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주변의 자기 공간과 안형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 배우게 되면 불필요하게 살아 있는 돌에 지키거나 반대로 살아 있는 돌을 공격하지도 않겠죠. 돌의 강약과 사활을 배우면 강한 돌 근처에 두지 않게 될 것이고 상대 모양에 침입해서 살릴 수도 있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굳이 여기가 좋은 자리라고 설명하지 않아도 스스로 좋은 자리를 찾아서 둘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일일이 이럴 때는 이렇게 두라고 설명하는 방식으로는 바둑의 수많은 경우를 가르쳐 줄 수도 없고 배울 수도 없습니다.
또한 인간의 기억력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배우고 까먹는 것을 반복하다 보면 노력에 비해 성과도 나오지 않게 됩니다.
우리가 기억을 하는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 잘 살펴보면 바둑 실력을 향상 시키는 것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기억을 해내는 과정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빨간 사과를 하나 떠올려 볼까요?
우리는 빨간 사과를 보면 새콤 달콤하고 아삭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맛을 본 경험이 연상 작용을 일으키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과를 한 번도 안 먹어본 사람은 어떨까요?
아무것도 떠오르는 것이 없을 것입니다. 이처럼 기억은 떠오르는 것입니다.
기억이 떠오른다는 것은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보았을 때 그것과 연관된 것들이 떠오르는 것이지요.

바둑판 위에 약한 돌을 보면 어떨까요?
이 돌이 약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방치하면 위험에 빠질 것이라는 것을 연상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약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예상할 수 없습니다.
돌의 상태를 알면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돌의 상태를 파악하고 그 것을 바탕으로 전략을 세워서 실행할 수 있게 되면 다음에 똑같은 장면이 나왔을 때 같은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자신이 어디에 두었는지 찾을 수 있게 됩니다.
고수들이 복기를 하는 것은 이러한 메커니즘이 잘 갖추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정상급의 골프나 테니스 선수들도 시합에서 자신이 플레이 한 것을 기억하고 복기할 수 있다고 합니다. 공을 제대로 맞추기 급급한 초보자는 복기가 될 리 없지만 행위 하나 하나에 전략이 있는 고수들은 자연스럽게 복기가 되는 것입니다.
실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하나의 실험을 해 보았습니다.
이제 4~5개월 정도 배운 초보 수준의 아이들과 프로 기보를 살펴 보면서 어떤 상황인지 판단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고 아이들이 스스로 전략을 세우도록 지도한 다음 전략을 실천하게 하면서 프로 기보를 보여 주었더니 같이 전략을 세워서 실천한 장면에서는 어디에 왜 두었는지 아이들이 정확하게 기억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아이들이 제대로 바둑을 두게 하려면 스스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모할 수 있는 방법들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위 사진은 원리 수업을 받은 아이들의 대국 모습입니다.
잘 살펴 보면 경계선이 약간 허술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상변에 침입한 흑을 깔끔하게 제압해 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집에서 아이들의 훈련 상대가 되어주고 선생님과 함께하는 수업시간에는 바둑의 원리를 배워 나간다면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을 받는 아이들도 실력을 향상 시켜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교육 방식이 생각으로만 끝나서는 곤란하겠지요.

실제로 인공지능이 탑재된 전자 교재로 아이들에게 훈련을 시키면서 수업을 진행해 본 결과 30~40분 동안 쌍방향 강의가 가능했으며 개별 활동까지 진행하면 유치원 아이들이 한 시간 이상 재미있게 수업에 참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수업이 끝날 때 아쉬워 하면서 다음 수업 시간을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유치원 아이들을 가르쳐 본 분들은 30분 수업도 아이들이 재미 있어하고 아쉬워하도록 만들면서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 것입니다.
아직 전자 교재를 활용한 수업이 초창기이기 때문에 개선할 여지는 많이 있지만 적어도 책으로 배우는 것보다 훨씬 학습 효율이 좋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