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한북 누리길
마지운
삼송역 5번 출구
마을버스 기사님
모여 있는 우리를
가만 가만 지켜본다.
‘뭐 하는데, 여기들 모여 있나?’
그 눈길 맞추며
빨간 장갑과 집게를
살짝 들어본다.
학생들, 어른들 모여
첫 걸음은 힘차게
아직 한창 공사 중인 곳에
조심조심 걸음을 떼면
임시 버스정류장 앞 횡단보도
초록불 깜박이고
우르르 종종 걸음 옮긴다.
산길로 접어 들기 직전
이제는 한 사람씩만 가는
좁은 길
그리고
나무 계단 앞
마음속으로 하나, 둘, 셋...
세다보니 어느새 103계단
좀 쉬었다 갈까 하는데
“뻐꾹” 소리에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주위 살핀다.
좁은 길 양쪽
산딸기 얼굴 살며시
붉히며 손 흔든다.
반가움에 한 알 따 먹으니
그 맛 참 달근하다.
한참 오르막 걷고 나니
작은 오솔길
누리길 팻말 보니
옛길이란다.
오솔길이 아닌 고갯길
고갯길은 옛 작은 길
한양과 고양을 오가던 사람들
지름길로 사용했던 길
왕의 행차 길이 아닌
백성들 걸었던 작은 길
그 옛날 백성들 삶의 고갯길로
산길 만들어 내었듯
우리도 오늘 여기에
깨끗한 삶의 누리길 만드네
오늘 함께 한 한북 누리길
한 사람 한 사람 이 길 걸어갈 때
북적이는 고양의 누리길로
누구나 찾아오는 코스로
리본 묶어가며 안전하게 걷는 길로
길 위에 사람의 이야기 만들어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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