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있는 곳이면 전국 어디나 다 있는 벚나무.
충주 하방천변에도 어김없이 환하게 길을 밝혔다.
주말이면 인파가 더 쏟아져 나올 거였는데 내일은 비가 내린다고 한다.
저렇듯 삽시간에 피었다가 비 맞고 삽시간에 지는 건 아닌가 모르겠다.
햇살이 내리든 빗방울이 내리든
아무튼 가장 아름다운 짧은 날들이다.
꽃을 보려 하고 봄 오기를 바랬더니
새우는 찬바람 끝에 겨우 피려 하던 꽃이
덧없이 퍼붓는 비에 그저 지고 말아라.
< 이병기>
우리말을 사랑하지만 이 ‘꽃’이란 낱말은 아주 맘에 안든다.
쌍기역(ㄲ)으로 시작된 된발음에 모음 ‘ㅗ’도 걸맞지 않는다.
마지막 받침까지도 ‘ㅊ’으로 끝나니 부드러운 여운으로 이어지면 좋을 발음을 단호하게 차단해 버린 최악의 단어다.
눈과 마음으로 느끼는 그 아름다운 이미지의 어감을 우리말 ‘꽃’은 철저하게 외면했다.
다른 나라 말을 찾아보니
영어의 플라워부터 일본의 하나, 중국의 화,
독일어는 블루메, 프랑스 플레어, 이탈리아는 피오레.
거개가 부드럽고 상큼한, 꽃이라는 사물의 이미지에 근접한 어감들이다.
우리는 왜 이질적인 ‘꽃’으로 부르기 시작했을까.
윌마 고이치 : In Un Fi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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