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양 양의(陰陽 兩儀)
양의는 두 가지 모습이라는 뜻이다. 즉 태극에서 나오는 양과 음이라는 두 모습을 양의(陽儀:−)와 음의(陰儀:- -)라 칭한다.
만물이 활동하는 밝은 낮이 양, 만물이 안정하는 어두운 밤이 음에 속하므로, 한 획으로 이어진 ‘−’으로써 동(動)적인 양의 부호로 삼고 두 획으로 나뉜 ‘- -’으로써 정(靜)적인 음의 부호로 삼는다
.
가볍고 맑은 경청(輕淸)한 양은 올라가 하늘이 되고, 무겁고 탁한 중탁(重濁)한 음은 아래로 내려가 땅이 된다.
음양에 의해 天地가 생성된 것이다. 천지는 음양이 발현된 모습(象) 중 가장 큰 모태인 셈이다.
모든 만물에는 태극이 있다고 했다. 하늘을 태극으로 삼아 또다시 음양이 생성분화된다. 하늘태극이 낳은 양의 정기(精氣)는 뭉쳐 해(日)가 되고 음의 정기(精氣)는 엉켜 달(月)이 되었다고 보았다.
이 음양 정기(精氣)의 가장 큰 특질은 상극과 상생이라는 대립․모순과 보완․통합이라는 상대성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즉 음양의 상생작용으로는 ‘낳는’ 일을 하고 상극작용으로는 밀쳐내는 일을 한다.
음이 양을 밀어내고 양이 음을 밀쳐내고, 양이 오면 음이 물러가고 음이 오면 양이 물러가는 변화현상을 음양의 생이극(生而克), 극이생(克而生) 작용이라 한다.
일월의 변화로 낮과 밤이라는 하루의 변화주기가 생성되는 것이나 차갑고 따뜻한 한서(寒暑) 계절로 4계절의 변화주기가 생성되는 것이 그것이다.
陰 속에는 항상 陽이 있고 陽 속에는 항상 陰의 기질이 함께 공존한다. 더운 여름의 양 속에는 음의 습(濕)한 氣가 내재되어 있으며, 추운 겨울의 음 속에는 양의 조(燥)한 기가 내재되어 있다. ‘양’의 전성기에도 ‘음’이 싹트기 시작되며 ‘음’의 전성기에도 ‘양’이 꿈틀거린다.
그래서 밝은 낮의 ‘양’에 어두운 밤의 ‘음’이 오느라 저녁이 되면 침침해지고, 어두운 밤의 ‘음’에 밝은 낮의 ‘양’이 오느라 새벽에 훤해진다.
더운 ‘양’의 여름에는 추운 ‘음’의 겨울이 오느라 가을로 서늘해지고 , 추운 ‘음’의 겨울에도 더운 ‘양’의 여름이 오느라 봄으로 따뜻해진다. 음양의 상호작용으로 볼 때 ‘음’은 반드시 ‘양’을 필요로 하고 ‘양’은 반드시 ‘음’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음양사상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만물이 음양의 정기로 나뉘어져 상생과 상극작용[分合]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음양에 의한 상(象)과 수(數), 문자, 만물(物) 구분
|
구분 |
기호 |
수(數) |
天地 |
日月 |
陽先後陰 (획순:乂) |
左陽右陰 (위치:明) |
|
양 |
ㅡ |
一, 홀수 |
하늘 |
해 |
丿(별) |
日 |
|
음 |
|
二, 짝수 |
땅 |
달 |
乀(불) |
月 |
이에 따라 선후(先後), 본말(本末), 명암(明暗), 동정(動靜), 강유(剛柔), 상하(上下), 진퇴(進退), 존비(尊卑), 대소(大小), 남녀(男女), 경중(輕重), 청탁(淸濁), 체용(體用) 등과 같이 상대적인 관계에 있는 개념이나 현상을 음양에 대비시키고 있다.
자연과학적 측면에서 극미의 소립자 세계로 들어가 보아도 만물은 ‘+’인 양성자와 ‘-’인 음전자가 기본 단위로 되어 있다. 광대한 천지를 비롯하여 가장 미세한 소립자까지 우주 안의 모든 것이 다 음양으로 존재하며 변화해 간다는 의미이다.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현대사회는 컴퓨터를 중심으로 하는 디지털(Digital)사회이다. 디지털을 구성하고 작동하는 기본원리는 ‘0’과 ‘1’에 의한 이진법이다. 자연만물의 이치를 밝힌 易의 괘를 구성하고 작동하는 기본원리는 ‘−’(양)과 ‘- -’(음) 에 의한 음양론이다.
즉 숫자 ‘0’과 ‘1’로 표시하는 이진법 원리와 기호 ‘−’ ‘’으로 표시하는 음양론의 기본원리가 같다는 의미이다.
음양의 동정(動靜)에 의한 음양의 상생과 상극작용을 가장 상징적으로 대표하고 있는 것이 하늘과 해의 ‘양’기운과 땅과 달의 ‘음’기운에 의한 교합과 교역이다.
이를 음양의 분합(分合)작용이라고도 한다. 易은 음양의 분합작용으로 천지(天地)가 만물의 생명을 낳고 길러낸다(萬物資始, 萬物資生:易의 건괘, 곤괘)고 본다. 이에 공자는 周易 계사전에서 ‘한번은 음이 되고 한번은 양이 되는’ 음양의 동정(動靜)이 일으키는 삼라만상의 생성변화를 ‘도(道)’라고 하였다(一陰一陽之謂道).
황제내경(內經)은 ‘음양은 천지의 도이며, 만물의 벼리이며 변화의 부모이며, 살리고 죽이는 뿌리이자 시작이니, 병을 치료함은 반드시 근본에서 구하니라 (陰陽者는 天地之道也며 萬物之綱紀이며 變化之父母이며 生殺之本始니 治病必求於本이니라)’ 하였다.
일(日)과 월(月)의 글자 속에 각기 ‘一’과 ‘二’가 들어 있는 것이나, 음과 양의 표상을 ‘- -‘과 ‘−‘로 나타낸 것이나, 우주자연을 대표하는 기본수인 1에서 10까지의 수를 하늘의 수인 홀수(양수)와 땅의 수인 짝수(음수)로 나누는 방식이 모두 음양에 의한 구분이다.
밝을 명(明)이 좌양우음의 배치방식으로 日(양)과 月(음)이 합쳐져 만들어진 것이나, 사람 인(人), 사귈 예(乂) 글자를 비롯해 많은 한자(漢字)가 역시 음과 양의 구분방식을 적용하여 만들어졌다.
복희씨가 ‘−(양)’, ‘- -(음)’ 을 기초로 우주 자연만물을 표현한 것이 ‘괘‘이다. 뜻글자인 한자가 음양과 음양에 기초한 ‘괘‘에 근거하여 만들어졌다고 보는 배경이다.
<출처 : 「종요의 대서사시 천자문 易解」 2008년 발간> , 「 왜 주역이고 공자인가」 2010년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