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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과 답변 및 토론

Re:누가 답해줘요. '갈려고'와 '죽든살든'왜 틀렸는지를.

작성자saenae|작성시간02.10.18|조회수225 목록 댓글 0
입말에서 '-려고'형에서 나타나는 ㄹ삽입현상에 대해 요새 고민하고 있는데 반가운 질문을 만나서 답변을 적습니다. 앞으로 논문 쓸 때 질문하신 분의 질문을 소중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려고'는 "모음이나 ㄹ 받침으로 끝나는 동사의 어간에 붙어, 주어가 어떤 행동을 할 의도나 의지를 가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입니다. 사전만 찾아보면 '갈려고'가 틀렸다는 것이 금방 나타나는데, '가(다)'에 '-려고'가 붙은 형이 '가려고'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살(다)'에 '-려고'가 붙은 형은 '살려고' 입니다.

입말에서 '-려고'형에서 ㄹ이 덧나는 경우는 아주 흔합니다. 국립국어연구원에서 펴낸 방송언어 오용사례에서도 아주 흔하게 지적되는 사례였습니다. 맞춤법이나 사전에 대한 관심이 없는 분의 경우 어쩌면 왜 틀렸는지 모르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관찰한 바로는 현대국어에서 동사의 어간과 연결어미가 연결될 때, 즉 실질형태소와 문법형태소가 연결될 때 그 형태가 본래 의미와 관계 없이 유사하게 변화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려고/-라고/-려면 등등 모음으로 끝나는 동사어간과 ㄹ로 끝나는 동사어간에 결합하는 연결어미의 경우가 그러한데, 이 경우는 모음으로 끝나는 동사 어간에도 ㄹ을 보충해서 발음하는 화자들이 많습니다. 질문하신 분처럼 글자로 적을때도 ㄹ을 보충해서 적으시는 분도 계십니다.

이 ㄹ이 왜 들어가는지 생각하는 것이 제 논제인데...우선은 ㄹ이 들어가는 형이 입말에서 자연스럽다는 것이 지적하고 싶습니다. 북한의 조선말대사전에서도 '말체'라고 하여 ㄹ이 삽입된 연결어미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즉, 북한에서도 ㄹ이 들어간 연결어미들을 입말에서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입말에서 자연스럽게 느껴지면 맞춤법에 대한 체계적인 의식이 없이 글씨를 쓸 때 당연히 ㄹ을 더 적습니다.
또 한 가지 생각은 이 ㄹ이 후행 어미의 첫 자음 ㄹ이 덧난 것은 아닌지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 ㄹ음이 다른 ㄹ음과 어떻게 다른 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일종의 유추현상으로 보아 '살려고'형과 '가려고' 형이 비슷하게 변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살려고,갈려고, 먹을려고, 죽을려고...계속 이렇게 나가면 '-려고'의 기본형은 'ㄹ려고'가 되고 유음으로 끝나는 동사어간에서 어간말ㄹ이 탈락한다고 맞춤법을 달리 쓸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죽거나 말거나 상관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죽든 살든'을 제시하신 것이라면 "죽든 살든"(띄어씁니다. 한 단어가 아닙니다)이 맞습니다.사전을 봅시다.

든지 ①무엇이나 가리지 않음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 -든가. ¶ 네가 어딜 가∼ 상관하지 않겠다 / 하∼ 말∼ 맘대로 해. 준말 -든.

준말로 '-든'을 쓴 거라고 한다면 '죽든 살든 상관하지 않겠다'는 맞는 문장입니다.

던은 "지난 일을 회상하거나, 과거의 동작이 완결되지 못함을 나타내는 관형사형 전성 어미"입니다.

"그 아이가 죽던 날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여기 쓰인 던이 바로 그 던입니다. 이 경우는 든이라고 쓰거나 발음하면 맞춤법이나 표준발음법에 어긋납니다.

(물론 그렇게 쓰고 발음하는 분들이 아주 많습니다. 흥미로운 일이지요. 국어학자들이 할 일이 아주 많습니다. 설명해야 할 일들이 정말 많습니다. 왜 그런지, 우리가 왜 그렇게 말하는지...그리고 저같은 국어학자는 그게 잘못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언어는 언중들의 것이니까요. 언중들이 그렇게 말한다면 거기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꼭 설명해야 하는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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