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가는 이유
산에 가는 것은 밥 먹는 것과
같아야 하고
잠자는 것과 닮아야 한다.
번개 치는 날도,
천둥 우는 날도
산 타는 일이 처갓집 가듯
당당해야 한다.
소낙비 억수로 맞고 어질어질 취해
산 내려옴도 술 먹는 날인 양
자주 있어야 한다.
발가벗고 발길 닿는 대로
능선 쏘다니는 일도
여름 찬물 마시듯
부담 없어야 한다.
노는 날
날 빛 고루 환한 날 택해
요란한 산 여럿이 감은
빛 좋은 개살구 된다.
산 가는 일은
별식 같아 선 안 된다.
바람 불어도 산 가야 하고
가슴 뛰어도 산 올라야 된다.
기쁨 돋을 시나 슬픔 잠길 때만
가는 산은 절름발이 산행이다.
산 가는 것은 잠자는 것과
같아야 하고,
밥 먹는 일과 닮아야 한다.
- 성락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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