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에 묻고 미파 소영숙
한 걸음 두 걸음
걸어온 삶이 무겁지 않았소?
왜 아니 무겁지 않았겠소.
그래, 어찌 견디었소?
힘들면 쉬어 가고
화가 나면 웃어 넘기고
흐르는 눈물 닦아 주고
미워도 손을 잡으며
그렇게 그렇게 걸어왔다오.
삶이란
내 뜻대로 되더이까
지금은 어떠하오?
이제는 무덤덤하더이다.
화낸들 무엇 하리오,
짜증낸들 어찌하오리
속을 비우니
한결 가벼워지더이다.
이제는
흐르는 물에 몸을 맡기듯
살아야 할 듯하더이다.
나를 위해,
그리고
너를 위해서라도
그래요.
살다 보면
이룬 것보다
못다 이룬 것이 더 많아
아쉬운 세월입니다.
이럴 걸,
저럴 걸,
되뇌어 보지만
그래도
어찌하겠습니까.
흐르는 세월은
막을 수 없으니 말입니다.
그러니
그날그날
내게 주어진 시간 속에서
새로운 나를 발견하며
조금씩 내려놓는 일 또한
평온으로 가는 길이라고
의심하지 않는다오.
지금도
내가 나를 다 알 수 없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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