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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화

6-2 유등제 - 이수익 / 목련화

작성자유향순|작성시간26.06.14|조회수26 목록 댓글 0

유등제

 

                                       이수익

 

유등제를 한번 보고 싶다.

해 저문 강가로 나아가

머나먼 행렬을 이루면서 밝은 연등 불빛 흘러가는

그 조용한 눈물의 제의를

보고 싶다.

나도 함께 따라갈 수 있다면

얼마나 더 좋으랴.

세상의 온갖 설움을 푼 몸이 두둥실

물 위에 떠서

한 줌씩 불빛 던지며 어둠을 헤치고 흘러가면

마침내 닿을 그곳이 불귀의 하늘이어도

나는 좋으리.

길가엔

깨끗이 옷을 차려입은 사람들

멀어져 가는 점점의 등불을 바라보며

차마 돌아서지 못하는 발걸음, 섰던 자리에 묶여

두 손 모아 간절히 비나니

부디 저 길이 극락에 이르소서.

유등제를 한번 보고 싶다.

해 저문 강가로 나아가

수천, 수만 개의 연꽃 등불 밤하늘 별빛인 양

물 위에 떠서

아득히 행렬을 이루면서 어둠 속으로 흘러가는

그 눈물 글썽이는 축복의 제의를

나는

보고 싶다.

 

 

작가소개: 이수익(1942~)

1942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나 부산사범학교를 거쳐 서울대사범대학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196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 그 이후 동인지 현대시에 들어가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저서: 1969년 첫 시집 우울한 샹송을 펴내고 이어서 야간열차』 『슬픔의 핵』 『단순한 기쁨』 『그리고 너를 위하여』 『아득한 봄』 『푸른 추억의 빵』 『눈부신 마음으로 사랑했던』 『꽃나무 아래의 키스』 『처음으로 사랑을 들었다』 『천년의 강』 『침묵의 여울12권을 펴냈으며, 시선집으로는 우체국에 가면 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불과 얼음의 콘서트등이 있다.

 

수상: 현대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정지용문학상, 한국시협상, 지훈문학상, 공초문학상, 육사시문학상, 이형기문학상, 부산시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작품감상: 언젠가 시간이 허락한다면 진주 남강에 가보고 싶다. 임진왜란 당시 시퍼런 물살에 몸을 던진 논개의 충혼이 그곳에 있을 것이므로, 도도히 흐르는 남강에 꼭 가보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아직 못 가 보았다.

이수익 시인의 유등제를 보고 마치 내가 유등을 띄우는 그곳에 함께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세상의 욕심을 다 내려 놓고 정갈한 마음으로 점점이 떠나가는 유등을 바라보고 싶다. 이수익 시인의 표현대로 눈물 글썽이는 축복의 제의를 바라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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