最後의 證人(11)- 유즈키 유우코(柚月裕子) 원작, 도라 번역

작성자도라|작성시간12.07.20|조회수67 목록 댓글 7

얼마나 그렇게 하고 있었을까? 바닥에 주저앉았던 코지는 시선을 느껴 눈을 떴다. 바닥에 누워 있는 채 미츠코가 코지를 보고 있다. 헝클어진 머리가 얼굴을 가리고 있다. 코지는 살짝 머리를 올려주었다.

나 이제 그 아이 곁으로 가는 거네

미츠코가 중얼거렸다.

나 혼자 놔두지 마

코지는 매달리듯이 말했다. 이 집에서 혼자만 살아가는 인생에 무슨 기쁨이 있겠는가?

미츠코는 천정을 올려다 봤다.

그 아이, 정말 신호무시를 하지 않았겠지

코지는 깜짝 놀라 미츠코의 얼굴을 들여다 보았다.

뭔 소릴 하는 거야. 스가루는 죄가 없다고 믿고 여기까지 왔잖아, 엄마인 당신이 의심하면 안 되지

의심하는 게 아니고. 스가루는 신호무시는 안 했다고 믿어. 다만, 진실을 알고 싶어. 우리가 믿어온 것이 틀림없는 것이고, 스가루의 잘못이 아니라는 확실한 증거 말이야

머리 속에서 술집에서의 시마즈의 언동이 되살아났다.

--- 그건 운이 나빴다. 살아 있는 인간이 유리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선택하는 게 왜 나빠.

울분으로 주먹을 꽉 쥐었다. 상처받은 손에 아픔이 몰려왔다.

스가루는 잘못이 없어. 시마즈와 경찰이 한패가 되어 사실을 은폐한 거야

무의식 중에 말을 해버렸다.

미츠코는 의외의 표정으로 코지를 봤다.

뭔가 알고 있는 거지?”

제 정신이 들어 입을 닫았다.

코지의 표정에서 뭔가를 알아냈는지 미츠코는 바닥에서 일어나 앉으며 코지의 팔을 잡았다.

뭔가 있었지. 그렇지?”

코지는 미츠코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6년간 스가루가 덮어쓰고 있던 혐의를 벗기기 위해 둘이서 노력해 왔다. 그리고 지금 스가루의 억울함이 명확해졌다. 그건 진실을 쫓아다닌 두 사람에게는 기쁜 일이다. 이것이 몇 일 전이기만 했어도 주저 없이 미츠코에게 모두 말해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진실을 말해주면 미츠코는 어떻게 될까? 아들의 억울함을 기뻐하기 보다 사고의 진실을 은폐한 사람들에 대한 미움이 더욱 증가할 것이다. 그 미움이 병을 키워 죽음이 더 가까워질 것이다. 이대로 심적 혼란 없이 치료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이 남편이며 의사인 자신이 해야 할 일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입술을 실로 꿰맨 듯이 열 수 없었다.

미츠코는 코지에게 강하게 매달렸다.

여보, 부탁해. 알고 있으면 말해 줘요. 숨기지 말고. 진실을 모른 채 죽고 싶지 않아

미츠코에게 거짓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건 자신이 제일 잘 안다. 진실을 알릴 수 밖에 없다.

코지는 오늘 술집에서 본 상황을 미츠코에게 말해 주었다. 이야기하고 있는 도중 미츠코는 섬뜩할 정도로 조용했다. 듣고는 있는 건지 순간 불안했으나, 깍지 낀 손가락 끝이 가늘게 떨리고 있는 것으로 말을 듣고는 있다고 짐작 되었다.

스가루를 죽인 놈은 술과 여자를 즐기며 편안히 살고 있어. 경찰도 검찰도 같은 족속이야. 모두 저희들만 위해서 한데 몰려 열 살 밖에 안 된 어린애에게 죄를 뒤집어 씌웠어

언젠가, 분노는 입에 올리지 말라는 말을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있다. 입에 올린 순간, 분노가 2, 3배로 증폭되어 입에 올린 사람을 괴롭힌다. 말로 표현하지 말고 마음 속에서 냉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써 있었다. 그때는 그냥 읽고 지나갔으나 지금은 그 말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시마즈의 행동을 입에 올린 순간, 분노가 더욱 거세게 가슴으로 치밀어 올랐다. 냉정을 되찾으려 했으나 잘 조절되지 않는다. 거울을 본다면 전혀 보지도 못했던 자신의 얼굴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코지는 바닥에 앉은 채로 침대에 등을 기대었다.

모두 이야기했다. 미츠코에게 숨긴 건 하나도 없다.

몸 안이 텅 빈 감을 느꼈다. 잠깐 동안 아무 말 없이 허공을 쳐다봤다. 미츠코도 코지 옆에서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밖이 밝아왔다. 신문 배달하는 오토바이 소리가 들려왔다. 긴 밤이 밝았다.

미츠코는 천천히 얼굴을 들었다. 코지도 얼굴을 들었다. 눈이 마주친다. 미츠코의 눈에서 침착함이 보인다. 미츠코는 한마디 한마디 끊어서 말을 했다.

시마즈를 죽일 거야

말의 뜻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는 코지에게 미츠코는 다시 한번 같은 말을 반복했다.

, 시마즈를 죽일 거야. 이대로는 가만 놔두지 않아

두 번째가 되어 겨우 말의 의미를 이해했다. 이해는 했으나 현실감이 없었다.

무슨 말이야?

코지는 실소했다.

자포자기해서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달랐다. 미츠코의 눈은 진지했다.

시마즈를 죽게 해서 스가루에게 그 죄를 갚게 할 거야

미츠코는 여자를 무기로 해서 시마즈에게 접근, 호텔에서 두 사람이 됐을 때 시마즈를 살해하겠다고 한다.

시마즈는 날 몰라. 나라면 할 수 있어

코지의 안색이 변했다. 어떻게 시마즈를 죽일 방법이 이렇게도 술술 나온단 말인가?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는지 알게 되면 사람은 금방 이렇게 그 생각하는 바가 정리되는 것일까?

그러나, 라고 코지는 생각했다. 평상시부터 상대를 죽이겠다고 생각해왔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머리 속에서만 세운 계획이 자신의 나머지 짧은 수명을 알고 나서 한꺼번에 현실이 된 것이라고 한다면, 미츠코의 생각은 본심이다.

바보 같은 짓을

미츠코의 말을 웃어버리려고 했다. 그러나, 미츠코는 말을 듣지 않는다. 시마즈 살해계획의 구상을 다듬는다. 그 얼굴은 얼마 안 가서 생명의 불이 꺼지려 하는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눈에서는 강렬한 빛을 발하고, 볼은 흥분으로 붉게 물들어 있다. 뭔가에 취해 있는 듯이 황홀한 표정을 하고 있다.

미츠코는 코지의 손을 꽉 쥐었다.

, 할거야. 시마즈를 죽일 거야

잡은 미츠코의 손에 코지는 깜짝 놀랬다. 뜨겁다. 이마에 손을 대본다.

열 있는 거 아냐. 약 먹고 쉬지. 내일이라도 무라세에게 같이 가자고

미츠코는 이마에 얹은 손을 매정하게 뿌리쳤다.

, 병원에 안 가. 수술도 안 받아

느닷없이 소리쳤다.

무슨 소리야. 그런 짓 하면 정말 죽어

미츠코는 물러서지 않는다. 되받아 친다.

늦건 빠르건 난 죽어. 그 전에 시마즈를 보낼 거야. , 그때까지 절대 안 죽어

생각을 바꾸도록 코지는 필사적으로 설득한다. 그러나, 미츠코는 머리를 저으며 조용하지만 확고한 자신이 들어 있는 목소리로 말을 했다.

스가루의 7주기에 시마즈를 만난다는 게 우연이라고는 생각 안 해. 틀림없이 스가루가 당신과 시마즈를 만나게 한 거야. 난 잘못한 거 없어. 그 놈이 범인이야. 내 원통함을 풀어줘, 라고

미츠코가 자신과 동일한 생각을 했다는데 놀란다.

당신도 라고 하며 미츠코는 코지의 눈을 봤다.

나라면 할 수 있겠지

커튼 사이로 아침 햇살이 들어온다. 밝은 빛이 미츠코의 얼굴을 비춘다. 눈이 부셔서 눈을 가늘게 떴다.

사람은 죽기 전에 눈이 휘둥그래질 정도로 아름다워진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지금의 미츠코가 정말 그랬다. 눈앞의 미츠코는 남편조차도 눈을 뺏길 정도로 아름다웠다. 원래의 단정한 용모에 더해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의 사명을 다 하겠다는 높은 기품을 갖추고 있다. 그런 모습은 보는 사람을 압도했다.

이렇게 행복해 보이는 미츠코를 본 게 오랜만이었다. 두 번 다시 이렇게 생기발랄한 모습을 볼 기회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스가루가 살아 있을 때와 같은 미츠코를 볼 수 있다면 미츠코의 계획에 동의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그러나, 코지는 즉시 생각을 바꿨다.

시마즈를 죽이면 복수는 한다. 그러나, 그리 되면 미츠코는 살인자가 된다. 시마즈와 동일한 종류의 인간이 된다. 7주기를 맞아 시마즈와 맞닥뜨리게 된 것은 정말 스가루가 자신과 시마즈를 만나게 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스가루는 미츠코가 시마즈를 죽일 건 바라고 있지 않다. 자기 엄마가 살인자가 되길 바라는 아이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코지는 미츠코의 손을 잡고 가슴 속 생각을 전했다. 미츠코는 코지의 이야기를 안 듣겠다는 식으로 듣고 있다가 스가루의 이야기가 나오자 슬픈 듯이 머리를 떨어뜨렸다.

잠시 둘 다 움직일 줄 몰랐다. 아무 말도 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실내에 움직이고 있는 건 침대 옆에 놓여 있는 디지털 시계의 숫자뿐이었다.

시계에서 알람이 울렸다. 7다. 오늘도 환자가 기다리고 있다. 일하러 가지 않으면 안 된다.

코지는 이 이야기는 이제 끝이야 하는 의미로 미츠코의 손을 꽉 잡아주곤 일어서려 했다. 그 손을 미츠코가 다시 잡았다. 코지는 미츠코를 봤다. 미츠코는 코지를 올려다 보고 있다.

괜찮아. 그 애의 원한을 갚을 수 있어

코지는 화가 났다.

내 말 못 들은 거야!

미츠코는 고개를 젖고 코지를 쳐다보며 믿을 수 없는 말을 했다.

코지는 눈을 크게 떴다.

당신은 자신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아는 거야!

미츠코는 코지를 응시했다. 그 눈에는 제발 이라는 뜻이 담겨 있었다.

, 이대로는 죽어도 죽을 수가 없어. 저 세상으로 가도 그 애를 만날 수가 없다고. 그 애를 자신 있게 만나고 싶어. 부탁할 게. 내 마음대로 하게 해줘

코지는 미츠코의 손을 강하게 뿌리쳤다.

바보 같은 소리 하지도 마

미츠코는 코지의 바지에 매달렸다.

부탁해. 여보. 스가루를 위해, 그리고, 우리들을 위해 시마즈에게 복수하게 해줘

미츠코를 내려다 본다. 코지를 올려다 보는 눈에는 누구도 바꿀 수 없는 굳은 결의가 차 있다.

본심이야?

코지가 묻는다.

미츠코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게 내 최후의 희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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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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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어른아이(김원주) | 작성시간 12.07.21 뭔가 반전이 있을듯한데......?
    시마즈가 범인이라면 너무 싱거운데요.
  • 답댓글 작성자날씬녀 | 작성시간 12.07.21 시마즈가 범인임에 심증이갑니다. 여기서 빠져나가려고 어떤 거짓변명을 늘어놓을지..?
  • 답댓글 작성자도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2.07.21 뻔한데도 지금까지는 아무 죄도 받지 않고 있지 않습니까?
    왜 그럴까요? 이런 곳에 추리소설의 재미가 있지요.
  • 작성자어른아이(김원주) | 작성시간 12.07.21 근데 시마즈가 아닐거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예를들면 당시에 운전하던 사람이 아들이었을 수도 있고, 부인이었을 수도 있고
  • 작성자날씬녀 | 작성시간 12.07.22 여러가지 변수가 있을것 같지요? 암튼 ! 다음편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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