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새벽 3시, 인시에 접어들었다.
비록 도인은 인시에 공중부양을 보여주겠노라고 장담했지만 나는 이미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우리가 시큰둥하게 앉아 있자 도인이 먼저 재촉을 하였다.
"인시네. 어서 나가게 공중부양을 보지 않을 텐가?"
이번에는 도인이 우리를 내쫓듯 몰아냈다.
(.....)
"휘익, 휘익, 휘이익!"
도인은 시작부터 휘파람을 연거푸 세 번이나 불더니 양손에 청, 홍색 깃발을 들고는 요란하게 흔들어댔다.
그러다간 마당 이쪽에서 저쪽으로 다다다 달려가며 산이 쩌렁쩌렁 울릴 듯 기합을 넣었다.
"이야압!"
하지만 이번에도 허사였다.
내 짐작대로 도인은 새하얀 입김을 뿜어대며 헉헉 거리더니 그대로 멈춰 섰다.
"에잇, 오늘은 일진이 더럽군. 오늘은 날이 좋지 않아 공중부양이 안되니 정 보고 싶으면 다음에 다시 오든 말든 맘대로 하시오!"
도인은 화를 풀풀 내며 움막으로 들어가 버렸다.
"철썩, 철썩!"
도인은 애꿎은 공양주의 머리를 또다시 철썩철썩 때리는 그 반사가 더해져 날은 조금씩 뿌옇게 동굴 안을 밝혀가고
태백도사는 벽장 앞으로 다가가'백두산 주(酒)'라고 쓰인 술 한 병을 꺼내어 벌컥벌컥 들이켰다.
독한 술 냄새가 방안 가득 퍼졌다.
나는 도인이 따라 준 독한 술을 차마 마실 수 없었다.
그때 도인이 눈을 치뜬 채 내게 물었다.
"옆에 보이시오?"
"뭐가 말입니까?"
나는 고개를 갸우뚱하고 물었다.
"그것도 못 봤단 말이오? 지금 태백 산신이 다녀가질 않았소. 그리고 이 술 향기를 모두 먹어버렸소. 한 번 맡아보시오!"
도인은 버럭 소리를 지르며 내 코 밑에다 술잔을 디밀었다.
정말 신기하게도 그 특이하던 술 향기가 감쪽같이 사라지고 없었다.
"정말 향기가 사라졌군요. 태백 산신이 그 향을 모두 먹어치웠다는 겁니까?"
"그렇소."도인은 야릇한 표정으로 말했다.자신은 태백 산신도 움직여 술 향기를 날릴 정도인데 너는 도대체 무슨 힘이 있느냐며 비웃는 듯 보였다.
"그러면 이 독한 술을 이제 마셔도 되겠습니까?"
나는 술대접을 가져다 살짝 혀를 대보았다.
하지만 백두산 주의 독한 기운은 그대로 남아있었다.
이제 내가 반격할 차례였다.
"도인, 당신이 모시는 신은 좋은 향만 가져갈 뿐 쓰디쓴 독은 그대에게 그대로 남겨준 모양이오. 하지만 잘 보시오.
내가 갖고 있는 빛은 향기는 그대로 두고 이 독한 기운만 빼 버릴 테니."
나는 마음을 모아 "술의 독한 기운아 사라져라!" 하고 큰소리로 외치며 술잔에 빛, 초광력을 불어넣었다.
그리고 술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셔 보았다.
과연 술 향기는 그대로 남아있으나 독기는 모두 날아가고 없었다.
나는 술을 반이나 마신 후 나머지를 도인 앞에 내밀었다.
<나도 기적이 필요해 P.168~170>
몸과 마음, 물질적 고통으로 힘든 당신에게 빛viit의 기적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