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가루지기

<485> 이년이 맷돌얼 돌리제요 9 상견례 <56>

작성자정기진|작성시간26.06.18|조회수3 목록 댓글 0

 

 

 

가루지기<485> 이년이 맷돌얼 돌리제요  

 

9 상견례 <56>  

강쇠 놈이 땀으로 범벅이 된 몸으로 들어서자 문을 꽁꽁 걸어 잠근 채 방 가운데 앉아 오들오들 떨던 옹녀 년이 눈물을 질금질금 쏟으며 일어나 반겼다.

“흐따, 씨부랄 놈덜이 어찌나 모질게 몽둥이질얼 허는 통에 임자도 못 보고 죽는 줄 알았구만. 아이고고, 나 죽겄다.”

강쇠 놈이 방바닥에 덜퍽 주저 앉으며 엄살을 떨었다.

“어디 쪼깨 보십시다. 어디럴 얼매나 다쳤는지.”

옹녀 년이 사내를 안아 눕혀놓고 바지부터 벗겨내렸다. 그리고 제일 먼저 확인한 것이 사타구니 사이였다. 밤길을 걸어 온 무서움 때문이었는지 거시기 놈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야가, 왜 이리 얌전허다요? 펄새 반갑소, 험서 고개럴 까딱까딱 절얼 헐 판인디.”

“그놈도 옹골지게 겁이 났는갑만.”

강쇠 놈이 조금 전까지 왕성하게 일어서던 놈을 생각하며 속으로 싱긋 웃었다.

“아무리 겁이 나도 그렇제, 설마 요놈도 맞은 것언 아니제요? 겉으로 보기에넌 멀쩡헌 것 같소만, 너무 얌전헌깨 이상허요.”

그렇게 말하면서 옹녀 년이 거시기 놈을 손으로 가만가만 쓰다듬었다가 좌우로 흔들어 댔다. 그러자 놈이 나 괜찮허요, 하며 슬며시 깨어났다. 한번 몸을 일으킨 놈이 내 키가 이만허요, 하며 벌떡 일어섰다.

“다행이요. 이놈언 괜찮헌갑소. 지 쥔얼 알아보고 반갑다고 인사허요. 참말로 다행이요. 이놈만 무사허면 됐소. 나넌 이놈만 무사허면 서방님이 다른 것언 다 병신이 되어도 상관없소. 내 몸으로 밥벌이해서 서방님얼 믹여살릴 수 있소.”

옹녀 년의 말에 강쇠 놈이 썩을 년, 꼭 잡년겉은 소리만 허고 자빠졌구만이, 하고 뇌까리며 입을 열었다.

“나도 그놈이 어혈지까 얼매나 조심했는디. 조진사네 머슴놈덜이 내 그놈이 대물인지넌 어찌 알았는지, 꼭 거그만 칠라고 뎀비드만. 다른 데는 어혈이지건 병신이 되건 그놈 한 놈만 지킬라고 용얼 썼구만.”

“고맙소, 서방님. 내가 시방 요놈얼 쥑이고 싶은디, 낮에 다 못 죽인 요놈얼 쥑이고 싶은디, 괜찮겄소?”

“임자껏인디, 구어 묵건 쌀마 묵건 누가 뭐라겄능가? 헌디, 내가 사방디가 콕콕 쑤셔서 우로넌 못 올라가겄는디.”

“이년도 염치가 있소. 설마 서방님더러 방애꺼정 찌라고 허겄소? 이년이 맷돌얼 돌리제요.”

옹녀 년이 옷을 홀랑 벗고는 강쇠 놈의 사추리를 타고 앉아 맷돌을 돌렸다. 처음에는 매 맞고 온 서방님을 생각하고 살살 돌리다가 흥이 오르자 밑에 깔린 강쇠 놈이야 아프다고 고함을 지르건 말건 입술을 악물고 맷돌을 돌렸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