기뻐 했습니다.
진짜 무등만의 돌봄 품앗이가 이루어 지겠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 올랐습니다.
무등만의 힘이 이런것인가?라며 혼자 생각했고
이러한 문화에 나도 보탬이 되고 싶어 내년에는 나도 품앗이에 동참하리라 생각했습니다.
헌데 오늘 1학년 방모임이 끝나고 어제 있었던 돌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당황스럽습니다.
올해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만 진행하고 내년부터는 받지 않는 다니요!!
돌봄 하는것도 1학년 선생님 재량이라니요?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누구와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나요?
학부모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나요?
교사회와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나요?
고학년 부모님들과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나요?
내년 1학년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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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유하랑 작성시간 21.11.27 교육예술이라는 단어도 신기한데 "운영예술"도 있구만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민주적운영방식과 "운영예술"은 어떤 점이 비슷하고 어떤 점이 다른지," "운영예술"이 백년전에 슈타이너가 한 말을 정리해놓은 거라면 지금 이 시대에도 유효한 것인지.. 모 이런 점들을 짚어보면 의미있겠다는 생각이듭니다. 안 읽어봤지만, 이걸 읽고 똑같이 따라하는게 잘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운영방식을 만들어내는게 진짜 잘 읽은 거겠죠? 새롭지 않으면 예술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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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장승규 작성시간 21.11.28 무조건 새로운 게 예술일까요? ^^
'빌렘 드 쿠닝'의 그림이 아이들 그림과 유사하지만, 아이들 그림을 다 예술작품이라 하지 않듯이요
Eisner가 얘기한 '감식안'.
우리가 비슷하게 그린 두 그림을 보고 그것을 구분할 수 있을까요?
아이든 어른이든 무얼 배우기 위해선 일단 따라해봐야 배울수 있어요..그걸 모방이라하지요. 유하랑이가 말을 배울 때 엄마 아빠의 말을 따라 배웠듯이요
일단 읽어보시고, 그리고 왜 그렇게 하는지 따라해 보시고 충분히 느끼신 후에야 새로운 걸 찾아보는 것, 그것이 예술의 단계이지요.
공간에는 질서가 있어요.
이전부터 그렇게 해 온 이유가 있을텐데 갑자기 내가 와서 새롭게 바꾼다는 것은 이전에 그렇게 해 온 사람들의 삶과 질서를 무시하는 처사일 수 있어요. 그리고 실은 바꾸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익숙한 방식으로 고치려는 것일 수도 있어요. 내 생각에선 이것이 좋고 모두를 위한 것일 수 있지만, 그것이 정말 모두를 위해 좋은지는 살펴보아야지요. 특히 학교라는 공간에서는 아이들에게 어떤지 살펴보는 것이 최우선이어야 하고요.
새로운 걸 찾는 것과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은 비슷하면서도 많이 다르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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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장승규 작성시간 21.11.28
발도르프 학교는 발도르프학교의 방식이 있지요. 아마도 지금껏 지내오신 경험하신 문화와는 또 다른 문화일 거에요. 그리고 그 문화를 경험하고 그 문화 속에서 아이를 키워보고자 동의하시고 이 학교를 보내셨을거에요.
그리고 말하지 않는 듯 보이는,
이 글들을 불안불안~ 노심초사하며 읽고 계시는,
많은 부모님들 역시,
이 학교에서 지켜오는 그 문화와 분위기 속에서 아이가 자라길 원해서 이곳을 선택했지요. 이 점이 참 중요해요.
그래서 자신의 유익을 위해 쓸 수 있는 돈과 시간을 이 곳의 정서와 문화가 이어지는데 쓰고 계시죠. 심지어는 주말도 반납한 채 학교 일을 하시는 분들을 자주 보시잖아요.
이는 교사들도 마찬가지고요.
그렇지 않다면 교사들 역시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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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장승규 작성시간 21.11.28
오래 계신 부모님들께서 그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처음 왔을 땐 이 학교가 지켜오고자 했던 것들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겠고 따르고 싶지 않고 바꾸고 싶은 게 많았다고... 그런데 7~8년이 지난 이.제.서.야. 그게 뭔지 알 듯 하다고.
7, 8년만에 그 의미를 아셨다니 대단해 보였어요.
20년이 넘은 저 역시도
처음에 이 교육에 대해 반감덩어리였고,
아직도 잘 모르겠고,
지금도 오늘처럼 이렇게 주말에 서울 올라와 배우다보면
'꼭 이렇게 해야 해? 저렇게 하면 안 돼?' 하는 '자의식'이 울컥 울컥올라오거든요.
(나름 좋은 대학 나와서, 대학과 대학원에서 강의도 했었고, 석사 학위도 2개인디... 하며 내가 맞다는 교만도 올라오지요. 아직도 멀었어요, 멀었어...)
문화는 미각과 유사하지요.
그 문화를 이해하는 일,
맛의 진가를 느끼는 일은
시간이 필요한 일일 겁니다.
아이들도 당장은 건강한 엄마표 요리 대신에
밖에서 파는, 내 입맛에 딱 맞는,
취향저격 하는 음식이 좋겠지만
나이가 들어 몸이 내게 말을 걸 때쯤이면 알게 되겠죠, 무엇이 좋은 음식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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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장승규 작성시간 21.11.28 유하랑 어머님은 똑똑하시니 다른 사람보다 빨리 그 의미를 이해하시리라 믿지만,
아마도 이건 모르는 부분을 빨리 묻고
지식을 습득하는 이해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을 통해 진실을 체험하는
지혜의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깊은 맛을 아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지만,
깊은 맛을 내는데는 정성어린 시간이 필요한 법이니까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