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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사진

섬 아닌 섬, 화성 우음도

작성자설리|작성시간26.01.06|조회수2,025 목록 댓글 7

 

냉랭한 겨울바람 막아 주지 않는 일망무제 광야.

다행히 구름 한 점 없어 햇살 가득 쏟아지고 걱정했던 바람도 그닥 맹렬하지 않았다.

 

 

 

소의 울음소리를 들었는가.

우음도(牛音島).

 

오래전에 한 살인사건으로 그 이름을 스치듯 들었던 것 말고는 생경하고 낯선 땅.

 

화성에 있는 이 섬은 지금은 섬이 아니다.

시화방조제 축조로 광활한 간척지 가운데로 들어와 갇힌 비운의 땅이다.

광야에 누군가 버리고 간 것처럼 뜬금없는 바위들은 바닷가에서 보는 해식 바위이다. 이곳이 바다였다는 증거다.

 

 

이곳은 사시사철 갈대의 땅이다.

봄철에는 하얀 삘기꽃으로 뒤덮인다. 겨울에는 눈에 띄지 않는 삘기 들판.

봄에 삘기꽃을 보러 올 기회가 있을까.

 

 

산이라기보다는 구릉이 더 맞는 언덕 위 전망대 올랐다.

팔방 거침없는 풍광이다.

조금 전까지 헤집고 다녔던 내 키를 넘는 갈대숲인데 위에서 내려다보니 그저 너르고 보잘것없는 알땅이다.

 

우리는 속세 속에서 사소한 것에 모든 것을 걸고 치열하게 살고 있었다.

먼 곳에서 누군가 들여다보고 있다면 얼마나 치졸한 생태인지.

 

 

갈대 세상인 이곳은 송산그린시티라는 신도시가 들어설 예정이다.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매립했으니, 또 엄청난 비난까지 들으며 강행했으니 뭐라도 만드는 게 옳다. 갈대 구경하자고 매립하지는 않았으니까.

공룡화석이 있는 곳인데 옛 선사시대의 흔적이 사라지는 건 또 애석하지만 말이다.

 

 저 건너는 안산시다.

 

 

 

이곳에서 보는 겨울의 노을이 굉장할 것 같다.

그래도 귀가할 일이 우선 근심이 돼 해 떨어지기 전에 광야를 떠나왔다.

 

 

 

 

 

 

배우 안성기님이 돌아가셨다. 태어날 때 별이 될 생각으로 나오는 사람은 없다.

그는 이후에 스타로 살다가 영원히 별이 되었다.

 

나는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라디오스타, 칠수와 만수, 고래사냥, 실미도, 투캅스, 안개마을, 헤어드레서, 남부군, 인정사정 볼 것 없다, 하얀 전쟁, 축제, 화려한 휴가, 미술관 옆 동물원, 그대 안의 블루, 공포의 외인구단, 기쁜 우리 젊은 날, 겨울나그네, 깊고 푸른 밤, 어우동, 무릎과 무릎 사이.

 

내가 본 안성기 영화의 목록이다.

영화를 좋아하지 않은 내가 저렇듯 많은 목록을 갖고 있을 만큼 그는 우리 영화계에 큰 거목이었고 더 이상 없을 레전드다.

한 시대가 저물어 가는 듯한 허무한 감정이다.

안녕히……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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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테사 | 작성시간 26.01.07 커피잔 들고
    조금 익숙한 연주곡 들으며
    광야의 생생
    쓸쓸한 글과 사진
    아침편지로
    맞춤합니다..
    탁월한
    DJ~~~~~~
  • 작성자앨랜 | 작성시간 26.01.07 우음도
    어딘가 낯선곳으로 간다는건
    떠나기 전부터 설레게 하는데요
    우리나라 곳곳을 다니시는 설리님은 늘 행복하시겠어요.
    새해에도 지금처럼 감동되는 사진 글 늘 올려주시는 여유있으시길 바랍니다.
  • 작성자숲이야기 | 작성시간 26.01.07 모짜르트 클라리넷 협주곡을 들으면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 케냐의 광활한 초원이 떠오릅니다.
    배부른 사자와 기린이 유유히 노닐고,
    메릴 스트립과 로버트 레드포드의 아름다운 사랑이 펼쳐지던 곳.
    그러고보니 로버트 레드포드도 얼마전에 하늘의 별이 되었지요.
    젊은 우리시대의 짝사랑 대상들이 하나, 둘
    세상을 떠나네요.

    나의 탱글탱글한 삶은 얼마나 남았을까?
    10년 정도로 봅니다.
    여기서 탱글탱글의 의미는 두발로 씩씩하게 트레킹 할 수 있는 여력.
    열심히 즐겁게 놀아야겠습니다.

    선곡, 사진, 글 모두가 탁월합니다.
    고맙습니다.
  • 작성자아그녜스 | 작성시간 26.01.08 그기 옆동네
    형도.
    한국의세렝게티.
    광야라고
    우리끼리 이름짓고 겨울이면 여러번갔던곳
    아마도 꽁꽁언 겨울이 더욱더 감동을 주는곳~~
  • 작성자화성대 | 작성시간 26.01.10 와...우음돌.ㄹ 다 다녀 가셨네요..
    여긴 제 고향 입니다.
    어릴때 시화호 생기전
    음도..음도라고 부 르던곳.
    어릴때 농사철에
    음도 아저씨가 생선 한지게를 지고오면..
    어머니는 생선매운탕을 큰솥 가득 끓여서 새참.중식과 함께 막걸리도 한잔..
    돌아가는 음도 아저씨 지게엔 보리쌀이 한짐 지워보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린추억을 회상시켜 주 어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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