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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며, 사랑하며

8학년 몽골 마침여행의 추억

작성자박소용|작성시간24.08.08|조회수251 목록 댓글 7

8학년 아이들과  7월 24일부터 8월 2일까지 몽골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마침여행으로 몽골을 생각한 것은 작년 가을 제주 들살이를 다녀온 후였습니다.

대자연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풍경과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 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8년의 마무리 여행에서도 만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몽골에 대한 이야기는 들었지만 

실재로 경험한 몽골의 자연은

아름다우면서도 평화롭고 신비함 그 자체였습니다. 

특히 밤하늘에 쏟아질 듯 환하게 빛나는 별들은

손에 잡힐 듯 아주 가까이 떠 있었습니다. 

떨어지는 별똥별들과 뿌옇게 보이는 은하수

그 아름다운 별들을 마음에 담기 위해 

우리는 오랜시간 동안 하늘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동물 중 인간과 가장 깊은 영혼적 교감을 나눈다는 말은

승마자의 영혼적 상태를 그대로 느낀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말과 함께 동행하면서

두려움을 극복하고 당당하게 자신을 곧추세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말을 탄 후 이틀째까지는 몸 여기저기가 아팠으나 삼일째부터는 적응이 되었고 

대부분의 아이들이 말타는 것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말을 타는 것에 익숙해 지도록 마부들이 함께 했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혼자 힘으로 말을 통제하며

넓은 초원을 달리는 것에 기뻐했습니다. 

 

 

여행의 묘미는 예기치 않은 돌발상황이 생기는 것인데요

이번 여행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게르로 이동하던 중 한시간 넘게 비포장 도로를 달리며 

차와 몸이 하나되어 흔들거렸고

비때문에 불어난 냇물을 두 번이나 버스로 건넌 후

'휴'하고 한숨 돌리는 순간

질척한 흙 속으로 버스가 빠져들어 움직이질 않았습니다.

모두가 힘을 합쳐 밀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목적지를 코앞에 두고 우린 할 수 없이 사방이 막힌 호로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사정없이 덜컹이는 트럭 속에서 몸은 고되었지만

처음 접하는 극적인 사건들에

아이들과 저는 웃음꽃을 피웠습니다. 

초원생활을 하면서는

말을 타고 넓은 들판을 달리는데

갑자기 휘몰아치는 바람과 함께 

천둥과 번개가 치며  매섭게 소나기가 내렸습니다. 

어찌나 비가 요란하게 내리던지 

우린 돗자리까지 뒤집어 써야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함께여서 그런지 

마음만은 안정되고 평화로웠습니다. 

 

 

저녁에 쓸 장작을 미리 패서 준비해 놓고

난로불을 매일 지피면서

자기가 탈 말의 안장을 준비하고 정리하면서 

아이들은 묵묵히 자신들의 몫을 해 나갔습니다. 

 

 

낯선 나라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나

서로 말은 잘 통하지 않았지만

눈빛으로 몸짓으로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몽골 친구들과 공놀이도 하고
어른들과 한데 어울려 배구를 하면서

하나가 되었던 아이들

말을 탈 때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아 마부의 속을 태웠지만

헤어질 때 오르골을 선물하여 감동을 안겨주었던 윤이

이국땅에 온 방문객을 위해 애를 써주는

사람들의 마음이 느껴졌기에 우리 모두는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새로운 자연환경, 새로운 언어, 새로운 음식,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것이기에 그만큼 생생하고 산뜻한 느낌이었을까요?

이번 여행은

낯선 것이 두려운게 아니고

새로운 것, 신선한 것,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예측할 수 없는 돌발적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우리 모두가 안정되고 차분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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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지율하율라율맘 | 작성시간 24.08.11 마지막 사진 감동입니다^^
    선생님 말씀처럼 몽골여행 동안 아이들과 선생님을 지켜준 모든 것들에 감사드립니다!
    몽골에서 경험한 도전과 자기 안의 용기들이 8학년 아이들의 앞으로에 좋은 친구가 되길 바랍니다! 하율이는 생명에 대한 몽골사람들의 문화와 태도에 많이 놀란듯하더라구요...
    귀하고 뜻깊은 추억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작성자솔길최복희 | 작성시간 24.08.20 어느새 학생들이 8 학년이 되어 마침 여행을 다녀왔군요. 몽골에서 보낸멋진 날들이 사진에 담겨있어서 보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선생님을 학교 교사 연수에서 만났을 때 아이들과 어떤 수업을 할까 계획을 세우시던 모습이 눈에 선해요.
    그 때 사진으로 보았던 3학년 학생들이 이리 멋지게 자랐군요.

    선생님과 학생들이 궁금해서 가끔 들어와 기웃거린답니다.
    여행을 잘 마치고 오셔서 기쁩니다.
    남은 한 학기도 잘 보내고 멋진 마침을 하시기를 응원합니다.

    춘천에서 최복희
  • 답댓글 작성자박소용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8.20 아~보고싶은 선생님!
    가슴 한켠에서 가끔씩 그 고우신 얼굴을 떠올리며 어떻게 지내실까? 궁금해 하기도 했는데....
    이리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시고 계셨군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남은 여정 잘 마무리 하고
    한번은 꼭 찾아가 뵙고 싶었던 그 곳 춘천으로 올 겨울엔 꼭 가도록 하겠습니다~^^
  • 작성자솔길최복희 | 작성시간 24.08.24 겨울에 춘천에서 뵈어요~^^
  • 답댓글 작성자박소용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8.24 네~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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