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제사(祭祀)의 형평성(衡平性)과 대안(代案)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후손들이 드리는 제사는 조상에 따라 형평성이 크게 결여되어 있다. 어떤 조상의 경우는 1년에 5~6 차례에 걸쳐 제사를 모신다. 물론 인물이 출중해서 다른 문중의 사우에서 지낸 제사를 탓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런 선조가 계셨다는 사실은 우리의 자랑이요 긍지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엄연히 우리의 선조임에도 불구하고 1년에 제사 한번 드리지 않는 조상이 계신다. 상계에 계신 조상들은 1759년 기묘(己卯) 초보를 만들 때 세(世)와 대(代)가 결정된 분들이다. 지금 후손들은 5세 충렬공, 7세 문개공, 14세 판사공을 제외하고는 어떤 근거로 상계의 조상이 되신지 그 내력을 알지 못한다.
△ 2세 달(澾) [문하승선관찰어사(門下承宜官察御使)]
△ 3세 원보(原補) [중랑장(中郞將)]
△ 4세 기로(耆老) [태보문하시랑동평장사(太保門下侍郞同平章事)]
△ 6세 소(紹) [호부원외랑·첨의정승(戶部原外郞·僉議政丞)]
△ 7세 문개(文凱) [평양군사(平陽郡事)]
△ 8세 극겸(克謙) [우직간(右直諫)]
△ 9세 경효(景孝) [문하평리(門下評理)]
△ 10세 온(溫) [문하시중동평장사(門下侍中同平章事)]
△ 11세 인감(仁鑑) [호부상서(戶部尙書)]
△ 12세 수(脩) [간성군사(扞城軍事)]
△ 13세 윤기(潤琦) [용호장군(龍虎將軍)]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묘소(墓所)를 잃었거나 알지 못해서 그런가. 그도 타당한 이유라 할 수 없다. 선조들 가운데 묘소가 없는 시조공(始祖公)과 14세 판사공(判事公)의 제사를 5세 충렬공(忠烈公) 제각(祭閣)에 설단해 지낸 바 있다. 근래에 와서도 중시조공을 비롯해서 선조 8위를 사우나 단소를 마련해서 제사 드리고 있으나 기타 선조에 대해서는 거론조차 않고 있다.
그런데 유독 상계(上系) 11위의 조상들께는 제사를 드리지 않은 것은 무슨 연유인가. 혹시 족보상에는 세계의 조상으로 기록되어 있으나 인정하기 어려워서 그런 것인가. 그것도 저것도 아니면 제사를 지내기가 버거워 그런가. 아니면 문중의 임원이나 어른들께서 제사를 지내야 한다는 생각 자체를 못해서 빚어진 현상인가. 관례를 따르다보니 문제의식 자체를 갖지 않고 있다.
상계의 조상들에게 어떤 형식이건 제사를 지내지 않는다는 것은 후손으로서의 도리를 다 했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합당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좁은 소견일지 모르나 하산사(霞山祠)에서는 기왕에 5현조의 제사를 모시고 있다. 그러므로 좀 번거롭기는 하지만 그곳에서 11위 모두는 아니지만 소(紹), 문개(文凱) 양위의 제사를 지내는 방법을 찾아봐야 할 것이다.
만일 공간이 협소해서 그것이 어렵다면 단소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즉 다산등(茶山嶝) 단소에서 현재 관산파인 16세 휘(諱) 자량(自良), 17세 휘(諱) 종복(宗復), 18세 휘(諱) 유형(由亨) 등 3공(公)의 제사를 지내고 있으니 함께 모시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제사를 지내기 위해서는 단소를 확장하는 등 사전 준비를 하는데 약간의 비용이 들어가지만 큰돈이 소요될 정도의 대사업은 결코 아니다.
세상은 격변하고 있다. 조상들에 대한 봉사정신도 나날이 쇠퇴해 가고 있다. 그럼에도 전국의 여러 성씨들은 위선사업에 문중의 힘을 쏟고 있다. 우리 문중도 그 동안 적잖은 일을 한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기는 하나 상계의 선조들에게 제사 드리는 도리를 하지 않았다면 문제다. 족보상의 조상에게 상응한 대접을 하지 않으면 우리와는 관계가 없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결과가 된다.
또한 결정적 모순은 14세 판사공에 대한 문제다. 그 어른도 당초에는 묘를 발견하지 못해 장동면 연하동 충렬공 제각인 하산재(霞山齋) 오른 쪽에 단소를 마련해서 시조공과 함께 제사를 드렸다고 한다. 그러다 제사에 참여하는 후손들의 교통불편을 덜기 위해 다산등(茶山嶝)으로 이전하기로 했다가 지금처럼 하산사에서 5현조를 제향(祭享)드리는 것으로 발전(發展)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왜 다른 조상들에게는 찬물 한잔이라도 드리지 않는가. 조상들이 전통적으로 그랬으니까 그 관행대로 따르는 것인가. 하나 그 말은 말이 되지 않는다. 사실 20세 이상의 상계조상 가운데 묘소가 있는 선조는 2위~5위밖에 되지 않는다. 그 분들의 묘소도 중간에 어렵사리 발견했지만 무성한 의문이 뒤따르고 있다. 한마디로 확신을 갖기에는 무리가 많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럴진대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우리 족보 상계에 계시는 모든 조상에게 상응한 제사를 드리는 것이 후손의 도리이다. 상계조상들은 모두 벼슬을 하신 분들이다. 그러므로 벼슬을 하지 않아 차별 받아야할 이유도 없다. 매사는 공평해야 한다. 조상들께 대한 제사도 마찬가지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하산사단제도 처음에는 충렬공과 판사공에 그쳤다가 5현조로 늘어났다. 그러므로 후손인 우리가 그 조상들에게 제사를 드리는 게 좋다고 생각하면 드릴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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