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bookrv.alohagate.com/bookstory/devilsdic.html
에서 옮긴 것입니다.
<악마의 사전> 앰브로스 비어스
'책상은 왜 책상인가 ? 왜 의자라고 하지 않고 책상이라고 부르는가? 이건 왜 담요라고 부르지? 이걸 왜 베개나 세수대야라고 부르지 않는거지? ' 한 번 쯤 이런 생각 해본 사람 ?
피터 벡셀의 <책상은 책상이다>라는 우화집에 보면 이런 궁금증을 견디다 못해 주변의 모든 사물의 이름을 자기가 멋대로 지어부르다 원래 이름을 까먹어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어처구니없는 사나이가 나온다. 언어는 일종의 '약속'인 셈인데, 약속을 한 무리에서 과감히 이탈하는 자유로움을 누리는 듯 보이지만 '의사소통의 혼란'의 세계마저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 것 같다.
그에 비하면 엠브로스 비어스의 <악마의 사전>에 나오는 말들은 그 약속의 뒷편에 공식적인 개념으로 성문화되지 않은 사회적 언어들을 끄집어낸다. 다들 느끼고는 있지만 차마 입밖으로 내지 않는 '세상의 논리'를 사전이라는 형식을 빌어 유쾌상쾌통쾌하게 드러낸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고뇌 Distress - 친구의 성공을 목격했을 때 유발되는 질병.
일기 Diary - 자신의 인생에서 남에게 얼굴 붉히지 않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 만을 매일 기록한 것.
회사 Corporation - 개인의 책임없이 개인의 이익을 얻어내는데 쓰이는 독창적인 도구.
우정 Friendship - 좋은 날씨에는 두 사람을 실을 수 있지만, 사나운 날씨에는 한 사람만 탈 수 있는 배.
경제 Economy - 형편이 되지 않으면서 암소값을 내고, 필요하지도 않은 위스키 한 통을 사는 것.
아는 사람/ 지인 Acquaintance - 물건을 빌려 쓸 정도로 잘 알고 있으나, 물건을 빌려 줄 정도로 잘 알지는 못하는 사람. 가난하거나 하찮은 사람일 경우 '그냥 아는 정도'가 되지만 그가 부유하거나 유명인 일때는 '친밀하다'고 불린다.
영향력 Influence - 정치에서. 상당량의 금화와 바꿀 수 있는 가공의 물건
플라토닉 Platonic - 성불능인 남자와 불감증인 여자 사이의 애정에 대해 바보가 붙인 이름
프라이팬 Frying pan - 여성의 부엌이라는 징벌 장소에서 사용되는 형벌의 도구
치과의사 Dentist - 환자의 입에다 쇠를 집어넣은 후 환자의 주머니에서 동전을 빼내 보이는 요술쟁이.
이것이 한 사람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하니 그 사람의 머릿 속이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앰브로스 비어스는 19세기 중반에 태어났고 미국에서 출생해 처음엔 인쇄 견습공으로 일하다가 1861년 남북 전쟁에 참전한다. 그 이후 본격적으로 글쓰기를 시작했는데 신문기자, 풍자작가, 괴기소설가 등의 전력을 가지고 있다.
미국 생활에 싫증을 느낀 그는 1913년, 당시 판초빌라의 반란으로 시끄러운 멕시코로 떠난 뒤, 미스테리에 싸여있다. 어느 전투에서 살해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만이 있을 뿐이다. 이 책은 1906년에 씌여졌고 그 이후 이와 비슷한 '단어 비꼬기 사전류'의 효시가 되었다고 한다.
겉으로 드러난 그의 생애를 뜯어보면 전쟁 참전, 기자, 작가, 정치판 기웃거리기 등 ... 그 사회의 단면( 혹은 뒷면)을 잘 볼 수 있고, 때로는 어지러운 세상사에 같이 맞물려 돌아가 본 경험이 있는 듯 보인다. 그의 표현 양식을 빌리자면 '쓰레기들' 속에서 단련된 내공이어서 그런지 그의 이런 이야기가 '독설'로 불리지만 사실은 상당 부분 맞는 말이라는 것을 읽는 우리 모두는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선과 악'을 '이분법'이 아니라 하나의 존재에 공존하는 '양면'으로 본다면 이 책의 제목 역시 단어 하나에 담긴 두 가지의 뜻, 아니 그 이상의 의미를 읽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독자에게 준다. 이게 기존 사회의 언어 질서에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질문에는 선뜻 그렇다고 대답할 순 없지만 한 쪽으로 편향된, 내지는 포장된 언어 세계와 균형을 맞추는 의미에서 그의 작업, 또 후세에 그의 뒤를 잇는 독설가들이 해야할 역할이 있을 듯 하다.
언어는 언어 그 자체 만으로 존재하지 않고 그것이 생성, 성장, 소멸되는 인간과 사회 속에서만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결국은 사람과 사회를 재는 단위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사전이 만들어진 20세기 초의 개념적 정서가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는 것은( 기독교적 세계관이나 여성에 대한 시각을 제외하고) 과학이나 기술은 발전했지만 인간 세상 더러운, 어두운 구석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는 얘기에 다름 아니다. 이 대목에서 ' 그래도 역사는 발전한다.' 는 주문을 외워보면서 ...... 만약 비어스가 살아있다면 21세기에 변화하거나 추가할 단어 목록이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궁금하다. 같이 생각해 보자.
가족, 월드컵, 인터넷, 비행기, 독서, 남자 (혹은 여자).....
에서 옮긴 것입니다.
<악마의 사전> 앰브로스 비어스
'책상은 왜 책상인가 ? 왜 의자라고 하지 않고 책상이라고 부르는가? 이건 왜 담요라고 부르지? 이걸 왜 베개나 세수대야라고 부르지 않는거지? ' 한 번 쯤 이런 생각 해본 사람 ?
피터 벡셀의 <책상은 책상이다>라는 우화집에 보면 이런 궁금증을 견디다 못해 주변의 모든 사물의 이름을 자기가 멋대로 지어부르다 원래 이름을 까먹어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어처구니없는 사나이가 나온다. 언어는 일종의 '약속'인 셈인데, 약속을 한 무리에서 과감히 이탈하는 자유로움을 누리는 듯 보이지만 '의사소통의 혼란'의 세계마저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 것 같다.
그에 비하면 엠브로스 비어스의 <악마의 사전>에 나오는 말들은 그 약속의 뒷편에 공식적인 개념으로 성문화되지 않은 사회적 언어들을 끄집어낸다. 다들 느끼고는 있지만 차마 입밖으로 내지 않는 '세상의 논리'를 사전이라는 형식을 빌어 유쾌상쾌통쾌하게 드러낸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고뇌 Distress - 친구의 성공을 목격했을 때 유발되는 질병.
일기 Diary - 자신의 인생에서 남에게 얼굴 붉히지 않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 만을 매일 기록한 것.
회사 Corporation - 개인의 책임없이 개인의 이익을 얻어내는데 쓰이는 독창적인 도구.
우정 Friendship - 좋은 날씨에는 두 사람을 실을 수 있지만, 사나운 날씨에는 한 사람만 탈 수 있는 배.
경제 Economy - 형편이 되지 않으면서 암소값을 내고, 필요하지도 않은 위스키 한 통을 사는 것.
아는 사람/ 지인 Acquaintance - 물건을 빌려 쓸 정도로 잘 알고 있으나, 물건을 빌려 줄 정도로 잘 알지는 못하는 사람. 가난하거나 하찮은 사람일 경우 '그냥 아는 정도'가 되지만 그가 부유하거나 유명인 일때는 '친밀하다'고 불린다.
영향력 Influence - 정치에서. 상당량의 금화와 바꿀 수 있는 가공의 물건
플라토닉 Platonic - 성불능인 남자와 불감증인 여자 사이의 애정에 대해 바보가 붙인 이름
프라이팬 Frying pan - 여성의 부엌이라는 징벌 장소에서 사용되는 형벌의 도구
치과의사 Dentist - 환자의 입에다 쇠를 집어넣은 후 환자의 주머니에서 동전을 빼내 보이는 요술쟁이.
이것이 한 사람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하니 그 사람의 머릿 속이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앰브로스 비어스는 19세기 중반에 태어났고 미국에서 출생해 처음엔 인쇄 견습공으로 일하다가 1861년 남북 전쟁에 참전한다. 그 이후 본격적으로 글쓰기를 시작했는데 신문기자, 풍자작가, 괴기소설가 등의 전력을 가지고 있다.
미국 생활에 싫증을 느낀 그는 1913년, 당시 판초빌라의 반란으로 시끄러운 멕시코로 떠난 뒤, 미스테리에 싸여있다. 어느 전투에서 살해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만이 있을 뿐이다. 이 책은 1906년에 씌여졌고 그 이후 이와 비슷한 '단어 비꼬기 사전류'의 효시가 되었다고 한다.
겉으로 드러난 그의 생애를 뜯어보면 전쟁 참전, 기자, 작가, 정치판 기웃거리기 등 ... 그 사회의 단면( 혹은 뒷면)을 잘 볼 수 있고, 때로는 어지러운 세상사에 같이 맞물려 돌아가 본 경험이 있는 듯 보인다. 그의 표현 양식을 빌리자면 '쓰레기들' 속에서 단련된 내공이어서 그런지 그의 이런 이야기가 '독설'로 불리지만 사실은 상당 부분 맞는 말이라는 것을 읽는 우리 모두는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선과 악'을 '이분법'이 아니라 하나의 존재에 공존하는 '양면'으로 본다면 이 책의 제목 역시 단어 하나에 담긴 두 가지의 뜻, 아니 그 이상의 의미를 읽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독자에게 준다. 이게 기존 사회의 언어 질서에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질문에는 선뜻 그렇다고 대답할 순 없지만 한 쪽으로 편향된, 내지는 포장된 언어 세계와 균형을 맞추는 의미에서 그의 작업, 또 후세에 그의 뒤를 잇는 독설가들이 해야할 역할이 있을 듯 하다.
언어는 언어 그 자체 만으로 존재하지 않고 그것이 생성, 성장, 소멸되는 인간과 사회 속에서만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결국은 사람과 사회를 재는 단위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사전이 만들어진 20세기 초의 개념적 정서가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는 것은( 기독교적 세계관이나 여성에 대한 시각을 제외하고) 과학이나 기술은 발전했지만 인간 세상 더러운, 어두운 구석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는 얘기에 다름 아니다. 이 대목에서 ' 그래도 역사는 발전한다.' 는 주문을 외워보면서 ...... 만약 비어스가 살아있다면 21세기에 변화하거나 추가할 단어 목록이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궁금하다. 같이 생각해 보자.
가족, 월드컵, 인터넷, 비행기, 독서, 남자 (혹은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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