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孟씨의 디카시

김부회의디카시감상[맹태영/사슬]

작성자맹태영|작성시간26.06.06|조회수13 목록 댓글 0

#김부회의디카시감상260523


_ 글/ 김부회 시인, 문학평론가

소개할 작품은 맹태영 시인의 (사슬)이라는 작품이다.

쇠로 만든 고리를 여러 개 연달아 이어 만든 줄을 사슬이라고 한다. 다른 의미로 아주 심한 억압이나 압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함의 하기도 한다.
맹태영은 이 작품을 쓰며 중의적 의미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가족이라는 인연의 관계, 인연의 틀, 인연의 속성에 대한 단단한 결속과 가족애를 표현했다.

두 번째는 작가의 무의식 속에 존재하는 사슬이라는 단어의 어감과 같은 의미다. 피하려 해도 할 수 없는 것이 운명이며, 끊어내기 어려운 것이 주어진 관계라는 말이다. 사슬이라는 시제가 시인의 무의식에서 선택된 단어라면 우리들의 (관계)라는 모든 것의 관계가 어쩌면 그런 속성을 소유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한다.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인과관계를 섭리 속에서 맺은 가족이라는 단어.
5월의 가정의 달이다.

5월에 가장 적합한 디카시라는 생각이 든다.

세 번 째는 불속 같은 삶을 견딘/ 이라는 본문의 문장 속에 있다.
쇠는 높은 온도에서 제련해 쇳물을 만들어 틀에 부어야 원하는 모습이 된다. 고리를 만들기 위해, 가족 구성원 모두는 비와 바람, 정신적 고통, 몸의 고통을 견뎌내 하나의 사람이 되었고, 그 끈을 길게 이어 묶은 것이 가족이다. 어쩌면 피붙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그것이 아닐까? 혈연관계를 피붙이라고 한다.

혈연의 사슬은 육중하다. 쉽게 끊을 수 없다. 하나로 묶여 있다.

결구의 행간이 오래 머리를 머문다.
/녹도 꽃이었다/

흠 없는 사람 없다. 매일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매일 착한 사람도 아니다. 매일 보고 싶은 것도 아니다. 다만, 녹도 꽃으로 볼 수 있는 우리는 (가족)이다.

굵고 단단한 쇠사슬로 묶인 녹도 꽃으로 볼 줄 아는 아름다운 가족이다. (김부회)


[시작노트]
맞은편으로 자갈치시장이 바라다보이는 영도 봉래동 항구 한켠, 거대한 닻을 물고 있는 쇠사슬 앞에 한동안 발길을 멈추었다.
고리마다 굳게 맞물린 사슬은 마치 햇볕에 그을린 가장의 굵은 팔뚝처럼 강인해 보였다. 붉게 번진 녹은 단순한 부식의 흔적이 아니라 수많은 시련과 인고의 시간을 견뎌낸 삶의 훈장처럼 느껴졌다.
쇠가 뜨거운 용광로를 통과해야 단단해지듯 가족 또한 인내와 용서, 열정과 희생, 고통과 견딤의 시간을 지나며 더욱 굳건해진다. 사진 속 사슬은 서로를 붙들고 버텨온 우리네 가족의 모습을 닮아 있었다.
이 작품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 혈연의 힘과 사랑의 무게를 사슬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세월이 남긴 녹마저 꽃으로 피어나는 순간, 상처 또한 사랑의 다른 이름일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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