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 폴리캅의 빌립보 서신
폴리캅은 속사도 교부들 중 가장 뛰어난 분들 중 한 분이다. 사도들의 직계 제자일 뿐만 아니라 그들로부터 직접 들었고, 그리스도의 정신을 직접 받은 자였다. 그는 특별히 사도요한의 제자였고, 서머나의 감독이었다. 그는 기독교를 매우 어릴 때 받아들여 80여세까지 살았던 자였다. 아시아에 있는 모든 감독들의 지도자였다. 순교 후 그는 기독교인들로부터 최고의 존경을 받고 있다. 폴리캅도 훌륭한 제자들을 두었는데 그 중에 이레니우스와 파피아스(Papias)가 있다. 폴리캅을 가끔 방문했던 플로리누스(Florinus)가 어떤 이단들에 대한 화제를 끄집어내자, 이레니우스가 그에게 다음과 같이 서신을 썼다 :
이런 것들은 우리보다 앞서 있던 감독께서 당신에게 가르치지 않을 것들이었습니다. 존경받는 폴리캅이 하나님의 말씀을 전파하기 위해 앉았던 장소를 저는 당신에게 말씀드릴 수 있었습니다. 그가 끼쳤던 여러 가지의 비중을 저는 느낄 수 있습니다. 그의 거룩한 행하심이 무엇이었고, 그가 가지신 확신과 그의 모든 외적 모습의 위엄성이 무엇이었고, 그리고 백성들에게 보이신 그의 거룩한 존경이 무엇이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예수 그리스도를 보았던 존과 많은 사람들과 그가 대화를 어떻게 나눴는지 들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가 그분들로부터 들었던 말씀들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거룩한 감독이 당신들과 같은 오류에 대해 들었다면, 그가 귀를 막았을 것이고, 그 분의 관습에 따라 ‘야단났구나!’라고 고함을 쳤을 것임을 저는 하나님 앞에서 증언할 수 있습니다.
제롬은 폴리캅이 로마 거리에서 이단자 마르키온을 만났습니다. 이단자 마르키온은 폴리캅이 자신을 알아 볼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그가 모른 척하자 이렇게 말했다는 것입니다 :
“혹시 폴리캅님, 저를 아십니까?”
폴리캅은 대답했다 :
“예, 저는 당신이 사탄의 장자임을 알고 있습니다.”
케린투스(Cerinthus)를 보았던 목욕탕에서 뛰쳐나왔던 자신의 스승 존에게서 신적 진리들을 혼합시키는 이단의 저자들을 폴리캅은 매우 증오했다.
폴리캅은 순교의 길을 향해 나가는 도중 서머나를 지났던 익나티우스을 묶고 있던 사슬에 존경하는 마음으로 입을 맞추었다. 당시 익나티우스는 폴리캅에게 멀리 있는 안디옥 교회를 보살펴 달라고 부탁했다. 서신을 쓸 수 있는 적절한 기회를 자질 수 없었기에 아시아 교회들에게 자신의 이름으로 글을 써주었으면 하는 마음을 폴리캅에게 표했다. 폴리캅은 이레니우스, 제롬, 유세비우스, 포티우스(Photius),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강력하게 명했던 빌립보인들에게 서신을 썼다. 현존하는 이 서신은 제롬에 의하면, 공개적으로 아시아 교회에 읽혀졌다고 한다. 약 158년 그는 로마로 구호금을 위해 여행하여 로마의 감독 아니케투스에게 부활절을 준수하는 시기에 관해 그리고 기강에 관련된 몇 가지 관점들을 가지고 논의했다. 왜냐하면 아시아 교회들은 부활절을 유대인들처럼 무슨 요일이든지 간에 만물이 소생하는 봄의 14일을 지켰다. 이에 반해 로마, 이집트, 그리고 서방교회들은 부활절을 반드시 주일에 준수했다. 그러자 로마의 감독 아니케투스는 그의 권면을 받아들여 성체식을 자신의 교회에서 폴리캅이 거행하도록 부탁드렸다. 이와 같은 이야기 외에는 그가 순교하기 전에 그의 모습을 찾을 수 없다.
로마제국의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와 루키우스 베루스의 치리 6년, 아시아의 집정관 스타티우스 쿠아드라투스는 아시아에 잔인한 핍박을 시행했다. 하지만 신실한 사람들은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용기를 이교도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영웅적으로 표현했다. 신실한 자들이 창자가 밖으로 나올 때까지 때리며 찢어져 죽을 때, 그들은 구경꾼들이 눈물을 흘리거나 얼굴을 가릴 정도로 신음소리를 내었고 죽어갔다. 구경꾼들은 신실한 자들이 잔인하게 고통을 받을 때 불쌍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신실한 자들은 신음소리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자들은 모두 하나님을 위해 고통을 감내했다. 하지만 잔인한 고문이라도 그들로 하여금 이교도 예배를 드리도록 하지 못했다. 11-12명의 기독교인들과 함께 서머나로 끌려온 제르마니쿠스는 죽음을 두려워하는 자들을 격려했다. 대형 경기장에서 집정관은 그를 불러 젊은 날에 죽음을 자처하지 말라고 부드럽게 말했다. 순응하지 않자 명령을 내려 야생동물의 먹이가 되도록 했다. 결국 제르마니쿠스는 이 세상을 떠나 하나님 곁으로 갔다. 또 프리지아인 퀸투스도 야생동물들의 먹이가 되어 온 몸이 찢어져 그 곳이 피로 물들였다고 한다. 이러한 순교를 서술하는 사람들은 폴리캅이 예수님께서 자신에게 보여주신 모본에 따라 순교를 당당히 맞이했다고 한다. 제르마니쿠스와 그의 동반자들의 담대한 순교를 접한 구경꾼들은 자신들의 부끄러운 잔인함을 아랑곳 하지 않고 소리를 질렀다 :
“불경건한 자들을 물리치고, 폴리캅을 끌고 오라!”
이에 따라 끌려오게 된 폴리캅은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담대하게 그들 앞에 당당히 섰다. 이러한 일이 있기 3일 전, 그는 환상 속에 화염 속에 있는 자신의 베개를 보았다. 아마도 이 꿈을 그는 자신의 죽음을 준비케 하는 하나님의 계시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자신의 동료들에게 이 꿈이 자신의 화형을 의미한다고 이야기 했다. 폴리캅은 위협을 받았던 소년에 의해 배반을 당했다. 군인들은 말을 타고 와서 주택에 거하고 있는 폴리캅을 잡기 위해 급습했다. 그러자 주위 사람들은 그에게 도망할 것을 권했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말했다 :
“하나님의 뜻이 이뤄질 것입니다.”
그는 자신을 찾는 군인들에게 자신을 보이면서 함께 식사를 하자고 권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집을 나서기 전에 기도할 수 있는 잠깐의 시간을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서서 기도하기 시작했다. 약 두 시간 동안 진행된 기도 속에 그는 자신의 성도들과 모든 교회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기도가 마치자 그들은 그를 나귀에 묶어 끌고 갔다. 도중에 그 도시의 지도자 헤롯과 그의 부친 니케테스는 그를 보고 마차에 올라 타게 하여 간절히 부탁했다 :
“시저의 명령에 순복하여 희생제를 드리는 것이 그렇게 해로운 일이냐?”
이 말을 들은 폴리캅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가 다음과 같은 단호한 말을 했다 :
“당신들이 나에게 원하는 것을 결코 행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그들은 화를 내며 그에게 침을 뱉고 때리며 그를 마차 밖으로 밀어 땅바닥으로 떨어지도록 했다. 그러자 그는 떨어져 다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이러한 일을 당한 그는 이제 함께 모여 잔인성을 즐기는 구경꾼들 앞에 선 것이다. 경기장에 들어서자마자 하늘에서 이러한 음성을 그는 들었다 :
“폴리캅! 용기를 가지십시오. 남자답게 행하십시오.”
집정관은 폴리캅에게 나이를 물으며 시저의 이름으로 맹세하라고 조용히 권했다 :
“네가 시저의 이름으로 맹세하면, 너의 죄를 면제시켜 주겠다. 그리스도를 모독하라.”
폴리캅은 대답했다 :
“나는 86년 동안 그를 섬겼지만 한 번도 그 분은 나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시고 선만 행하셨다. 그런데 어떻게 내가 나의 왕과 나의 구세주를 모독할 수 있단 말이냐? 만일 네가 나에게 시저의 이름으로 맹세하라고 요구한다면, 내가 기독교인이라는 나의 고백을 들어라. 만일 네가 기독교에 대해 배우기를 갈망하며 시간을 낸다면 너에게 가르칠 것이다.”
이 말은 들은 집정관은 강한 어조로 말했다 :
“나는 지금 야생동물을 가지고 있다.”
폴리캅은 대답했다 :
“그 동물들을 불러라. 왜냐하면 우리는 선을 악으로 변하시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악에서 선으로 돌아서는 일을 위해 힘쓸 것이다.”
집정관은 말했다 :
“만일 야생동물들을 업신여긴다면, 너를 화형에 처할 것이다.”
폴리캅은 이에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
“네가 나를 잠시 동안 타오르다가 꺼지고 마는 불로 위협하느냐? 다가올 재판을 경시하지 말라. 그것은 영원한 불로 사악한 자들을 태울 것이다. 지체하지 말라. 네가 원하는 대로 속히 행하라.”
이런 말을 하는 폴리캅의 얼굴에는 환희와 확신이 가득 찼다. 그의 확신은 하늘의 은혜와 위로로 가득 찼다. 그러자 집정관은 어찌할 줄을 몰랐다. 이제 그는 정신을 차리고 다음과 같이 경기장에 모인 군중들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 :
“폴리캅이 스스로 기독교인임을 고백했다.”
이 말을 들은 자들이 하는 말이
“이 사람은 아시아의 위대한 지도자이고, 기독교인들의 지도자이다. 우리의 신을 파괴시키는 자이기 때문에 사람들을 미혹시키며 하는 말이 신들을 경배하지 말라고 했다.”
이 말을 들은 군중들은 화가 치밀어서 폴리캅을 사자의 먹이가 되도록 하라고 외쳤다. 집정관은 이러한 형벌을 내리는 것보다 다른 형벌을 더 좋을 것이라고 권했다. 그러자 모든 군중들은 하나같이 하는 말이 화형을 거행하라고 했다. 이러한 말이 떨어지자마자 군중들 중 몇 사람들이 뛰쳐나와 장작더미를 중앙에 있는 폴리캅 주위에 쌓았다. 형집행자들은 그를 기둥에 못 박으려고 했다. 그 때 폴리캅은 이렇게 말했다 :
“현재의 모습대로 고통을 당하게 해 달라. 내가 섬기는 분께서 은혜를 베푸시므로 이 화염을 견딜 수 있도록 하실 것이다.”
그들은 그를 단순히 기둥에 묶었다. 자신을 묶고 있는 동안 폴리캅은 하나님께 기도했다 :
“오 전능하신 주 하나님, 사랑하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여, 당신은 모든 천사들, 능력들, 그리고 모든 피조물들의 하나님이십니다. 이제 저에게 당신의 선하심을 나타내 보이소서. 그리하여 내가 순교자들의 반열에 임할 수 있도록 하옵소서. 당신의 잔을 마시게 하옵소서. 저를 화목제로 삼으소서. 당신의 뜻을 이루소서. 오 신실하신 하나님이시여! 이제 모든 피조물이 당신을 찬양하며 당신께 영광을 돌립니다. 아멘.”
이런 기도를 드리는 동안 화염이 그를 덮었다. 이 장면을 묘사하는 저자들은 하는 말이 그 화형이 아치형으로 변하더니 배의 형태를 띠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를 감쌌다. 화형으로 그를 끝내지 않고 그의 시신을 기독교인들에게 넘겨주지 말하고 니케테스는 집정관에게 명했다. 그렇게 되면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숭배하는 것처럼 폴리캅도 숭배의 대상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군인들은 그의 시신을 경기장 중앙에 내려놓고 가루로 만들었다. 이때가 166년 또는 169년 이었다.
빌립보인들에게 보내는 서신은 폴리캅이 쓴 글들 중 유일하게 현존하는 것이다. 이 서신은 심오한 겸손, 완전한 온유, 불타는 자선, 그리고 거룩한 열정, 즉 자신의 생명까지도 버릴 수 있는 열정이 어우러져 있는 사도적 정신을 잘 나타내고 있다. 서신 서두에는 자신이 하나님께 개종하게 된 행복과 신적 사랑에 대한 열정이 표현되어 있다. 이단에 대한 극단적인 그는 그리스도께서 사람이 되셨고, 죽으시고, 그리고 다시 부활하신 것을 분명하게 나타내므로 이단들에 반대하여 신실한 사람들을 무장시키고 있다. 또 우리의 신적 구속자에 대한 겸허하고 애정 어린 헌신을 감동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진리를 따라 걷는다면 그리스도와 함께 일어나기 위해 우리는 반드시 그의 뜻을 행하며, 그의 계명들을 지키고, 그리고 그가 사랑했던 무엇이든지 사랑해야만 한다고 한다. 또 모든 사기, 탐욕, 비난, 그리고 성급한 판단에서 돌아서서, 선으로 악을 갚고, 자비를 다른 사람들에게 마음껏 베풀어야만 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
“당신들이 나를 자극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쓰고 있습니다. 나나 나와 같은 어는 누구도 존경받고 영예로운 바울의 지혜에 이를 수 없습니다. 그의 서신들은 하나님께 향하는 열정, 희망을 돈독케 하며, 믿음을 강화시키므로 영적 음료를 제공합니다. 자선을 행하는 사람은 모든 죄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계속하여 폴리캅은 다음과 같이 권하고 있다 :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신으로 오심을 부인하는 자들은 적그리스도입니다. 그들은 십자가의 고난을 부인하기 때문에 악마와 같습니다. 또 부활도 심판도 없다고 합니다. 그는 사탄의 장자입니다.”
우리가 유혹을 받지 않도록 항상 기도할 것을 그러한 사람들에게 권하고 있다. 금식하며, 소망 중에 바라고 기뻐하며, 오래 참으신 예수 그리스도를 닮으라고 권하고 있다. 그의 이름으로 인해 고난을 당할 때 우리는 그 분께 영광을 돌리게 된다고 한다. 그들에게 고난 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권하면서 두려워하지 않은 분들을 소개하고 있다. 익나티우스, 조지무스, 그리고 루푸스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