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 미성 김필로
텃밭이 생기고
궁금증도 질문도 많아져
호기심 많은 아이가 되기도
철든 어른이 되기도 한다
도회지로 나오기 전까지는
부모님 도와 거침없이 밭일도 했지만
그땐 당연한 거라고 여겼을 뿐
갸들이 이토록 신기한 줄 몰랐다
마트가 밭이 되어버린 현대사회
수고 없이 쉽게 손에 들어오는
시대에 안주하면서
배달로 택배로 신속하고 신선하여도
놀라워할 것도 없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직접 체험하고 체득하는 과정이 실로 경외로워 매번 감탄한다
별 같은 감자 꽃 줄기 아래서
탁구공 같은 새끼들이 옹알옹알 매달린다
저마다 줄기에 별꽃을 달았다
고추. 가지. 오이. 토마토.
땅맛 안 갸들이 천방지축
제멋대로 퍼지려 할 때
멘토가 필요한 시기
둑도 골도 만들어 기둥도 세워고
성벽에 기댈 수있도록 지지해준다
여태껏 외면하고 살았던
타인에 대한 고마움이나
일상의 소중함이 감사가 되는 찰나
내 자람도 기억되어 땀이 솟는다
호미 쥔 손위엔 엄마가
삽이나 괭이 든 손엔 아버지가
그리고 이웃들이 언새
하얗게 노랗게
나비 되어 나타난다
벌레 잡으려다 가만히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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