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 사고현장서 고급 기술사 3명이나 사망
D, E등급 판정 구조물 철거보수기한 설정하고
독립된 민간 포렌식 엔지니어링 설립되어야
지난 5월26일 서소문 고가 붕괴 사고로 사망한 3명의 전문 기술사 및 특급기사에 대해 사회적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철거작업을 수행하는 흥화의 현장 소장 이충헌씨가 사망했으며 건설사업관리단이며 감리를 담당한 수성엔지니어링의 안재원 기술사(토목시공), 구조안전진단을 위해 우리나라 건설 구조물 안전 진단 분야의 대부로 평가되는 한국구조물안전연구원 대표이사 이채규원장(기술사,62년생)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모두가 단순 잡역부나 현장 근로자가 아니라 건설 현장을 책임지고 평가 진단하는 고급 기술자들이 3명씩이나 사망했다.
사고원인 조사 중이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국토안전연구원, 재난안전연구원등 재난안전에 대한 건설현장의 모든 진행과정을 엄중하게 정립하여 정부는 제도개선을 위한 사례로 활용될 필요가 있다.
기술사들은 설계부터 시공, 감리, 철거까지 건설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관여하고 있다. 이채규 기술사의 경우 사고 전날 야간 철거작업중 붕괴위험이 높다는 판단 아래 작업을 일시 중단하고 긴급하게 붕괴위험도를 확인하기 위해 지극히 위험도가 높은 현장에 호출되었다. 현장에서 작업하던 인력들도 위험도를 매우 심각하게 인지했다고 단정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한국기술사회 김상귀 회장은 “검,경찰등의 사고 조사는 세세한 사고경위에 대해 기술사들에게는 정보가 공유되지 않고 제도적으로도 미흡하다, 사고조사위가 꾸려지면 대부분 학계나 행정중심으로 이뤄지며 기술사들의 의견은 존중되지 않는다.”라면서 “D등급이나 E등급으로 붕괴 위험도가 높은 곳에 진단을 하는 것은 죽음을 앞에 둔, 전쟁터에서 지휘하는 중대장과 같다. 사고가 나면 책임성 처벌만 하고 사전에 지적한 안전실태와 문제 해결에 대해서는 생략하거나 행정 편의주의로 처리하여 공신력도 떨어지고 사고위험이 반복되고 있다.”라고 지적한다.
D등급 이상 판정을 받았어도 예산등의 이유로 방치하거나 적정시기를 놓쳐 등급판정에 대한 신뢰성이 상실되고 있어 판정 후 철거 기한을 명확하게 설정하는등 제도개선이 산적해 있다.
김상귀 회장은 “현재 우리나라의 초특급 기술사의 지위가 하향 평준화되었다.최근 고용노동부의 기술사 취득 자격요건에서 현장 경력을 축소한다는 의미도 기술사의 능력을 축소시키는 법적 행위이다. 단순히 청년고용 확산을 위해 기술사 자격요건을 완화한다는 것은 모든 건설 현장에서 레지던트 의사에게 생명을 맡기는 형태와 같다.”고 강력히 비판한다.
청년일자리를 위한 기술사의 제도개선을 위해서는 사전에 이공계가 왜 무너지고 있는지 취직분포의 현실과 일자리 구조에 대한 정밀조사부터 해야 한다는 것이 기술자 집단의 목소리다.
사고가 나면 감리자와 공사감독은 처벌로 직행하기 미련이다.
동일한 사고가 개선되지 않고 반복되고 있는 것은 사고발생시 원인 규명이 불투명하고 책임 소재도 명확하지 않아 조사 결과의 신뢰도가 떨어져 있다. 결과적으로 사고원인에 대한 결과 값이 불투명하여 이를 정책이나 제도적으로 개선점을 보완하지 않아 사고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정직한 포렌식엔지니어링이 시급히 정착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포렌식 엔지니어링은 구조물, 교량, 터널, 건축물, 기계, 전기설비, 재료, 제품등의 붕괴, 파손, 화재, 침하, 균열, 누수등 사고 원인을 공학적으로 규명하고 책임 소재와 재발 방지 대책 및 법적 분쟁까지 정리하는 사고조사기법이다,
사고원인은 설계문제를 비롯하여 시공문제, 재료와 열화문제, 유지관리 문제와 지진, 강풍, 화재등의 외적 변화를 점검하고 진단하는 조사기법이다.
수자원공사 물인프라연구소장을 지낸 신동훈 박사는 지난 23년 포렌식 엔지니어가 건설사고의 원인, 발생과정 및 결과에 이르기까지 사고발생의 히스토리를 밝히는데 필요한 과학 및 공학기술의 활용, 법률적 및 윤리적 고려사항 등에 관한 종합적 길잡이인 <포렌식 건설사고조사 가이드라인>을 출간하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포렌식엔지니어링 기법을 앞세워 건설사고 원인 규명과 장기화된 분쟁 구조에 변화가 예측되는 건설공학의 과학적 분석을 기본으로 하는 (사)한국건설포렌식협회(회장 구본민)가 설립되었다.
우리나라에서 포렌식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안전보건공단이 사고조사에서 일부 활용되고 있지만 민간영역으로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
이미 독일, 미국, 영국등은 독립된 민간 포렌식 엔지니어링 회사가 확산되고 있으며 보험사, 법원, 정부기관은 전문 포렌식 엔지니어를 상시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고조사 결과는 설계기준과 법규 개정에도 반영되고 있다. 그러나 포렌식 엔지니어는 일반 설계사보다 높은 실무경력(10-20년)을 요구하고 있어 실패 사례 경험이 핵심적인 경쟁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포렌식 건설사고조사를 번역 출간한 신동훈박사는 “ 국내 재난안전 사고에 관해 표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기관마다 의견 충돌이 잦다, 또한 각 기관의 요청에 의해 조사에 참여하는 전문기술자들은 사고원인에 대한 견해차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사고현장의 발주기관이나 대기업들은 국내 전문가에 대한 신뢰도를 보완하기 위해 외국계 전문가를 초빙하여 조사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우리나라 건설산업의 신뢰를 저하시킬 수 있어 재고되어야 한다. 포렌식엔지니어링은 정치적 선거판에서 선거관리위원회와 같은 지위다. 객관성과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는 미국이 잘 운영되고 있다. 정부도 중요하지만 보험사에서도 연구 투자를 통해 포렌식엔지니어링 협의체와 공동연구가 필요하다, 분야별 이공학 전문가는 물론 환경학, 기상학, 법학, 회계학, 경제, 경영의 전문가들도 함께 참여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환경국제전략연구소 김동환 박사는 “급속적인 산업발전을 통해 경제적 선진국은 되었지만 열풍과 같은 동시 다발적으로 추진된 건설현장이 노후화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건설, 반도체, 조선분야의 기술력은 해외 기술 수준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사고 원인조사 및 결과에서는 독립적인 기관이 없어 국토안전연구원등 기관마다 결과 값이 제각각이다. 결과 값에 대해 법적 대응 및 보험조사등에서 큰 신뢰성을 얻지 못하고 있다. 사고 현장 조사 중심에서 예방형 포렌식 시장확산과 실퍠한 사례 연구를 집약하여 기술적, 법적(보험) 진단이 공신력을 얻어야 한다, 재난안전이 반복되고 확산되는 현실에서 실패 경험이 축적된 전문가들의 건강한 비판적 개선책이 신속히 마련되어야 한다. 건강한 지성인으로 구성된 기술전문가가 집단을 구성하여 관과 민이 통합 운영하되 정치에 휘둘리지 않는 독립된 조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라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환경경영신문 https://ionestop.kr// 이현동 전문기자, 상하수도기술사, 공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