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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문학][신형철의 격주시화 (隔週詩話)] 무정한 신 아래에서 사랑을 발명하다

작성자안개|작성시간23.02.06|조회수1,225 목록 댓글 1

 

 《 우리 동네 목욕탕 / 처음처럼 》 

출처: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756477.html


...

이 시를 ‘무정한 신 아래에서 인간이 인간을 사랑하기 시작한 어떤 순간들의 원형’을 보여주는 시로 읽었다. 나는 인간이 신 없이 종교적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를 생각하는 무신론자인데, 나에게 그 무엇보다 종교적인 사건은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곁에 있겠다고, 그의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일이다. 내가 생각하는 무신론자는 신이 없다는 증거를 손에 쥐고 환호하는 사람이 아니라, 신이 없기 때문에 그 대신 한 인간이 다른 한 인간의 곁에 있을 수밖에 없다고, 이 세상의 한 인간은 다른 한 인간을 향한 사랑을 발명해낼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나는 신이 아니라 이 생각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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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우리 동네 목욕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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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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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히히러브 | 작성시간 23.02.06 어머… 시도 평론도 다 좋다 신형철 평론가의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도 읽고 싶은데 이참에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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