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 (周易)』 觀(관)괘와 우리 말 ‘보다’
觀(볼 관)이 내포하고 있는 뜻은 『주역』 20번째 괘인 風地觀 ( )괘 로부터 나왔다. 괘의 상 (象)으로 풀이하면 땅 (☷ )위에서 바람 (☴ )이 분다는 뜻이다. 바람이 불면 땅위의 만물에는 움직임이 있게 되는데 이 움직임을 보는 것을 觀이라 하는 것이다.
한편 움직이면 소리도 함께 나기에 소리 또한 본다고 한다. 佛家에서 ‘세상의 소리를 본다’는 뜻으로 觀世音(관세음)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 것이 그렇다 .
따라서 觀에는 움직이는 것 뿐만 아니라 소리나는 것까지를 포함해서 모든 사물을 ‘인지 (認知)한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이는 觀의 우리말인 ‘보다’가 매우 포괄적으로 쓰이는 데서 확인된다 .
▲눈으로 보고, ▲귀로 보고(→ 들어 보고), ▲코로 보고(→ 냄새를 맡아 보고),
▲입으로 보고(→ 먹어 보고, 맛도 보고), ▲손으로 보고(→ 만져 보고, 잡아 보고, 때려 보고, 두들겨 보고), ▲발로 보고(→ 가보고, 걸어 보고, 밟아 보고, 신어 보고), 몸으로 보고(→ 온몸으로 부딪혀 보고, 느껴 보고, 입어 보고),
▲내적으로 보고(→ 심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껴 보고)
▲정신적으로 보고(→ 머릿속으로 그려 보고) 등이다 .
여기에서 觀의 ‘두루 (살펴) 보다, 객관적으로 보다’는 뜻이 나왔다.
정사(政事)를 보다, 정무 (政務)를 보다, 업무 (業務)를 보다, 사무 (事務)를 보다의 ‘보다’ 역시 모두 觀에 해당한다. 이에 공자는 주역 觀괘에서 위정자는 정치를 함에 있어 ‘大觀(크게 넓게 두루 살펴보다)’의 자세로 ‘성방관민(省方觀民 : 사방을 순수하며 백성의 생활을 살피다)’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한자인 ‘觀’의 뜻과 易의 쓰임이 우리 말의 ‘보다’와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주역』의 원리가 동이족 문화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천지인 (天地人) 삼태극 사상이나 윷, 태극기, 일주일을 나타내는 ‘日月火水木金土(陰陽五行)’ 등의 동이족 문화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한자의 기원인 갑골문자 또한 동이족 문화이다. 그런 점에서 한자와 한글문화는 결코 다른 문화가 아니다 .
<출처 : 「왜 주역이고 공자인가」 2010년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