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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배려에 대해서

작성자별양|작성시간25.09.12|조회수22 목록 댓글 1

언제쯤에나 이 꿉꿉함이 가시려나 혼잣말로 투덜거리며 이마로 흐르는 송골송골한 땀방울을 손등으로 쳐내고 성당문을 당기면서 어이구!시원해 하시던 여든줄의 자매님이 자신의 목소리가 크다는 것을 느끼셨는지 이리저리 둘러보시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민망한 표정에 미소를 지으시며 혼잣말이에요 하시어 그러게요 그래도 성당은 시원해서 좋네요 하고 답하자 9월인데도 왜 이렇게 덥데요? 하셨다. 그렇게 평일 미사를 마치고 문을 나서는데 그 자매님이 시간이 되면 차 한잔 마시자고 하시어 동무하면서 시원한 유자차를 얻어 마시고 답례로 파스타를 잘하는 집에 가서 점심 대접을 하고 왔습니다. 자매님은 연세만큼이나 신심도 깊으셨지만 대학에서 인문학을 가르쳐서인지 삶의 지혜를 느낄만한 좋은 말씀을 많이 주셨습니다. 그중에 아직도 자신을 문학소녀라 하시며 최근에 읽은 일본의 여류작가 미우라 아야코 가 쓴 빙점에 대한 말씀이 마음에 남습니다. 자매님은 그 책 속에서 지금까지 알아채지 못한 배려를 배웠다며 배려야말로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보석이라고 하셨습니다. 평범한 주부로 살던 미우라 아야코가 먹고살기 위해서 작은 가게를 열었는데 장사를 시작하자마자 어찌나 손님이 몰리던지 먼저 생긴 가게들이 문을 닫는 일이 생기자 아야코는 남편에게 우리 가게가 잘 되다 보니 이웃 가게들이 문을 닫을 지경이라는데 이건 우리가 바라는 바도 아니고 하늘의 뜻에도 어긋나는 것 같으니 가게 규모를 줄이고 물건도 줄여 손님이 오면 이웃 가게로 보내자고 했답니다. 그 결과 시간의 여유가 생긴 아야코는 평소 관심 있던 글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는데 그 글이 바로 빙점이라고 했습니다. 아야코는 이 소설을 신문에 응모하여 당선되었고 가게에서 번 돈보다 몇백 배의 부와 명예를 얻었으니 이것이 아야코의 빛나는 배려 덕분이 아니었겠나 생각을 하게 되셨다 하셨습니다.

이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배려가 필요한 것이고 배려하는 사람에게는 응당 그 댓가가 주어진다는 말씀도 주시면서 특히나 하느님을 따르는 우리로서는 배려를 몸에 익혀야 할 것인데 이 나이 먹도록 그것을 알지 못하고 살았다 하시며 이제부터라도 그리 살도록 하겠다 하셨습니다. 아야코를 통해 배려는 세상을 좀 더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배웠고 배려는 그야말로 사소한 관심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하셨습니다. 역지사지의 자세로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다 보면 배려의 싹이 튼다는 것입니다. 배려는 거창하지 않아도 되고 누군가의 작은 배려가 세상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것을 아흔을 바라보는 삶을 살고 계신 분의 인생 철학에서 저도 또한 배운 오늘이었습니다. 자매님을 댁까지 모셔다 드리고 집으로 돌아와 "너희 땅의 수확을 거두어 들일 때 밭 구석까지 모조리 거두어들여서는 안 된다. 거두고 남은 이삭을 주어서도 안 된다.너희 포도를 남김없이 따 들여서도 안된다.  포도밭에 떨어진 포도를 주워서도 안 된다. 그것들을 가난한 이와 이방인을 위하여 남겨 두어야 한다. 나는 주 너의 하느님이다."하신 레위기의 말씀을 여러 번 반복해서 통독하고 그 의미를 새겼습니다. 땅에서 다 거두지 않는 곡물과 떨어진 이삭 포도밭의 열매를 발견했을 때 가난한 사람과 이방인인들의 상한 마음은 아마 활짝 열렸을 것입니다진심 어린 배려는 백 마디의 조언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고 남을 위한 배려는 사람들의 마음 문을 여는데 열쇠 역할을 한다는 것을 믿습니다. 이기적인 사람은 언제나 자기 자신부터 챙기려 합니다. 저도 그동안 그런 마음을 지니고 산 것은 아닐지 깊이 성찰했습니다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평소에 기부를 잘하는 분이나 선행을 베풀며 사시는 분들을 보게 되는데 그분들의 공통점은 언제나 남을 먼저 배려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배려는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일상에서 쓰는 말 한마디가 배려이고 작은 양보가 배려입니다. 오늘도 나로 인해서 누군가 행복할 수 있는 하루로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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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대한장애인승마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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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별양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5.09.12 언제쯤에나 이 꿉꿉함이 가시려나 혼잣말로 투덜거리며 이마로 흐르는 송골송골한 땀방울을 손등으로 쳐내고 성당문을 당기면서 어이구!시원해 하시던 여든줄의 자매님이 자신의 목소리가 크다는 것을 느끼셨는지 이리저리 둘러보시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민망한 표정에 미소를 지으시며 혼잣말이에요 하시어 그러게요 그래도 성당은 시원해서 좋네요 하고 답하자 9월인데도 왜 이렇게 덥데요? 하셨다. 그렇게 평일 미사를 마치고 문을 나서는데 그 자매님이 시간이 되면 차 한잔 마시자고 하시어 동무하면서 시원한 유자차를 얻어 마시고 답례로 파스타를 잘하는 집에 가서 점심 대접을 하고 왔습니다. 자매님은 연세만큼이나 신심도 깊으셨지만 대학에서 인문학을 가르쳐서인지 삶의 지혜를 느낄만한 좋은 말씀을 많이 주셨습니다. 그중에 아직도 자신을 문학소녀라 하시며 최근에 읽은 일본의 여류작가 미우라 아야코 가 쓴 빙점에 대한 말씀이 마음에 남습니다. 자매님은 그 책 속에서 지금까지 알아채지 못한 배려를 배웠다며 배려야말로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보석이라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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