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유월/ 미성 김필로
초여름, 유월 좋다
허공의 공연장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나무 좋다
숲의 오솔길 만들어 주는
풀잎과 꽃무덤 좋다
초여름, 6월 슬프다
어떤 이들은 침통하다며 웃는다
어떤 이들은 잘 싸웠다고 앓는다
자연은 다툼 없이 상생하는데
사람의 일은 끝까지 치열하다
너무 초록해서 웃고
너무 초록해서 우는
숲으로 가자
다람쥐 노는 학산 오르자
그대가 뿌린 씨앗들
어두운 곳 밝히고
그대가 지나간 자리마다
풀잎처럼 일어서리라
친구여
초여름, 유월 좋다
널 데리고
그곳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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