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해자는 月에 대해 ‘闕, 太陰之精(궐이라 태음의 정화)’라 정의하고 있다. 해(日)를 가득차다란 의미의 ‘實’과 ‘양(陽)의 정화’라 하고는, 달(月)에 대해서는 陰의 정화라고 하되, 實에 대비되는 虛라 하지 않고 궐(闕:빠질 궐)이라 하였다. 달을 중심으로 밤을 표현한 것이 아니라 낮의 해를 기준으로 해가 빠져나가 없는 상태를 밤으로 본 것이다.
천지자연에 음양의 이치가 작용한다고 보되 양을 기준으로 사물을 인식하였다. 동양철학에서는 음양의 작용을 하늘의 섭리로 보고는 天理 또는 天道라 하였다. 나아가 천도를 주관하는 천제(天帝)가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인간은 천도에 따라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자문화권에서 왕을 天子라 부르고, 天子가 사는 궁궐에 하늘의 별자리 이름을 붙인 이유이다. 하늘에 天帝가 사는 궁궐이 있다면 해와 달은 하늘을 밤낮으로 비쳐줌으로써 궁궐을 지키는 수호신같은 존재이다. 지상의 궁궐에서 해와 달에 비견되는 존재는 궁궐의 높은 담과 호위병이다.
그런데 해와 달이 사방을 모두 비출 수 있는데 반해, 지상의 궁궐에서는 호위병이 가장 높은 곳에서 궁궐 전체를 감시한다 해도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 곳이 있다. 궁궐담의 모서리이다. 이에 네 모서리에는 별도의 문루(십자각)를 설치하고 호위병을 둔다.
궁궐의 모서리는 시야에서 빠져 있기에 이를 해가 빠진 달(月)에 비유한데서 闕의 ‘빠지다’란 뜻이 나왔다. 아울러 문루를 두고 방위를 하는 곳은 궁궐 밖에 없는데서 ‘궁궐’의 뜻까지 지니게 되었다.
이렇듯 ‘闕’이란 글자의 뜻은 달(月)이나 하늘의 궁궐에 비유하여 나왔다. 즉 한자가 天文을 배경으로 만들어졌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천문의 象을 나타낸 周易의 卦象에서 漢字라는 뜻글자가 만들어졌다는 의미이다.
출처 : 종요의 대서사시 천자문 易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