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 장
1.
도츠가와 경위가 관심을 둔 것은 전 공무원인 가쿠라이 다케시라는 인물이었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가쿠라이 다케시의 경력도 관심거리이지만, 더욱 흥미를 느끼는 건 나카가와
호텔지배인이나 직원의 증언에 의하면 가쿠라이 다케시와 나카가와
그 후 나카가와
아와시마의 호텔에서 첫 대면의 둘이 우연하게 만나 친해졌는지, 아니면 둘이 전에부터 알던 사이였고, 사전약속 하에 호텔에서 만난 것인지의 의문을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다.
도츠가와 경위는 경찰청에 부탁하여 가쿠라이 다케시의 경찰청 내에서의 자세한 경력을 가르쳐 달래려고 했다. 그러나, 경찰청에서는 도츠가와 경위에게 그에 관한 정보를 가르쳐 주길 꺼려했다. 할 수 없이 도츠가와 경위는 미카미 본부장을 통해 경찰청에 정보공개요청을 한 결과 겨우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가메이 형사와 함께 그의 경력을 조사하던 중, 특정 항목을 보고 무의식 중에 눈을 크게 뜨고 말았다. 그건 바로 가쿠라이 다케시가 46세부터 1년간 가나자와경찰서에서 형사2과장을 지낸 것이었다. 이건 이례적인 인사이다.
도츠가와 경위가 그 항목에 집중하게 된 것은 가나자와라는 지명 때문이었다. 나카가와
그때까지의 그녀는 패스트후드 가게에서 근무하며 조신하게 살았었는데, 그 후 가나자와에서의 반년간 동안에는 갑자기 경제적으로 풍부해졌고, 집을 옮겨서 고치기도 하고, 명품핸드백 등을 계속 사들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도츠가와 경위는 이 두 명의 경력을 오버랩 시켜보았다. 그러자 예상했던 대로 가쿠라이 다케시의 가나자와 히가시경찰서에서의 형사2과장 시절 1년간과 나카가와
도츠가와 경위는 가나자와 히가시경찰서에서 형사2과장을 했던 시절의 가쿠라이 다케시에 관해 조사하기 위해 가메이 형사와 둘이서 가나자와로 향했다. 그가 형사2과장을 했던 시기의 경찰서장은 이미 정년 퇴직한 후였다. 현재의 서장은 가쿠라이 다케시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한다.
그래서, 당시의 서장을 찾기로 했다. 다행스럽게, 당시의 서장이 아직 살아 있고, 연금생활을 하면서 동네모임의 임원 등을 하면서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름은 미우라 츠도무이다.
둘은 가나자와 시내 변두리에 있는 미우라의 집을 방문했다. 이미 71세가 되었으나 미우라 전 서장은 기력이 정정하고 건강한 노인이었다. 고맙게도 기억력도 쇠퇴해 있지 않았다고 한다.
“가쿠라이 다케시라는 사람이 가나자와 히가시경찰서에서 1년간 형사2과장을 역임한 일이 있는데요, 이 분을 기억하시나요?”
도츠가와 경위가 묻자 미우라는 웃으며
“가쿠라이씨의 일이라면 물론 기억하고 있지요”
“그 말씀은 가쿠라이 다케시씨가 그만큼 우수한 형사였다는 말씀입니까?”
도츠가와 경위가 말을 하자 미우라는 쓴웃음을 지으며
“아니, 그게 아니고. 내가 기억이 확실하다고 하는 건, 가쿠라이 다케시라는 인물이 왜 갑자기 본청에서 내려왔는지 잘 몰라서였다는 거야. 일단 형사2과장이라는 포스트를 주긴 했지만, 2과장으로서의 일은 거의 하지 않았거든” 라고 한다.
“그럼, 가쿠라이씨는 어떤 일을 했나요?”
“당시 그가 어떤 일을 했는지는 잘 몰라. 갑자기 경찰청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지금부터 1년간 가쿠라이 다케시라는 인물을 그쪽으로 내보내는데, 그의 행동은 일체 비밀에 부치니까 그쪽에서도 알려고 한다던가 조사 한다던가 하지 말아달라고 했어. 이쪽 지방 경찰본부장에게도 전화가 걸려와 협력해달라는 말이 있어 아무 조사도 하지 않고, 가쿠라이 다케시라는 인물을 받아들였어. 일단은 형사2과장이라는 포스트를 주긴 했지만, 특별히 무슨 일을 시킨 적이 없어”
“그러면, 가쿠라이 다케시씨는 매일 뭘 하고 지냈나요?”
“매일 출근해서 금방 외출했고, 어디 가서 뭘 하는지 난 전혀 몰랐지. 조사하지 않는다는 약속이었으니까, 그리고, 1년 후 그는 도쿄로 돌아갔어”
“그러나, 가쿠라이 다케시라는 인물에 대해 아무것도 조사하지 않지는 않았겠지요? 어떤 인물인지 알 수 없는 한 가나자와 히가시경찰서에 놔둘 수가 없었을 테니까요?”
”아니. 거의 아무것도 조사하지 않았어. 다만, 내가 알았던 건 가쿠라이라는 관료는 28세 때 올림픽에 나가 라이플사격선수였었다는 사실뿐이었어.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그가 올림픽선수였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서원 중에도 몇 명은 그 사실을 알고 있어서 존경의 눈으로 보고 있었다는 것도 알아” 라고 미우라가 설명했다.
“당시 가쿠라이씨는 형사2과장의 일을 하지 않았다고 말씀 하셨는데요, 형사2과장으로서의 발령은 났지 않았겠습니까?”
“물론, 발령은 났지. 경찰에서는 형식이 중요하니까”
“가쿠라이씨는 형사2과장의 명함을 가지고 있었겠지요?”
“그럼, 물론이지”
“이건 다른 말씀인데요, 가나자와 시내에 레인보라고 하는 명품을 취급하는 전문점이 있습니다. 지금도 있는데, 혹시 미우라 씨께서는 알고 계시나요?”
“응, 알고 있지. 아마 내 손녀가 거기서 샤넬 핸드백 등을 샀을걸”
“이 레인보 말씀인데요, 일본 내에 체인점이 10개 있고, 사장은 야마나카 마사타카라는 남자인데요, 이 사장의 친구에 경찰청 OB인 고가씨라는 분이 계시는데, 아시는 가요?”
도츠가와 경위가 묻자 미우라는 역시 쓴웃음을 지으며
“응, 알아”
“어떻게 아시는지요?”
“레인보라는 가게일로 내가 가나자와 히가시경찰서장이었을 때 말썽이 일어난 적이 있었어”
“어떤 말썽이었나요?”
“레인보라는 가게는 샤넬 또는 루이비통 및 가르체 등의 명품을 파는 가게였는데, 항상 10% 또는 20% 할인해서 팔고 있어. 가격이 싼 건 좋은데, 자칫하면 가짜를 파는 게 아닌가 하는 소문이 퍼지는 거야. 그 가게에서 핸드백인가 뭔가를 산 여성으로부터 레인보에서 가짜를 구입했다고 가게를 조사해 달라는 투서와 전화가 몇 번인가 있었어. 무시할 수 없어서 일단은 형사2과에서 조사한 적이 있지. 사장인 야마나카 마사타카를 경찰서로 불러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지. 그 때 야마나카의 친구라고 하며 경찰청의 고가씨가 함께 나타나서 야마나카 사장을 도와준 게 기억나네. 현청의 본부장으로부터도 고가씨의 얼굴을 봐서 잘 처리하라는 말도 있었지”
“그 고가씨가 도쿄 아파트에서 가스누출에 의한 폭발사고로 부인과 함께 돌아가신 것도 알고 계시나요?”
“몰랐는데, 그게 진짜야?”
“정말입니다” 라고 도츠가와 경위는 고개를 끄덕이고
“레인보의 명품사건이 일어났을 때인데요, 형사2과장의 명함을 갖고 있던 가쿠라이씨는 뭘 하고 있었나요?”
“고가씨가 야마나카 사장과 왔을 때, 자신의 후배인 가쿠라이가 경찰청으로부터 이곳으로 와 있을 건데 불러주지 않겠냐고 해서 가쿠라이를 동석시킨 일도 있었지”
“그때 가쿠라이씨와 고가씨는 어떤 이야기를 했었나요?”
“거기까진 모르겠네. 다만, 선후배간이라 고가씨가 미소를 지으며 가쿠라이를 맞아준 것만은 기억나는데. 둘이서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는 모르지”
미우라가 갑자기 냉담하게 나왔다.
“그때 가짜를 샀다고 여성이 불만을 터뜨렸다고 했는데요, 그녀 이름이 나카가와
이번에는 가메이 형사가 물었다.
“나카가와
“이 사람인데요”
도츠가와 경위가 가지고 온 나카가와
미우라는 안경을 고쳐 쓰면서 몽타주를 손에 들고, 한참 들여다보더니 갑자기 싱긋 웃으며
“아-, 생각났어. 이름은 생각나지 않는데 확실히 그 사건 때 이 여성이 있었던 건 생각나네. 굉장한 미인이었지”
“이 몽타주의 여성이 나카가와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그런 일은 없지 않았을까? 고가씨에게 불려 갑자기 가쿠라이가 나가긴 했지만, 그때에 이 몽타주의 여자와 만났으리라고는 일단 생각할 수가 없을 거네. 가쿠라이가 불려 레인보에 간 건 그때 한 번뿐이었으니까”
미우라는 부정적인 견해를 입에 올렸다.
“가쿠라이씨는 갑자기 경찰청으로부터 가나자와 히가시경찰서로 보내져서 1년 후에는 경찰청으로 돌아가 버렸잖아요? 그 1년간 가쿠라이씨는 이곳에서 도대체 뭘 했었는지 전혀 모르십니까?”
도츠가와 경위는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그래. 몰라. 여하튼, 그의 행동을 체크하지도 않았지만, 현의 경찰본부장한테서도 말이 있었기 때문에. 뭘 하는지도 몰랐지만, 그걸 조사해 보려고도 하지 않았어. 물론, 경찰청으로부터의 설명도 없었어. 뭔가 비밀수사라고만 생각했지”
“가쿠라이씨의 일을 알고 있는 사람이 미우라씨 이외에 누가 없나요?”
도츠가와 경위가 묻자 미우라는 한참 생각하더니
“경찰청의 높으신 양반이라면 알고 있을지 모르나 입을 열지 않겠지. 또 한 사람, 내가 서장을 하던 때의 현의 경찰본부장이 있었지만 이미 고인이 되어버려서 이야기를 들을 수가 없게 되었네”
“다른 분께서는 안 계신가요?”
도츠가와 경위가 다시 한번 물어보자 한참을 생각하더니
“그래, 혹시 그 사람이라면 알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그도 역시 2년 전에 죽었지” 라고 중얼거렸다. 그 말에 도츠가와 경위가 마음에 걸려
“그 2년 전에 돌아가셨다는 분은 어떤 분입니까?”
“이 가나자와에서는 대단한 영웅이지. 그 사람은 국민영예상까지 받은 대단한 사람이야” 미우라가 자랑스러운 듯이 말한다.
“그 사람은 혹시 다다키 무네오씨가 아닌가요? 올림픽의 마라톤에서 2회 연속해서 우승했죠. 틀림없이 국민영예상을 받았는데, 가나자와 사람이었습니까?”
“그렇지. 가나자와가 낸 영웅이지. 은퇴한 후에도 이 가나자와에서 사업을 시작해서 성공했어”
“저도 마라톤의 사사키 선수는 잘 알고 있습니다만, 가쿠라이씨의 일을 이 사사키 무네오씨에게 들으라는 말씀은 어떤 뜻인가요?”
도츠가와 경위는 말을 하고 나서 미우라의 답변을 들을 겨를도 없이 스스로
“아-, 그래” 라고 중얼댔다.
“미우라씨가 아까 가쿠라이 다케시는 20대에 라이플사격의 일본대표선수로 올림픽에 나갔었다고 말씀하셨지요? 그 올림픽이 사사키 무네오가 마라톤으로 우승한 바로 그 올림픽이었나요?”
“그래. 둘은 올림픽을 통해 알게 된 게 틀림없어. 그래서, 사사키 무네오라면 가쿠라이 다케시의 일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 거지. 불행스럽게도 사사키 무네오도 2년 전에 죽어버렸지만”
미우라는 살짝 어깨를 움츠렸다.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