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썼습니다. 카페에서도 같이 보면 좋을만한 내용이라서 카페에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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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있었던 6월 2일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된 어느 신문 기사에서 침묵의 나선 이론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참 흥미로운 이론입니다. 이론의 원리도 참 쉽게 잘 설명하고 있네요. 침묵의 나선 이론은 언론학에서 쓰이는 용어로, 독일 사회과학자 엘리자베스 노엘레-노이만이 만든 이론이라고 합니다. 원어로 'Spiral of Silence Theory'이라고 소개되었는데요. 침묵의 나선 이론이라고 할 때, '침묵'은 알겠는데, '나선'은 뭐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Spiral을 찾아보니 '나선, 나선 모양'이라는 뜻도 있지만, '소용돌이'라는 뜻도 있네요. '침묵의 나선 이론'보다는 '침묵의 소용돌이 이론'이라고 하는 것이 더 잘 이해될 것 같습니다. 'Spiral of Silence'라는 것이 어떤 사람의 영향으로 침묵이 다른 사람에게 급격히 전파된다는 것을 말하니까, 나선이라는 용어보다는 소용돌이처럼 영향을 미친다고 이름을 붙이는 것이 더 이해가 잘 된다고 생각됩니다.
매일경제의 원래 신문 기사를 보실 분은 여기를 클릭하세요.
기사에서 들고 있는 사례를 보겠습니다. 참 비유가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버지가 가족들과 함께 일식집에 간 사례를 생각해보자. 내심 광어가 먹고 싶은 아버지는 메뉴판을 들고 온 직원에게 "여긴 광어가 좋죠"라고 먼저 말을 한다. 직원은 연장자이자 돈을 지불할 능력이 있는 아버지 말씀이니 "그렇다"고 응답한다. 이때부터 침묵의 나선이론은 적용된다. 그러자 눈치 빠른 큰아들도 말한다. "회는 광어가 최고죠"라고. 이 순간 광어라는 어젠더는 주류로 부상하고, 다른 이론은 꼬리를 감춘다.
그런데 만약 돈이 더 많은 할아버지가 나타나서 아버지가 화장실에 간 사이 손자들에게 따로 따로 진심을 물어본다면 `광어`라고 말하지 않는 아이들이 나타날지도 모른다.
여기서 아버지는 어젠더 생성자이고, 메뉴판을 들고 온 점원은 미디어고, 큰아들은 추종자다. 그렇다면 할아버지 역할은 다름 아닌 `비밀선거`다.
물론 할아버지가 적당한 시기에 나타나주지 않는다면 소수 의견은 무시된 채 외식은 끝이 날 수도 있다.
다른 예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직장 상사가 점심에 한턱 내겠다고 부하 직원과 중국집에 갔습니다.
"내가 내는 거니까, 먹고 싶은 것 마음대로 시켜요. 난 짜장면~"
이렇게 상사가 얘기해 버리면, 다른 직원들은 모두 "저도 짜장면 할래요." 혹은 "짬뽕하겠어요." 이 정도로 정리가 되죠. 거기서 만약 "전 오랜만에 탕수육 먹고 싶어요."라고 말한다면, 눈치 없는 사람이 되어 버리죠. '침묵의 소용돌이'를 직장 상사가 일으켰는데, 그 소용돌이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으니 눈치 없다는 해석이 맞는 것이죠.
"침묵의 소용돌이 이론" 참 재미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