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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들의 이야기

[스크랩] 섣달 그믐날

작성자김윤홍클레멘스|작성시간09.12.31|조회수5 목록 댓글 0



섣달 그믐날 / 김남조




새해 와서 앉으라고
의자를 비워주고 떠나는
허리 아픈 섣달 그믐날을
당신이라 부르련다
제야의 고갯마루에서
당신이 가물가물 사라져가는 길
뚫어서 구멍내는 눈짓으로
나는 바라봐야겠어




세상은 
새해맞이 흥분으로 출렁이는데
당신은 눈 침침, 귀도 멍멍하니
나와 잘 어울리는
내 사랑 어찌 아니겠는가




마지막이란
심오한 사상이다




누구라도 그의 생의
섣달 그믐날을 향해 달려가거늘
이야말로
평등의 완성이다

  
 
조금 남은 시간을
시금처럼 귀하게 나누어주고
여윈 몸 훠이훠이 가고 있는 당신은
가장 정직한 청빈이다


 

하여 나는 
가난한 예배를 바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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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천진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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