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화 화장

작성자미성|작성시간26.06.18|조회수14 목록 댓글 0

수채화 화장/ 미성 김필로

화장 하려다가
문득 생각한다

내 얼굴은 중목 아르쉬지*
내 눈은 미젤 물감
내 손은 이오이오 붓
물 칠하고 색을 만든다
뭉치지 않도록
혹은 얼룩되지 않도록
잘 뭉게 주거나 펴주는 건 기본
잘못된 부분은 콕 찍어
경계 없이 닦아 내기도 하고
심지어 지우기까지 한다
눈 주변이나 입술 주변은
각별히 신경쓴다
특히
콧구멍이나 턱선에서 흐르는
목까지는 꼼꼼히 체크한다
젊었을 때는 눈 주변을
자세히 묘사했지만
늙어 화룡점정은 당연 입술이다
이마는 공기원법으로 흐려주고
눈 사이도 채도를 낮추어
전체 분위기를 잡는다
그리고
마무리 감상
튀지 않게 하려는데
맑고 수수하게 하려는데
아직도 기술이 부족한 화장법
어쩜 그리 내 수채화와 꼭 닮았는지

내 얼굴엔 배고픈 한 폭의 수채화가
자라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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