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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무협]섭홍생(葉洪生)의 중국무협소설사 - 「기환선협파(奇幻仙俠派)」환주루주(還珠樓主)의 《촉산(蜀山)》계열

작성자瀟湘夜雨|작성시간16.02.06|조회수1,972 목록 댓글 3


「기환선협파(奇幻仙俠派)」──환주루주(還珠樓主)의 《촉산(蜀山)》계열




 

 환주루주의 본명은 이수민(李壽民, 1902~1961)이며, 사천(四川) 장수(長壽) 현(縣)출신이다. 어린시절부터 수많은 책을 읽고 총명함이 남달라 신동(神童)이라고 불리웠다. 장성하면서 불교와 도교에 심취해 선공(禪功)、무술 그리고 명리학을 익혔으며, 여행을 좋아하여 그 족적이 천하의 명산대천(名山大川)에 고루 남아있어, 그 견식이 높고 깊었다.

    


 

  1932년 여름, 이수민은 「환주루주(還珠樓主)」라는 필명으로 천진(天津)의 《천풍보(天風報)》에 장편연재소설 《촉산검협전(蜀山劍俠傳)》을 발표하였는데, 상상외의 반응을 이끌어내어, 여력출판사(勵力出版社)에서 원고를 모아 출판했는데 그야말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 작품은 신화(神話)、지괴(志怪)、환상(幻想)、검선(劍仙)、무협(武俠)을 융합시킨 초장편(超長篇) 장회소설(章回小說)로서, 정전(正傳) 50집(集)、후전(後傳) 5집,총 329회(回),대략 500만자로 이루어진 대작이다.

 

 

  《촉산검협전》의 주요 내용은 아미파(峨眉派)가 산문(山門)을 열어 문도를 받아들이고、하늘을 대신해 도를 행하며(替天行道)、온갓 마귀들을 소탕(掃蕩群魔)하는 기묘하고 환상적인(奇幻) 이야기이다. 간략하게 논하자면 이 작품의 전 5집(集)은 향개연의 《강호기협전(江湖奇俠傳)》의 영향을 깊게 받았으며, 그래서 어느 때에는 무협(武俠)이 등장하고, 어느 때에는 검선(劍仙)이 등장하기도 하여,  그 체계가 이것저것이 뒤섞여 얼핏 난잡해 보이며, 그다지 정제되지 않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6집(集)이후부터 서서히 구태(舊態)를 벗고 변화하기 시작하여, 7집〈정구은환영(晶球凝幻影)/괴규화경마청라곡(怪叫化驚魔靑螺穀)〉을 기점으로, 마치 대붕(大鵬)이 풍운(風雲)을 불러 일으키며, 신룡(神龍)이 벽을 허물고 하늘로 날아올라 구만리 장천(長天)을 향해 비상하듯이 극적인 전환을 보여준다!



  이때부터 촉산검협전은 속세(俗世)무협의 틀을 벗어나, 천편일률적인 강호은원(江湖恩怨)과는 무관한 「또 다른 시공간(時空間)」으로 진입하게 된다.

그리하여 마침내 검선세계(劍仙世界)의 통일된 풍격을 형성하여, 작가의 필봉은 그 어떤 장애도 없이 환상의 세계를 종횡천하(縱橫天下)한다!

 

 참으로, 《촉산(蜀山)》 이 작품은 중국고전문학과 통속문학이 결합한 하나의 기묘한 조합이며 결정(結晶)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삼가 이 작품을 소설의 문체(文體)와 이야기 내용 측면에서 논해보고자 한다.

 

 

         ──그 문채(文采)는 장문성(張文成, 중국의 현대화가)이 그림으로 까지 표현했었던, 당대의 전기(傳奇)문학 〈유선굴(遊仙窟)〉의 변려문(駢儷文)을 병용하여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계승하여 더욱 발전시켰다 할 수 있다.


    ──그 박식함은 이여진(李汝珍, 청대의 저명한 문학가)의 《경화연(鏡花緣)》의 그것보다 더욱 풍부하고 다채롭고 더욱 짜임새 있게 쓰이고 있다.


    ──그 도(道)에 대해서 논하자면 마치 장자(莊子)의 〈소요유(逍遙遊)〉의 대붕(大鵬)이 만리를 비상(飛上)하듯이, 가히 진인(眞人)의 경계에 이르렀다 할 수 있다.


    ──그 선(禪)에 대해 논하자면 불교(佛教)의 《대승묘법연화경(大乘妙法蓮華經)》의 정안법장(正眼法藏)과 무한한 자비(慈悲)에 근접했다.


    ──그 지괴(志怪)함은 중국의 가장 오래된 기서(奇書) 《산해경(山海經)》을 본으로 삼아 환상(幻想)이 극에 이르렀고, 여기에 동방삭(東方朔)의 《신이경(神異經)》、간보(幹寶)의 《수신기(搜神記)》、갈홍(葛洪)의 《신선전(神仙傳)》、장화(張華)의 《박물지(博物志)》、왕가(王嘉)의 《습유기(拾遺記)》 등 기묘한 소재와 신화를 더하여 이야기를 만들어내었다.

 



 이외에도, 이 작품은 당인전기(唐人傳奇)이래로 검협(劍俠)/신마(神魔)소설은 문언(文言)/백화(白話)소설 등을 총망라하여 받아들여 기본골격으로 삼았다. 이기에 밝은 빛이 모여들어 흩어지고(神光離合), 한 화로에 모여들어 녹아드니, 이로서 중국소설계에서 천고(千古)에 보기드믄 기이한 광경이 펼쳐지게 된 것이다!

 

 

  지극히 공정하게 평가하자면, 환주루주의 재화(才華)는 가히 절세적이여서, 자신의 글 속에 심오하고 기이한 분위기를 절묘하게 배치하고, 작중 공포스러운 상황을 조성하는데 있어서도 그 공력(功力)을 들여 배치시키고 있다.

 

이외에도 어떤 대상과 정경(情景)을 묘사함이 탁월하지만, 인물에 대한 묘사에는 비교적 소홀한 부분이 보이긴 한다.

 

 다시 말해서, 그는 선산누각(仙山樓閣)、주궁패궐(珠宮貝闕),혹은 화초충어(花草蟲魚)、기금괴수(奇禽怪獸)를 묘사함에 있어 대단히 치밀하고 높은 수준의 예술성을 지니고 있어, 각각 독특하고 기묘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정사(正邪)간의 쟁투에 대한 묘사는 팽팽한 긴장감과 함께 현장에서 보는 듯한 생동감을 보여주니, 가히 그 붓끝의 움직임이 휘황찬란하고 기세가 등등하여 독자로 하여금 안개속에 빠진 듯한 혼미함까지 느끼게 만든다.

 

 그러나 《촉산(蜀山)》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너무도 많아(대략 천명 정도 된다.) 그 캐릭터 하나하나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기에는무리라서, 환주루주는 최선을 다하려고 했지만, 결국 적절히 재단하지는 못하여서 결국 「한모금에 서강의 물을 다 들이키려는(一口吸盡西江水)」 형국이 되어버렸다!

고로 작품속의 신타을휴(神駝乙休)、궁신능혼(窮神淩渾)、숭산이로(嵩山二老)、선도이녀(仙都二女)、아미칠왜(峨眉七矮)、녹포노조(綠袍老祖)、천치상인(天癡上人)、시비노인(屍毗老人) 그리고 구반파(鳩盤婆) 등 성공적으로 묘사된 배역들을 제외하고, 기타 중요도가 떨어지는 인물들 대부분의 묘사는 모호하고, 그다지 눈에 띄는 특성이 보이지 않는다. 또한 여기에 끊임 없이 이어지는 새로운 사건은 마치 한 파도(波濤)가 잠잠해지기도 전에, 또 다른 파도가 밀려들어오는 형국이니, 지나치게 중구난방이라는 비평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하지만 《촉산(蜀山)》은 유가, 도가, 불가 삼교(三敎)의 사상의 정수를 융하여 고도의 철리화(哲理化)를 이루어내었고, 그 예술적 발휘 또한 탁월한 성취를 이루었으니, 현재까지도 그 누구도 도달하지 못한 독보적인 경지를 이룬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비록 작품속에 몇몇 구조적인 문제가 보이긴 하지만, 이정도로는 결코 (이 작품이 차지한) 중국무협소설의 역사상 대종사(大宗師)의 지위를 위협할 수 없다. (이 부분은 필자의 다른 졸작인〈환주루주 소설의 기관(奇觀)과 생명철학에 대해 논하다(論還珠樓主之小說奇觀與生命哲學) 발췌하였다.〉

 



 한마디로 말해서 《촉산(蜀山)》은 환주루주의 출세작이자 이후 절대 다수의 파생(派生)작들의 원류이며, 이른바 「촉산계보(蜀山系譜)」를 만들어 내었다.

 

    •본전(本傳)──《촉산검협전(蜀山劍俠傳)》정(正)、후전(後傳) 그리고 《아미칠왜(峨眉七矮)》。


    •전전(前傳)──《장미진인전(長眉真人傳)》、《류호협은(柳湖俠隱)》、《대막영웅(大漠英雄)》 그리고 《북해도룡기(北海屠龍記)》。



    •별전(別傳)──《청성십구협(青城十九俠)》、《무당칠녀(武當七女)》 그리고 《무당이인전(武當異人傳)》。


    •신전(新傳)──《촉산검협신전(蜀山劍俠新傳)》、《변새영웅보(邊塞英雄譜)》 그리고 《냉혼욕(冷魂峪)》(일명《천산비협(天山飛俠)》)。


    •외속전(外續傳)──《운해정기기(雲海爭奇記)》、《병서협(兵書峽)》、《용산사우(龍山四友)》、《만황협은(蠻荒俠隱)》、《청문십사협(青門十四俠)》、《대협적룡자(大俠狄龍子)》、《여협야명주(女俠夜明珠)》、《고란이인전(皋蘭異人傳)》、《협개목존자(俠丐木尊者)》、《호조산왕(虎爪山王)》、《독수개(獨手丐)》、《철적자(鐵笛子)》、《흑해아(黑孩兒)》、《백고루(白骷髏)》 그리고 《익인영무쌍(翼人影無雙)》 등.

 


  이상 대략적으로 추산하면, 27종의 환주루주의 작품들이 「촉산계보(蜀山系譜)」에 속한다. 이중 본(本)、전(前)、별(別)、신전(新傳) 들은 「기환선협(奇幻仙俠)」계열의 작품이며, 외(外)、속전(續傳)은 무협(武俠)이 위주이고 검선은 그다지 비중이 높지 ( 사실 구색을 맞추는 정도) 않고, 심지어는 전혀 선기(仙氣)를 찾아볼 수 없는 순수한 무협소설도 있다. 이 양자(兩者)간의 성질과 내용의 구별은, 《촉산(蜀山)》계열의 작품들에서 수차례 예고된 이야기의 종착점──「500년간의 여러 신선(神仙)들의 겁운(劫運)五百年群仙劫運」 혹은 「도가사구천겁(道家四九天劫)」은 필연적으로 정사(正邪)의 대결전(大決戰)을 예고한다──「아미삼차투검(峨眉三次鬪劍)」로 나뉘어 진다.

 

 하지만 기이한 점은, 《촉산(蜀山)》전후편을 쓰고 나서 20년간, 작가는 「아미삼차투검(峨眉三次鬪劍)」까지 이야기를 진행시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내용은 분명히 「촉산(蜀山)──청성유사(青城遺事)」의 《운해정기기(雲海爭奇記)》에 속하고, 이 작품은 일찌감치 1937년 《신북경보(新北京報)》에 연재발표 되었었다. 분명히 환주루주 본인에게는 그 나름대로의 구상이 있었으며, 오른 손으로는 세상을 벗어난(世外) 무협, 즉 《촉산(蜀山)》、《청성(青城)》 본사(本事) 위주 계열의 작품들을 쓰려 했고, 왼손으로는 세속을 다룬 무협, 즉 《촉산(蜀山)》、《청성(青城)》 유사(遺事)위주 계열의 작품을 쓰려했고, 이런 두가지 상반된 양식의 작품들을 병행하여 집필하여 성공하려 한 것은, 작가 본인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천하무림(天下武林)」에 대한 장쾌한 도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환주루주의 야심은 너무 지나치다는 평가를 면할 수 없었다. 결국 《촉산(蜀山)》、《청성(青城)》이 두 작품의 내용이 점점 늘어나면서, 작가 스스로도 완결이 불가능할 지경에 이르렀고, 여기에 수백만개의 글자로 이루어진 공전(空前)의 파생(派生) 대작들 ── 《운해정기기(雲海爭奇記)》、《병서협(兵書峽)》(운해후전(雲海後傳))등은 모든 백만자 이상의 글자로 이루어진 대작들이다.───만들어내게 된 것이다.

 

 이로서 알 수 있는 점은, 작가일생의 대표작인 《촉산(蜀山)》、《청성(青城)》이 결국 미완(未完)의 걸작으로 남게 된 원인은, 작가 스스로 자신의 역량을 분산시켜, 자신의 통제를 벗어난 곁가지?들을 너무 많이 만들어냈다는 것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환주루주가 휘둘렀던 태극검(太極劍, 무협소설에 끼친 영향력)의 범위는 가히 측정할 수 없을 정도 광대하다는 것이다. 50년대 이후의 무협작가들은 마치 「만유인력(萬有引力)」에서 탈출 할 수 없는 것처럼, 모두들 「무협백과사전(武俠百科全書)」인 《촉산(蜀山)》에 의지할 수 밖에 없었다. 심지어는 소설속 등장인물들의 명호(名號)조차도 환주루주의 원판(原版)에서 차용하였다. 예를 들자면,

 


    ──양우생(梁羽生) : 《용호투경화(龍虎鬪京華)》의 심여신니(心如神尼),《강호삼여협(江湖三女俠)》의 독룡존자(毒龍尊者),《빙천천녀전(冰川天女傳)》속의 「혈신자(血神子」;


    ──와룡생(臥龍生) : 《비연경룡(飛燕驚龍)》의 「백발용녀(白髮龍女) 최오고(崔五姑)」,《금검조령(金劍鵰翎)》의 「장미진인(長眉真人)」;


    ──사마령(司馬翎) : 《검기천환록(劍氣千幻錄)》의 「백미화상(白眉和尚)」、「존승선사(尊勝禪師)」,《검신전(劍神傳)》의 「원장로(猿長老)」와「천잔(天殘)、지결(地缺) 이로괴(二老怪)」;


    ──반하루주(伴霞樓主) : 《금검용매(金劍龍媒)》의 「신니(神尼) 우담(優曇)」,《청등백홍(青燈白虹)》의 「인대사(忍大師)」、「고죽노인(枯竹老人)」;


    ──고룡(古龍) : 《대기영웅전(大旗英雄傳)》의 「구자귀모(九子鬼母)」,《철혈전기(鐵血傳奇)》의 「수모(水母)」 등;


    ──동방옥(東方玉) : 《동심검(同心劍)》의 「구반파(鳩盤婆)」 등등,적지 않은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있다.

 


 이외에도 《촉산(蜀山)》에 등장하는 각종 진경(真經)、비급(秘籍)、신장(神掌)、현공(玄功)、영약(靈藥)、이수(異獸)、기금(奇禽)、괴사(怪蛇) 및 능공허도(淩空虛渡)、천리전음(千裏傳音)、진법묘용(陣法妙用) 등은 일일이 예를 다 들 수도 없다. 후세에 끼친 영향력은 지대하기 그지없어 우리는 겨우 그 일부분 만을 볼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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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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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히스토리아 | 작성시간 16.02.07 언제쯤 이걸 읽을 수 있을 정도의 중국어 실력이 갖춰질지 모르겠네요.
  • 답댓글 작성자瀟湘夜雨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02.08 현지인들도 이 작품을 읽을려면 만만치 않은 인문학적 소양을 갖춰야 할 겁니다. 그런면에서 히스토리아님께서는 조금만 중국어 공부를 하시면 오히려 중국인보다 더 용이하게 읽으실 수 있으실걸요.
  • 작성자와롱 | 작성시간 25.07.09 촉산 읽어야 하는데 쉽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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