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 동네 목욕탕 / 익명의 사람 》
https://www.tvdaily.co.kr/read.php3?aid=17004933971692832002
농사의 ‘ㄴ’자도 모르면서 무작정 돌입한 네 친구들이 당연하게 맞닥뜨린 좌충우돌은 단순한 재미만 선사하지 않는다. 땅을 일구고 작물을 키우는 일에 수없는 정성의 손길이 오가며, 이러한 노력이 마땅한 결실을 본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농사라는 게 농사짓는 사람의 마음이나 노력처럼 되지 않을 경우가 좀 더 많다는 것. 그럼에도 온 정성을 쏟을 수밖에 없기에 더없이 고귀한 행위임을 새삼 깨닫게 만든다.
이게 특별한 감상이 되는 까닭은, 우리는 이미 몇 단계를 거쳐 밥상 위에 올라온 농작물을 마주하는 게 다여서 그 시작점의 수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해 왔기 때문이다. 만약 이것이 현실감이 짙게 밴 방식으로 전해졌다면 공감의 진입장벽이 꽤 높았을 터. 하지만 배우가 농사를 짓는다는 다소 판타지에 가까운 설정으로 접근했고 어떤 뚜렷한 목표를 설정해 두는 게 아닌 해보는 데 의의를 두고 진행했기에 오히려 보는 이들은, 출연자들을 따라 웃고 떠드는 사이 자신도 모르게 농사의 본질에 가닿아 보는 것이다.
여기서 ‘농사’를 대하는 네 명의 배우, 출연진의 자세를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어쩌다 출연한 예능의 콘셉트에 불과한 것으로 여겨도 되었을 농사에 임하는 이들의 태도만큼은 판타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고된 일과에 도망치고 싶어 하다가도 하루의 온 힘을 꼬박 들여 밭을 돌보았고, 그렇게 돌본 작물이 싹을 틔우면 더없이 기뻐했고 자라지 못했을 땐 더없이 속상해했다.
주변 어르신들, 선배 농부들의 도움을 귀하게 여겼고 그들의 지혜를 높이 샀다. 물론 농사일에 너무 치이지도 않았다. 치일 만큼 전문적일 수 없기도 하고, 우선 초보자이니까 성과를 욕심낸다기보다 그 안에서 얻을 수 있는 재미와 즐길 거리는 놓치지 않고 야무지게 취했다. 그야말로 농사에 진심인 마음가짐을 가지고 농사란 것 자체를 온전히 누린 모양새라 할까.
이처럼 ‘콩콩팥팥’은 균형감각이 뛰어난 예능프로그램이다. 출연진의 유명세와 이들이 보여주는 찐친 케미, 고된 농사일과 막간의 오락 시간, 직접 해 먹는 음식과 동네 식당 방문, 동네 어르신과 맺는 특별한 유대감과 제작진과의 돈독한 관계 형성 등등. 이 모든 요소가 ’농사‘라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고르게 균형 잡혀 있어, 예능으로서의 재미와 프로그램의 존재 가치, 어느 것에도 치우치지 않는, 그래서 부담 없고 건강한 웃음을 선사한다.
콩 심은 데 콩이 나고 팥 심은 데 팥이 난다. 농사에 진심인 이들이 모여 제대로 농사를 즐겨 주니 자연스레 ‘콩콩팥팥’의 예능 농사 또한 풍성해질 수밖에. 새삼 건강한 예능프로그램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 보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프로그램 속에서 그들이 직접 지은 농사의 결과는 어떠할지 모르겠지만, ‘콩콩팥팥’이 거둘 수확은 나날이 풍성해지리란 사실만큼은 확실하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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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바야바클라바 작성시간 23.11.21 주민분들이 개웃김ㅋㅋㅋㅋ동근아버님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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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12 25th 작성시간 23.11.21 금요일만 기다림
기자님을 위해 다들 기사 클릭 한번씩 하는것도 좋을듯😆 -
작성자왕왕해 작성시간 23.11.21 멤버들 ㅂㄹ러 안봤는데 괜찮나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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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둥둥이 작성시간 23.11.21 서열질 없으면서 선 딱 지키고 불편한 거 없어서 밥친구하기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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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집값좀내려라집좀사자고 작성시간 23.11.22 다들 은은하다 싶다가 이광수가 난리쳐서 개웃김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