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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타

마루타(18) 1권 / 제 2장 / 6절 작전에서 얻은 마루타를 수용하다

작성자정기진|작성시간26.06.21|조회수0 목록 댓글 0

 

마루타(18) 1권 제 2장 / 6 작전에서 얻은 마루타를 수용하다

마루타(18) 1권 : 일본군 731 부대의 실체를 고발하다

장 통나무 즉 마루타로 통칭되는 죄수들의 수감

 

6절. 작전에서 얻은 마루타를 수용하다

 

옆에 앉은 여자가 떨고 있는 것을 느꼈다.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니 15세 전후의 나이로 보였고, 얼굴에는 화장기가 전혀 없었다.

조선 소녀인지 중국 소녀인지 얼굴을 봐서는 알 수 없었다.

얼굴은 동그랗고 눈이 커서 더욱 겁이 많아 보였다.

이 아이를 어디에서 데려온 것일까. 요시다는 강한 호기심을 느꼈으나 입을 열지 않았다.

갈색 셔츠에 검정 치마를 입고 있었다. 무릎이 뾰족하게 나온 다리를 눈에 보일 정도로 떨고 있었다.

 

승용차는 프자덴의 밤거리를 속도를 내어 빠져나갔다.

이시이의 입에서 풍기는 술 냄새가 차 안에 가득했다. 차창을 열어 놓았으나 술냄새는 가시지 않았다.

소녀의 긴 머리카락이 바람에 휘날렸다.

프자덴을 지나 송화강(松花江)을 달리고 있자 소녀는 사방을 두리번거리다가 뭐라고 물었다.

중국말이어서 알아들을 수 없었다. 운전석 옆에 있던 야마모토가 뒤를 힐끗 돌아보았다.

그는 중국말을 알고 있었다.

"이 애가 뭐라고 합니까?" 요시다가 물었다.

"어디로 데려가느냐고 묻고 있습니다."

야마모토가 대답했다.

"어디로 데려 가느냐고?" 하고 이시이 대위가 말하며 소녀의 넓적다리 위에 손을 올려놓고 만졌다.

그러자 여자가 한 손으로 이시이의 손을 밀어냈다.

"아주 멋진 곳으로 모시지, 아주 멋진 곳으로. 만주에서 제일가는 청결하고 아름다운 곳으로 모시겠다......"

 

이시이가 몸을 만졌다.

소녀가 몸을 움츠리며 피했다.

"이 애는 누구이며, 어디서 어떻게 납치했지요?"

"납치?"

요시다의 말에 이시이는 픽, 하는 웃음소리를 냈다.

"어디서 어떻게 데려왔는지 그건 내 소관이 아니야. 이시다와 야마가케가 알아서 데려왔겠지.

나는 다만 수송을 할 뿐이야. 당신은 당신이 해야 할 일이나 하시오. 우리의 이 작전을 보안하는 일이오."

"이것도 작전이오?"

"특수 작전이지."

"이 아이는 백화료에 있는 포로와 성격이 다르지 않소."

"오십보 백보라는 말이 있소. 오십보 백보는 마찬가지라는 뜻이지."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소."

"지금 하는 일이 나 개인이 원해서 하는 일이 아니야."

"그럼 누가 원하고 있다는 것이오?"

"조국이 -."

"조국은 승리는 원하지만 비인간적인 방법은 찬성하지 않을 것이오. 조국을 팔지 마시오."

"그럼 어떡하란 거야? 당신, 이 일이 싫으면 육군성으로 돌아가."

"내 뜻으로 731부대에 부임한 것은 아니오. 상부의 명령에 따랐을 뿐이오."

"그렇다면 이것도 상부의 명령이오!"

"이런 명령은 받지 않았소."

"뭐가 어째?"

 

"아, 왜들 이러시오?" 하고 잠자코 듣고 있던 야먀모토 대위가 말했다.

 

"진정들 하시오. 개인적인 감정을 논할 자리가 아닙니다."

"야마모토 말이 맞아." 하고 이시이가 말했다.

그는 다시, "우리는 개인적 감정을 가질 수 없는 731부대의 부속에 불과해. 거대한 톱니바퀴가 돌아가고 있어. 그것에 반역한다는 것은 부서진다는 뜻이야. 함께 돌아가야 해, 그것이 역사이고 운명이지." 하며 덧붙여서 말했다.

"그건 당신의 일을 합리화시키기 위한 궤변에 불과해."

"이건 내 일이 아니야. 나도 희생자의 한 사람이야. 당신은 조국을 생각하는 것 같지 않은데? 당신은 이 일을 즐겁게 수행하고 있지 않소."

 

소녀가 울먹였다.

훌쩍거리고 울면서 뭐라고 호소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승용차는 길림가(吉林街)로 접어들어 백화로(白樺寮) 안으로 들어가 백화료 안의 마당을 지나 건물 안의 차고로 들어갔다.

차고에는 731부대에서 나온 군용 버스가 한 옆에 서 있고 헌병 여러 명이 한쪽에 앉아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포로를 모두 태워라. 곧 출발한다."

이시이 대위가 대기하고 있는 헌병들에게 지시했다.

장교들은 지하실 복도 통로를 지나 2층 탈의실로 올라가서 옷을 갈아입었다.

이시이와 요시다는 731부대의 제복으로 갈아입고 허리에 권총과 군도를 찼다.

탈의실 옆에 있는 백화료 책임자 야마모토 집무실에서 이시다 헌병 대위와 특무기관 야마가케 중위는 악수를 하고 헤어졌다.

 

"전표는 내일 야마모토를 통해 전달 할 테니 와서 가져가시오."

이시이 대위의 말에 야마가케는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뭐, 천천히 주셔도 좋습니다."

"내가 주는 거 아니니까 나에게 고마워할 건 없소. 오늘 수고했소. 안녕히 가시오."

두 사람이 나간 후 요시다는 이시이에게 전표가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우리 판임관(判任官) 월급이 일백오십 엔이고 수당까지 합쳐도 1년에 이천오백 엔에 불과하지 않소.

오늘 같은 일에 대한 사례로 삼백 엔 정도 주는 데, 그게 연간 일만 엔이 넘습니다."

"오늘 밤 즐거워하던 이유를 알겠군."

"그렇다고 두 사람이 모두 먹는 건 아니지. 털도 뽑지 않고 먹을 수는 없는 일이 아니오?

직속상관에게 바치는 것도 있고, 직속부하들 입을 막으려면 도와주기도 해야지."

 

야마모토는 백화료에 남고 이시이와 요시다는 승용차에 올랐다.

세 명의 소녀들도 군용 버스로 옮겨 탔다. 군용버스에는 이십여 명의 포로들이 쇠사슬에 묶여 짐짝 다루듯이 태워졌다.

군용 버스의 운전석 옆에 장총을 든 헌병 두 명이 타고 뒤에도 두 명의 헌병이 함께 탔다.

잿빛 승용차가 앞서 백화료를 나가자 그 뒤를 따라 군용 버스가 달렸다.

그들은 길림가를 벗어나 하얼빈 남쪽 도로를 질주했다.

시가를 벗어나자 넓은 군용도로가 포장되지 않은 채 벌판 저편으로 뻗쳐 있었다.

 

먼지를 일으키며 두 대의 차량은 속력을 냈다.

자갈이며 파인 흙으로 차는 덜컥거리며 달렸는데, 밖을 볼 수 없도록 차단된 버스 안에서 희미한 불빛 아래 이십여 명의 포로들은 무거운 침묵 속에 있었다.

차가 심하게 움직일 때마다 고문으로 부상 입은 상처가 아물지 않은 포로들의 입에서 신음이 터져 나오곤 했다. 그 신음은 버스 안을 더욱 음울하게 만들었다.

세 명의 소녀들은 수갑을 채우지 않고 그대로 두었으나 몸을 몹시 떨며 겁에 질려있는 소녀는 16세 전후였고, 다른 두 소녀는 18세 전후로 조금 나이 들어 보였다.

18세로 보이는 두 여자는 얼굴에 짙은 화장을 하고 있었고, 서로 아는 사이인지 손을 꼭 붙들고 있었다.

차량이 한 시간 정도 벌판을 달리자 충렬탑을 지나면서 군부대 막사가 나타났다.

그 앞을 지나 멀리 떨어진 신발둔(新發屯) 마을을 지나고, 오둔(五屯)을 거쳐 사둔(四屯) 옆을 돌면서 멀리 비행장의 불빛과 그 옆으로 731부대의 불빛이 나타났다.

벌판에 우뚝 솟아 있는 731부대에서는 밤이었으나 불빛이 현란하게 번쩍였다. 건물마다 불이 켜 있고, 부대를 둘러싼 철망 사이 망루에서 감시하는 서치라이트가 움직였다.

 

제1위병소가 나타났다.

위병소의 헌병들은 차단기를 올리고 승용차에 타고 있는 그들의 직속상관 이시이 헌병 대위에게 경례를 올렸다.

부대의 경비 총책임자는 후쿠다 센지(福田宣治) 헌병 중좌였지만, 실무적인 일은 모두 이시이 대위가 맡아서 처리하였다.

제1위병소를 지난 차량은 비행장과 본부 건물 사이에 있는 큰길로 들어가지 않고 오른쪽 샛길로 빠져 삼백여 미터 진행하다가 철망으로 둘러싸인 자재부 창고 샛길로 접어들었다.

그 입구에 차단기를 내리고 감시하는 다른 위병소가 있었다. 그 위병소를 지난 차량은 창고들 사이로 해서 곧게 뻗쳐 있는 이백여 미터 길을 달려 본부 후문으로 들어섰다.

곤충사육 반에서 수송하는 차량이 진입할 때는 길 부근에 다른 대원이 서 있지 못하게 차단시켰다.

깊은 밤 2시에서 4시 사이에 수송하는 군용 버스가 들어오면 그것은 거의 틀림없는 마루타 수송용 버스였다.

 

차량은 본부 마당 안으로 들어와 제1과 연구반(바이러스연구실) 건물과 페스트 연구실 사이를 지나 마루타 특설감옥이 있는 7동, 8동 건물로 접근하였다.

세균제조를 맡고 있는 가라사와(柄澤一秀)반 아래쪽 지하 통로로 차는 들어가고, 차의 안으로 들어가면 철문이 굳게 닫히게 되었다.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특설감옥 입구에서 차는 멈추고, 마루타로 이름 붙여진 포로들을 내리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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