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학년 아이들은 월요일에 전교생이 서천으로 떠날 때부터 벌써 마음은 함께 들살이를 시작한 듯 했습니다.^^;
학교 살이 전날 설레서 잠도 설치고, 새벽같이 일어나서 학교에 온 아이도 있었어요.ㅎㅎ
날이 궂어서 예정했던 계곡 물놀이 대신 관방제림 나들이로 변경되었지만 그래도 매우 신난 아이들.
아! 이번 학교살이에는 물빛고운 발도르프학교 김수희 선생님께서 함께 동행해주셨어요. 저기 빨간 스카프의 김수희 선생님, 고맙습니다~
저도 자주 산책하는 관방제림인데
아이들이 있는 관방제림 풍경은 참 새로운 느낌이었습니다.
간단히 열기를 하고
관방제림 끝까지 걸어서 메타세콰이어길에 있는 어린이 프로방스가 우리의 목적지 입니다.
중간에 간식도 먹고
열심히 걸어서 도착한 곳에 붉고 흰 수련이 가득 피어있더라구요.
그러나 아이들의 관심사는 올챙이와 막 자란 개구리 찾기ㅎㅎ
놀다보니 금방 배가 고파져서 싸온 점심 도시락을 먹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서로 김밥과 볶음밥, 유부초밥 등을 나누어 먹는데 보시던 김수희 선생님께서 놀라시더라고요.
혹시 아이들이 전날 밤에 비내리지 말라고 기도를 해서일까요?
날이 흐리고 바람이 불긴했지만 예상했던 비가 내리지 않아서 계곡 못가 아쉬운대로 분수 물놀이를 즐겼습니다.
완전 신나게 놀긴 했는데..
물론 갈아입을 옷은 준비되지 않았습니다^^;
자유를 만끽한 새앙쥐들
고대로 쫄딱 젖은 채로 가방메고 신발 들고 왔던 길을 돌아왔습니다.
학교로 돌아와서 따땃한 침낭 속에서 한숨 잔 뒤에
드디어 찾아온 저녁 요리대회 시간!
요리 시간의 경험들이 빛을 발하는 순간입니다.
정말 먹음직스럽죠?
보이는 것처럼 모두 다 너무나 맛있었답니다.
얼마나 맛있었던지(혹은 오전의 강행군 때문이었는지ㅎ)
그많던 요리들이 싹싹 빈그릇으로 비워졌습니다.
이번 1,2학년들 특히 잘 먹고 잘 뛰어 노는것 같습니다ㅎㅎ
밥을 먹고나니 하늘에 해가 쨍쨍 떴습니다.^^;
참 화창한 날이네요.
불이 준비되었으니
뛰어넘을 일 밖에..
못뛴다던 아이들도 그 한 번의 고비를 넘으니
몇번이고 다시 불을 뛰어 넘습니다.
그러고나니 붉게 타오르는 하늘
그러니 밤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기대하던 담력테스트 시간!
줄서서 짝꿍 손을 잡고 컴컴한 어둠 속을 걸었습니다.
소란스러움으로 들리지 않던 고요함을 들으며
너무 환해서 보이지 않던 어둠을 보며
곁에 있는 친구의 손길에 의지하며 가는 길.
저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정말 귀중한 시간이었어요.
이야기 없이, 손전등 없이 오롯이 어둠을 경험하는 시간.
그리고 한 명씩 굴다리를 홀로 건너왔습니다.
특히 1학년들에게는 무섭지 않을까 했던 걱정과 달리
누구하나 같이 가달라고 하지 않고
용감하게 혼자 가겠답니다.
출발할 때 배웅하고
건너편에서 마중하는
선생님과 친구들이 있어서겠지요.
모두가 어둠 속 터널 건너기에 성공하고
교실로 돌아와 각자의 밤을 맞았습니다.
안녕, 내일 만나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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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다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6.29 어둠 속 터널지나기를 하고 학교로 돌아오며 운좋게(!) 현서와 짝이되어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갑자기 현서가
"선생님,
이 세상에서 제일 큰(위대한인지? 정확히 기억이 안납니다^^;) 숫자는 뭐에요?"
묻더니 혼자 대답하더랍니다.
"0인가?
계속 계속 돌아오니까?"
들살이를 통해 아이들을 또 다른 면에서 가까이 볼수 있는 기회가되어 저도 참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이현서엄마 작성시간 24.06.29 다인 현서도 다인선생님 좋아하는데.... 알찬시간이 되었겠네요~~ 다시 한번 섬세히 살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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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다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6.29 이현서엄마 들살이 내내 투혼하신 이영선생님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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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경미 작성시간 24.06.29 영상속.
재잘거림과 어둠속을 향해 걷는 됫모습을 봅니다.
걱정과 두근거림을 용기로 이겨내고난 뒤 솟아났을 안도와, 뿌듯함이 번지는 얼굴들이 떠올라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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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다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6.29 어른인 저에게도 어둠 지나기는 낯선 경험인데,
다른 친구들 따라 얼떨결에 해낸 아이들도 있지만ㅎㅎ 그 모습이 참 대견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