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언덕
노천명
아카시아꽃 핀 6월의 하늘은
사뭇 곱기만 한데
파라솔을 접듯이
마음을 접고 안으로 안으로만 든다
이 인파 속에서 고독이
곧 얼음모양 꼿꼿이 얼어 들어옴은
어쩐 까닭이뇨
보리밭엔 양귀비꽃이 으스러지게 고운데
이른 아침부터 밤이 이슥토록
이야기해볼 사람은 없어
파라솔을 접듯이
마음을 접어가지고 안으로만 들다
장미가 말을 배우지 않은 이유를 알겠다
사슴이 말을 안 하는 연유도 알아듣겠다
아카시아꽃 피는 6월의 언덕은
곱기만 한데 ....
■ 시인 소개 : 노천명(1911. 9. 1. ~ 1957. 06. 16.)
노천명은 고독한 자신의 실존적인 모습을 탐구하는 시 세계를 보여주었다. 또한, 시집을 통해 우수와 고독, 사랑과 향수의 세계를 주조로 그려내고 있다
황해도 장연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성장하면서 진명보통학교와 진명여고보, 그리고 이화여전 영문과를 졸업하였다.
『조선중앙일보』, 『매일신보』 기자로 활동하였고, 1938년에는 극예술연구회에 참여하기도 하였다. 광복 후 『서울신문』, 『부녀신문』 등에서 활동하였으며, 한국전쟁 중의 부역혐의로 20년 징역형을 언도받았으나 김광섭‧이헌구의 노력으로 6개월만에 출감하기도 하였다. 1957년 12월 10일 사망하였다. 이화여전 재학시 「밤의 찬미」, 「단상」 등을 『신동아』에 발표한 적이 있으나, 1935년 『시원』에 게재된 「내 청춘의 배는」을 통해서 문단에 정식으로 등단하였다.
제1시집 『산호림(珊瑚林)』(1938)은 유년을 회상하며 향수의 세계를 그려내는 한편, 작품 「자화상」이나 「사슴」등에서 보여준 것처럼 고독한 자신의 실존적인 모습을 탐구하는 시 세계를 보여주었다. 제2시집 『창변』(1945) 역시 우수와 고독, 사랑과 향수의 세계를 주조로 그려내고 있다. 제3시집 『별을 쳐다보며』(1953)는 일제 말의 친일 훼절행위와 한국전쟁 중의 부역혐의 등을 바탕으로 씌어진 것이기 때문에, 앞선 시기의 시들과는 달리 민족의식과 역사의식으로 가득 차 있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 작품 감상
6월은 일년 12개월중 중간에 있고, 계절중 춥지도 덥지도 않은 늦봄 아니 초여름이다. 물론 요즘은 지구온난화로 계절이 불분명해 늦은 봄인가 싶은데 한여름처름 덥기도 하다.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들 한다. 적어도 2026년 올해만큼은 6월이 내게는 잔인한 달이다. 아무한테도 말할 수 없는 큰 일*을 끝맺음했다. 법은 나를 지켜주지 않았다. 분명 잘못한 것 같은 사람을 지켜 주었다. 끝맺음을 하면서 자존심이 상하는 상채기가 깊이 났다.
상채기가 순간순간 따끔거리고, 나때문인지 착한 남편때문인지 무능한(?) 변호사때문인지 침묵하고 싶은 날이 많았다. 친정어머니가 살아 계셨더라면 겪지 않았을 것 같아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웠을 때는 '엄마'를 부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한 것 같지 않은데.....
어릴 적 살았던 메봉의 아카시아, 장독 화단에 피어나던 주홍빛 양귀비, 자양동 골목 담장위 빨간 장미.....6월에 나도 마음을 꽉 접은 날이 많았다.
지난 주 토요일은 비가 내렸다. 비를 맞았다. 한 손은 자양동 맛집 팥죽을 들고 다른 한 손은 1박 2일 여행 보따리를 들고, 반포 원베일리 아파트 단지를 걸었다. 밤늦게까지 좋은 말들을 마음 안에 주워 담았다. 남은 6월의 날들은 마음을 활짝 열고 싶다.
* 2년 이상 무심하게 지루하게 진행되엇던 소송(내 인생과는 무관한 듯했던 무시무시한 단어)이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